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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순의 김윤식 “지금도 하루 4~5시간 읽고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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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팔순인 원로 문학평론가 김윤식 서울대 명예 교수. 140권이 넘는 단행본, 공저·번역서까지 합치면 200권 가량의 책을 썼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선생이 읽지 않은 소설은 아직 쓰이지 않은 것뿐이다. 아니, 아직 쓰이지 않은 소설까지 읽고 있다고 해야 하지 않을까. 작가 자신도 미처 인지하지 못한 특징적인 소설 인자를 포착하여 우리 소설의 계보와 지형도 안에….”

200권 저술한 문학평론 거목
한국현대문학관서 기념 특별전
11명 제자들은 명저 재조명 강연

 “작가와 작가를, 시대와 시대를 연결하자 밤하늘 전체가 눈부실 정도로 아름답게 빛난다는 사실을 저는 선생님의 책을 읽으면서 깨달았습니다.”

 한국문단의 대표적인 두 작가가 한 원로 평론가에 대해 쓴 헌사(獻詞)다. 앞의 글은 이승우, 뒤의 글은 김연수가 썼다. 누가 이런 상찬(賞讚)의 대상인 걸까. 올해 팔순을 맞은 김윤식 서울대 명예교수다.

 서울 장충동 한국현대문학관에서 지난 9월부터 열리고 있는 김윤식 저서 특별전 ‘읽다 그리고 쓰다’의 한 풍경이다. 이승우·김연수 두 작가의 글은 이 전시회를 위해 쓰여져 전시 소개 팸플릿에 실려 있다.

 존경과 사랑의 마음을 한껏 담아 쓴 것이겠지만 두 사람의 글은 ‘필경(筆耕) 60년, 200권의 저서, 200자 원고지 10만 쪽’ 규모로 얘기되는 김윤식 교수의 문학 이력을 잘 요약하고 있다. 읽다와 쓰다. 오로지 두 서술어로 간명하게 요약되는 세계. 그만큼 선생은 한글로 발표되는 모든 소설을 탐욕스럽게 읽고 평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현대문학관은 매주 금요일이면 좀 소란스러워진다. 11명의 제자 평론가들이 스승의 수많은 저서 중 11권을 뽑아 차례로 그에 대한 특강을 한다. ‘김윤식 선생 명저 특강’, 선생은 참관인으로 문학관을 찾아 자리를 지킨다.

 지난달 문학관을 찾아 선문답 같은 대화를 그와 나눴다.

 - 소감은.

 “세상에 나만 특별한 게 아니다. 돈 버는 사람은 돈만 열심히 벌 뿐 다른 거 안 한다. 윤무부 새 박사 있지 않나. 그 사람은 새 이외에 아무것도 돌보지 않는다. 나는 행운아다. 이런 전시회를 할 수 있으니.”

 - 지금까지 쓴 책이….

 “200권쯤 된다.”

 - 비결은.

 “할 수 있는 게 그거밖에 없었으니까. 로마가 불바다가 된다고 해도 나는 물 한 동이 퍼부을 수 없는 사람이다. 물 양동이를 사용할 줄 모르니 다른 도리가 없었다. 오직 읽고 쓰는 수밖에.”

 - 요즘도 읽고 쓰시나.

 “아침 먹고 나서 낮 12시까지 4∼5시간 정도 읽고 쓴다.”

 - 운동은.

 “예전에는 강변에 산책 나갔는데 요즘은 헬스장을 다닌다. 30분에서 1시간, 이런저런 운동 흉내를 낸다. 의사가 걷는 게 제일 좋다고 해서 주로 걷는다.”

 방대한 선생의 연구 편력은 실은 문학을 통해 이 땅의 근대화 가능성을 타진해보겠다는 기획 아래 이뤄졌다.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근대국가를 건설할 수 있을 것인지, 그 문화 역량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일제 치하 일본어와 한국어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던 근대 문인들의 고충을 들춰냈고, 이념적으로 충만했던 ‘카프’ 작가들을 연구 공론장으로 끌어내기도 했다. 특별전에 전시 중인 선생의 저서 면면은 그런 노력의 결과물들이다.

 디지털 시대, 문학의 현주소를 묻자 선생은 “예전에는 정보를 얻기 위해 소설을 읽었지만 지금은 정보가 넘쳐 한국이나 외국이나 문학은 고전할 것”이라고 답했다. 한국작가의 노벨상 수상 가능성에 대해서는 “누군가는 받겠지. 우리도 받을 거다. 일본의 하루키가 대단하지만 워낙 일본이 노벨상을 많이 받아 좀 어렵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글=신준봉 기자 inform@joongang.co.kr
사진=권혁재 사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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