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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Report] 1등석을 어찌할꼬 … 엇갈리는 두 항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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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수가 던져졌다.

저비용사 대응전략 다른 대형사
아시아나, A380 빼곤 1등석 없애
일반석 늘려 실수요 늘리는 방안
대한항공, B747-8i에 최고급 6석
좌석 공간 늘려 서비스질 높이기로


 대한민국의 대표적 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서로 다른 전략을 앞세워 하늘 길을 놓고 진검 대결을 할 태세다. 두항공사 모두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저비용항공사(LCC)의 거친 도전에 직면해 있다. 특히 최근 코스피에 상장하면서 단숨에 매출상으로는 10배가 넘는 아시아나를 시가총액에서 제치고 대한항공에 이어 국내항공사 2위로 올라선 제주항공의 위세가 대단한 상황이다. 아시아나는 이에 맞서 ‘실 수요 위주의 좌석 배치’를, 대한항공은 ‘프리미엄 좌석 업그레이드’라는 전략을 선언했다.

 칼을 먼저 빼든 건 아시아나다. 김수천(59) 아시아나 사장은 지난 8월 “대형항공기인 A380을 제외한 모든 비행기 좌석에서 1등석(퍼스트 클래스)을 없애겠다”고 선언했다. 비싼 좌석 대신 그 공간에 저렴한 자리를 배치해 이용 승객을 늘리겠다는 복안이다. 김 사장은 “유리한 유가·환율, 여객 수요 증가에도 매출 수익이 감소하는 위기에 처했다”고 판단했다. 아시아나의 올 상반기 매출(단독 기준)은 2조 5552억원, 영업손실은 140억원이었다. 아시아나는 가장 크게는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의 여파로 중국·일본에서 오기로 한 외국관광객들은 물론 국내 여행객의 여행 취소나 중단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작 무서운 건 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LCC다. 제주항공을 비롯해 진에어·티웨이항공·이스타항공·에어부산이 포함된 LCC는 대표적 국내노선인 김포∼제주 구간에서 올 상반기 점유율 58.6%를 보이며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을 앞섰다. 2011년 50%를 넘더니 이후 50% 후반대까지 치고 올라왔다. 이 뿐 아니다. 이미 중국·일본·대만에 25개 노선을 운행하고 있는 제주항공은 다음달 인천~다낭(베트남) 노선까지 취항한다. 진에어는 대형항공사만 오갔던 인천~호놀룰루 노선에 다음달 새로 비행기를 띄운다. 근거리 국제선 뿐 아니라 대형항공사의 전유물이었던 장거리 국제노선에도 LCC가 발을 들여놓고 있는 것이다. 이 중 가장 위협적인 존재는 최근 코스피 시장에 상장한 제주항공이다. 제주항공은 시가총액에서 1조2461억원으로 아시아나항공(9560억원)을 단번에 넘어섰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매출은 5106억원으로 전년대비 18.1%, 영업이익은 295억원으로 무려 94.3%가 늘며 빠르게 세를 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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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나 조영석 상무는 “A380을 제외하고 1등석 서비스를 없애는 건 선택과 집중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손님이 있는 미국·유럽 노선에는 1등석을 유지하고 그 밖의 실적이 저조한 노선에서는 운영하지 않겠다는 설명이다. 현재 아시아나는 A380 4대와 B747-400 4대, B777-200 4대 등 12대에서 1등석을 운영하고 있다. A380 4대를 제외한 8대의 1등석 서비스가 없어진다. 일부 항공기에서는 비즈니스석도 없앤다. 현재 A320 계열 11대와 B767-300 1대는 좌석등급 없이 모노클래스 여객기다. 아시아나는 추가로 B767-300 4대와 A320 계열 일부 여객기를 모노클래스로 개조해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아시아나의 이런 실 수요를 앞세운 전략은 현재 추진하고 있는 LCC ‘에어서울’ 설립과도 연계된다. 아시아나는 장거리노선을 강화하면서 최근 LCC에 밀리고 있는 중국·일본·동남아시아와 같은 중단거리 해외 노선을 에어서울로 하여금 책임지게 할 계획이다.

 제1 국적 항공사인 대한항공은 오히려 ‘프리미엄’ 기치를 올리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1등석은 그 항공사의 브랜드 이미지에서 큰 몫을 차지하기 때문에 국적항공사라는 자존심과도 연관있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아시아나의 전략 수정이 오히려 대한항공의 고급화 이미지를 부각시켜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대한항공이 운영하는 1등석은 700여 석이다. 최근 도입한 차세대 항공기 B747-8i에도 6석을 배치했다. 특히 좌석수를 줄이는 대신 좌석 폭을 늘리면서 서비스 질을 높이는 데도 신경을 쓰고 있다. B747-8i는 기존 동급 비행기인 B747-400 대비 동체 길이가 5.6m 길어져 최대 50여석을 추가할 수 있다. 하지만 대한항공은 30석만 추가해 좌석 공간을 넓혔다. 1등석 6석을 포함 비즈니스 48석, 이코노미 314석까지 총 368석을 배치했다. 미국 시애틀의 보잉 딜리버리 센터로 가 B747-8i를 직접 인도받은 조원태(40) 대한항공 부사장은 “고객들에게 한층 더 품격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대한항공은 새로운 1등석·비즈니스석과 업그레이드된 기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을 장착한 신형 B777-300ER 항공기도 선보였다. 코스모 스위트(Kosmo Suites)라고 불리는 신형 1등석은 좌석과 사람이 오가는 복도 사이에 슬라이딩 도어를 붙여 프라이버시를 최대한 보장한다. 누웠을 때는 앉아있을 때보다 좌석 폭이 20cm 늘어나며, 개인용 옷장도 갖춰졌다. B747-8i에도 이 좌석이 들어섰으며, 앞으로 들여올 새 비행기에도 적용된다. 좌석 한 개당 가격이 2억5000만원에 이른다.

 이와 같은 양 항공사의 상반된 행보에 대해 윤문길 한공대(항공경영학과) 교수는 “각 항공사의 최고경영자(CEO)가 바라보는 항공시장 수요가 다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아시아나는 프리미엄 이용객의 수가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는 반면, 대한항공은 여전히 그 시장이 유효하다고 판단하고 고급 수요를 이번 기회에 확실히 확보하겠다는 의지가 있는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신민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대한항공은 장거리 노선에서 나오는 수익이 전체의 50% 이상이기 때문에 프리미엄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런 가운데 외국국적 항공사들이 속속 도입하고 있는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이 관심을 끌고 있다. 이 좌석은 기존 이코노미와 비즈니스석의 중간급이다. 공간은 이코노미석보다 넓으면서 값은 비즈니스석보다 싸다. 에어프랑스·영국항공·터키항공은 물론 독일 루푸트한자까지 이를 도입했다. 싱가포르항공도 다음달부터 이 등급 좌석을 론칭할 예정이다. 윤 교수는 “이미 외항사들의 운영실적에서 수요가 많다는 게 입증됐다”며 “국적 항공사들도 이런 변화를 잘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관계자는 “시장의 변화를 지켜보고 있다”며 “앞으로 들여올 새 비행기에 이 등급 좌석을 배치할지 아직 결정된 건 없다”고 전했다.

문병주 기자 moon.byung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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