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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 좇는 불나방들의 암투 …박진감은 있는데 많이 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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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내부자들’은 대한민국 사회를 움직이는 내부자들의 의리와 배신을 담은 정치범죄드라마다. 이병헌은 전라도 사투리를 쓰는 정치깡패 안상구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사진 쇼박스]


‘똥’과 ‘개’. 단순하지만 영화 ‘내부자들’(18일 개봉, 우민호 감독)을 관통하는 키워드이자, 영화 속 인물들이 가장 자주 입에 올리는 단어다. 권력자의 부정부패(똥)를 뒤처리하던 권력의 하수인(개)이 ‘똥’처럼 내팽겨쳐지고 ‘개’처럼 반격에 나서는 이야기. 이 영화에선 부패한 욕망들이 불꽃을 튀기며 충돌한다.

18일 개봉하는 ‘내부자들’
윤태호의 미완결 웹툰이 원작
정치·경제·언론 불꽃 삼각 충돌
시종일관 밀도있게 이끌었지만
너무 흔한 소재, 새롭게 못 그려
이병헌의 정치깡패 연기는 빛나


 윤태호 작가의 미완결 웹툰 『내부자들』(2012)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정치·경제·언론 권력의 이너서클에서 벌어지는 추잡한 행태를 적나라하게 그린다. 그 중심엔 유력한 대권주자 국회의원 장필우(이경영), 비자금을 대는 재벌 오 회장(김홍파), 여론몰이를 하는 보수신문의 논설주간 이강희(백윤식)가 있다. 그리고 반대편엔 이들의 ‘똥’을 치우는 ‘개’를 자처했으나 이용당하고 버려진 정치깡패 안상구(이병헌)가 있다. 상구는 돈과 ‘빽’은 없지만 성공하고 싶은 검사 우장훈(조승우)과 손을 잡고 복수를 기획한다.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막후 실세와 개인의 싸움을 그린다는 점에서 언뜻 지난 여름 개봉한 ‘베테랑’(류승완 감독)이 떠오른다. 하지만 둘 사이엔 분명한 간극이 있다. ‘베테랑’의 경찰 서도철(황정민)이 정의와 ‘가오’로 움직인다면, ‘내부자들’의 인물은 오로지 사적 욕망으로 움직인다. 상구가 “정의? 대한민국에 아직도 그런 달달한 게 남아있긴 하나”라고 반문하는 것처럼 ‘내부자들’은 출세와 복수 등 자신의 욕망에 충실하다. 그래서 더 어둡고 비릿하며 지독하게 현실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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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을 꿈꾸는 검사를 연기한 조승우(왼쪽)와 보수 언론사의 논설주간 역을 맡은 백윤식.


 우민호 감독은 영화를 시종 힘있게 끌고 간다. 매 장면이 꽉 조여있듯 탄탄하게 구축돼 있고, 권력의 주체들이 서로 엎치락뒤치락하며 판세를 뒤집는 과정이 속도감 있게 펼쳐진다. 시간 순서를 뒤바꿔 영화의 기승전결을 만들어낸 스토리텔링도 영리하다.

 문제는 대단한 몰입감을 자랑하면서도 이상한 피로감이 영화를 지배한다는 점이다. 재벌과 정치인이 서로 자금줄과 법적 보호망이 되어주고 언론이 이를 방관하는 카르텔은 지난 몇년간 한국 영화와 드라마가 공식처럼 자주 다뤄온 것이다. 우 감독은 이를 숙련공처럼 공들여 그려내지만, 미학적으로 새로운 것을 보여주진 못했다. 이 영화를 보고 있으면 ‘부당거래’ ‘소수의견’, 드라마 ‘추적자 THE CHASER’(SBS) 등 여러 작품이 겹쳐 보인다. 이경영, 배성우 같은 다작 배우들을 뻔한 방식으로 소비한 것도 아쉬움을 더한다. 그리고 하나 더, 아무리 ‘남성 영화’라곤 하나, 권력의 추잡함을 보여주기 위해 여성의 몸을 전시하듯 훑는 카메라는 영화의 완성도를 깎아내린다.

‘내부자들’의 발견이라면 다름 아닌 이병헌이다. ‘여우 같은 곰’으로 불리는 상구는 철두철미해 보이지만 실은 권력자에 놀아나는 순진무구한 인물이다. 이병헌은 시나리오엔 없던 유머와 허당끼를 상구에게 불어넣어 인물을 입체적으로 만들고, 빽빽한 영화에 리듬을 만들어냈다. 그는 ‘곰 같은 여우’처럼 능란하게 움직이면서 관객을 영화 속으로 끌고 들어온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결국 배우는 연기로 증명해야 함을 그는 스스로 보여주고 있다.

김효은 기자 hyoeun@joongang.co.kr
 
★ 5개 만점, ☆는 ★의 반 개


★★★☆(장성란 기자): 정치-경제-언론이 결탁해 우리 사회를 떡 주무르듯 하는 풍경을 박력 넘치게 묘사한다. 그 추진력이 결말에 다다라 다소 약화되는 느낌이다.

★★★☆(이은선 기자): 추잡한 권력 세계를 들추는 생생한 묘사, 배우들의 열연, 장르영화의 쾌감까지 삼박자가 골고루 잘 어우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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