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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발 긴축 발작 … 외국인 서둘러 “돈 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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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것이 왔다. 테이퍼 탠트럼(taper tantrum·긴축 발작)이다.”

[뉴스분석] 출렁이는 증시
미국 노동지표 예상보다 호전
12월 금리인상 가능성 더 커져
외국인 702억 어치 순매도 나서


 10일 국내 주식시장 상황을 놓고 시장 전문가는 이렇게 설명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1.5% 급락하며 2000선이 무너졌고, 전날 3.22% 떨어졌던 코스닥 지수는 2.25% 추가 하락해 650선까지 밀렸다. 긴축발작은 미국이 양적완화 정책을 종료하고 돈 줄을 죄면서 신흥국 통화 가치와 주식 시장이 급락하는 걸 뜻한다. 2013년 ‘버냉키 쇼크’를 떠올리면 된다. 재닛 옐런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올 하반기 금리 인상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시사해왔다. 9월 인상설이 유력했지만 중국발 위기로 연기됐을 뿐이었다.

 잦아든 불씨를 되살린 건 미국 노동지표였다. 9일 발표된 10월 노동시장환경지수(LMCI)가 1.6로, 전달 보단 0.3포인트, 시장 전망치 보단 0.7포인트 높았다. LCMI는 옐런 의장이 “실업률만으론 고용상황을 파악하기 어렵다”며 언급한 지수다. 실업률뿐 아니라 시간당 임금·노동시간 등 19개 노동 시장 관련 지표를 바탕으로 집계된다. Fed가 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할 때 보는 지표가 물가상승률과 실업률인데, 이중 하나가 호조를 보인 거다.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한 심증이 큰 와중에 물증이 제시된 셈이다.

 물증이 나오자 당장 외국인이 반응했다. 이날 외국인 투자자는 코스피 시장에서 691억원 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이준희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 코스피 밸류에이션(주가 대비 기업·시장 평가가치)은 상대적으로 높다”며 “미국 금리 인상으로 달러 강세가 지속되면 환차손을 우려한 외국인 매도세가 거세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외부 요인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외국인이 시장 방향성을 정하는 건 한국 시장의 운명”이라며 “긴축발작의 영향을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수출 기반의 경제 구조 때문에 세계 경기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데다 신흥국 중 시장 개방성과 투명성이 높은 축에 속해 외국인 투자자가 많아서다.

 투자자 입장에선 긴축발작이 말 그대로 발작으로 지나갈지, 여파가 장기간 지속될지가 중요하다. 투자 전략을 달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부분에선 전문가 의견이 갈렸다.

 중국 경제 상황이 좋아지기 어렵다고 보는 쪽에선 약세장을 점쳤다. 김학균 팀장은 “경제성장률이 한자릿수대로 떨어진 2011년 이후 중국이란 악재는 상수(常數)”라고 말했다. 2009년 이후 미국 등 선진국에서 돈을 푸는데도 신흥국 시장이 크게 오르지 못한 것 역시 중국 때문이다. 중국이 안 좋은 상황에서 돈을 풀며 시장을 떠받치던 미국이 긴축으로 돌아섰으나 약세장은 불가피한단 분석이다. 김 팀장은 “내년엔 장기화된 저성장 여파로 한계기업·좀비기업이 도산해 시장이 급락할 가능성이 크다”며 “2000선 부근에서 주식을 현금화해 보유하고 있다가 한계기업이 무너지며 시장이 하락할때 주식을 사라”고 권했다.

 중국이 더 나빠지기 어렵다고 보는 쪽에선 시장을 낙관했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시진핑 중국 주석이 최근 아시아 4개국을 순방하는 등 외교에 주력하는 건 중국 내 과잉 투자 문제를 대외적으로 풀겠다는 의지의 표출”이라며 “정부 정책에 힘입어 중국 시장은 안정을 찾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게다가 미국이 금리를 인상한다는 건 인플레이션을 우려할 정도로 경기가 회복됐다는 뜻이다.

정선언 기자 jung.sune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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