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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주성영 “노무현, 가슴 따뜻” 김부겸 “날 위로한 박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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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상
정치국제부문 기자

“객석에 저를 깜짝 놀라게 하는 한 분이 앉아 계시네요.”

대구 박영선 북콘서트에 참석
여야 정치인들 서로 덕담 나눠
교과서 갈등 속 보여준 상생 정치


 4일 대구시 동구 신천동의 대구경북디자인센터 8층 아트홀.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의원이 자신이 쓴 『누가 지도자인가』 북 콘서트를 하는 현장에서 객석에 있던 한 남성을 가리켰다. 박 의원은 “저와 함께 지난 17·18대 국회 법사위 활동을 같이하며 검찰 개혁에 앞장서 주신 분”이라며 이 남성을 일으켜 세웠다. 남성은 한나라당 재선 의원을 지낸 검찰 출신 주성영 변호사였다.

 ‘새누리당의 심장부’인 대구에서 열렸지만 이날 행사는 엄연히 새정치연합 주최였다. 참석자들도 새정치연합 당원들이 대부분이었다. 내년 4월 대구 지역 출마를 준비 중인 김부겸 전 의원과 홍의락(초선·비례) 의원이 초대 손님으로 참여했고, 같은 날 대구를 찾은 안철수 의원도 참석했다. 그런 행사에 상대 당 소속 의원이었던 주 전 의원이 모습을 비친 것이다. 새누리당 소속 권영진 대구 시장도 행사 중에 깜짝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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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영(左), 김부겸(右)

 역사 교과서 국정화 고시 강행을 두고 국회 본관 로텐더 홀에서 농성을 하는 등 국회를 파행시키며 여야가 사생결단의 정쟁을 벌이고 있는 여의도와 달라도 너무 다른 모습이었다. 사회자가 “여당 인사들이 이런(야당 주최) 행사에 참석하는 것 자체가 변화”라고 말할 정도였다. 분위기가 좋다 보니 상대 진영을 향한 덕담이 쏟아졌다.

 주 전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은 따뜻한 가슴을 가진 여린 사람이었다고 기억한다”며 “옳다고 생각하는 바를 위해 끝까지 노력하다가 비록 부러졌지만 부러져도 싹은 또 트기 마련이다”고 했다.

 새정치연합 김부겸 전 의원은 2003년 대북송금 특검 정국 때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의원과의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김 전 의원은 “(특검을 위한) 본회의 표결에서 한나라당 소속 의원 중 유일하게 제가 반대표를 던졌다. 순식간에 ‘김부결 의원’이라 불리며 조직에서 왕따가 됐다. 비참했다. 그때 박 대통령이 안봉근 보좌관을 통해 연락해 와 만나게 됐다”며 “나에게 ‘소신을 지키는 게 참 쉬운 일이 아니죠’라며 위로를 건넸다. 내게는 참 반향이 큰 말 한마디였다”고 회상했다.

 새정치연합 홍의락 의원은 권영진 시장을 가리키며 “권 시장과 함께 ‘뭔가 같이 이뤄보자’는 생각으로 정말 열심히 (대구 지역) 예산 추진 작업을 같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옛날에는 야당 의원들이랑 얘기도 안 했을 텐데 ‘뭘 믿고’ 여야를 넘나드는지 모르겠다”는 농담도 건넸다.

 일주일 전 역사 교과서 국정화를 둘러싼 갈등이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릴 때 양당 지도부는 서로를 향해 “화적 떼”(새누리당 서청원 최고위원), “친박 실성파”(새정치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라고 공격했다. 하지만 갈등의 시간과 장소에서 한 발짝만 떨어져 보면, 그리고 한 호흡만 참으면 4일 대구에서처럼 타협과 상생이라는 정치의 본질을 맛볼 수 있다. 그런 정치가 주는 카타르시스에 국민은 희망을 갖고 미래를 준비한다. 대구에서의 변화와 상생이 일회성이 아니길 정말 간절히 기원한다.

이지상 정치국제부문 기자 groun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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