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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 앞 닭꼬치, 노량진 컵밥 … 서울 곳곳 노점 정비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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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오후 이화여대 앞 도로변에 노점들이 밀집해 있다. 서대문구는 포장마차 형태의 기존 노점들을 철거하고 신촌 연세로에 조성했던 스마트 로드숍(아래)을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조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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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로드숍

“중국엔 칭펑만두(중국식 전통만두)가 있고 한국엔 이화 닭꼬치가 있다.”

중국인 인기 코스 이대 앞 60여 곳
구청, 내년 철거하고 이전 추진
노점상 "상권 살린건 우리인데 … "
사육신공원 쪽 옮긴 노량진 컵밥
일부 이전 거부해 갈등 불씨
‘도로 다이어트’ 영중로도 논란

 서울 이화여대 정문 앞의 한 닭꼬치 노점에 붙어 있는 중국어 홍보 문구다. 지난달 29일 이대 앞에서 만난 중국인 관광객 우지아윈(23·여)씨는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에서 이곳 닭꼬치가 명물이란 글을 보고 찾아 왔다”고 했다. 18년째 닭꼬치를 팔아왔다는 노점 주인 노윤호(59)씨는 “주말 손님의 80% 이상이 중국인”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중국인 인기 관광 코스’가 된 이화여대 앞 노점들은 내년이면 철거될 운명에 처해 있다. 서대문구청이 이화여대역~신촌 기차역 사이 500m 길이의 노점 거리에 대한 정비 작업에 착수했기 때문이다.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은 5일 “시민들의 보행을 방해하고 위생 문제가 제기되는 등 노점 관련 민원이 많았다”며 "내년 상반기까지 기본 정비작업을 마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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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청은 현재 60~70개에 이르는 노점을 모두 철거한 뒤 가판대 형태의 ‘스마트 로드숍’ 43대를 인근 공원과 신촌기차역 광장에 설치할 예정이다. 지난해 1월 완공된 ‘신촌 연세로’처럼 만들겠다는 것이다. 기업형·생계형 여부를 가리기 위해 로드숍 입점 노점은 재산 조회 등 실태조사를 거쳐 선정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노점들은 “현재 장사하는 위치에서 한발짝도 이동할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이대 노점상들이 소속된 민주노점상연합회(민주노련) 서부지부는 지난달 29일 서대문구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구청장 면담을 요청했다. 이경민 민주노련 조직부장은 “화장품 가게 일색인 이대 앞 상권을 살린 건 노점들의 영향이 컸다”고 말했다.

 구청과 노점이 갈등을 빚는 곳은 이대 앞뿐만이 아니다. 영등포역 앞 영중로에는 "노점 탄압 중단하라”는 내용의 현수막이 여럿 붙어 있다. 이곳에선 1개 차로를 줄인 뒤 인도를 넓히는 ‘도로 다이어트’가 추진되고 있다. (본지 3월 12일자 1면) 이에 영중로 노점상들이 반발하면서 착공이 늦어지고 있다.

 노량진 ‘컵밥골목’에도 갈등의 불씨가 남아 있다. 대부분의 노점이 지난달 17일 인근 사육신공원 쪽으로 옮겨갔지만 일부 노점이 이전을 거부하면서다. 노점상 A씨는 "이전에 드는 2000여 만원의 비용이 큰 부담”이라고 했다. 동작구청은 노점에 대한 행정대집행(철거)을 검토 중이다.

 서울 곳곳에서 구청과 노점 간 충돌이 잦은 이유는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노점 특화거리 조성 사업’의 영향이 크다. 노점들을 사람들의 통행이 적은 곳으로 이동시킨 뒤 규격화된 판매대에서 시간제 영업을 보장하는 게 골자다. 박문희 서울시 보도환경개선과장은 "매대 거래와 양도를 막아 노점의 자연 감소를 유도하는 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특화거리에서 노점 영업을 보장하는 대신 연간 50만~100만원에 이르는 도로점용료와 판매대 사용료를 걷는다. 일부 구청은 노점상들이 쓸 전기·수도시설도 설치해준다. 이에 대해 노점과 달리 매달 수십~수백만원의 임대료를 내고 있는 주변 상인들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주장한다. ‘깔세(자리 임대)’ 등 불법 노점 거래에 대한 실질적인 단속이 이뤄지지 않는 것도 문제다.

글=장혁진 기자, 김정희(고려대 사학과) 인턴기자 analog@joongang.co.kr
사진=조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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