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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구 “남중국해 항행의 자유 보장” 연설하자 창완취안 ‘한·중 추가 핫라인’ 요구에 즉답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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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한민구, 카터, 창완취안.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확대 국방장관 회담(ADMMPlus)이 진행된 말레이시아에서 4일 오후(현지시간) 약 25분간 한·중 국방장관 회담이 열렸다.

 회담에서 한민구 국방장관과 창완취안(常萬全) 중국 국방부장은 국방부 간 핫라인(직통전화)을 조속히 개통하기로 합의했다. 국방부 당국자는 “한·중 관계가 국가적 차원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룩하고 있는데 국방 분야에서도 발전이 필요하다는 데 뜻을 모았다”면서 “현재 해군 2함대와 중국 북해함대 등에 개설된 핫라인을 추가로 설치하자고 제안하자 중국 측은 시험통화 중인 국방부 간 핫라인을 개통하자고 역제안해 국방부 간 핫라인을 먼저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7월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이후 미뤄오던 양국 국방부 간 핫라인 개통 시기가 앞당겨질 전망이다.

 그러나 한국 측이 해군과 공군에 추가 핫라인 설치를 제의했으나 중국 측이 즉답을 피하고 이미 예정돼 있는 핫라인 카드로 응수한 것은 남중국해 문제에 대한 중국의 불편한 심기가 표출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과 미국이 남중국해 문제로 신경전을 펼치고 있는 상황에서 한 장관은 이날 오전 기조연설에서 미국 측의 입장을 두둔하는 듯한 입장을 보였다. 아세안 국가(10개국) 등 18개국 국방장관이 참여한 이번 회담의 화두는 남중국해였다. 한 장관은 “남중국해 지역은 대한민국 수출 물동량의 30%, 수입 에너지의 90%가 통과하는 중요한 해상 교통로로 우리의 이해관계가 큰 지역”이라며 “대한민국 정부는 남중국해 분쟁의 평화적 해결과 항행·상공(上空) 비행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창완취안 장관 앞에서 미국의 입장을 대변하는 듯한 발언을 한 셈이다. 이에 창완취안 장관은 한 장관의 기조연설 직후 “항해나 항공 비행의 자유, 이런 것들을 저해하는 것은 아니고 보장하고 있다”는 입장을 보여 미묘한 분위기도 흘렀다고 한다.

 회담의 공동선언문에 ‘남중국해에서 항행의 자유’라는 표현을 포함시키려는 미국과 이를 저지하려는 중국이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지난 3월 열린 아세안 국방장관회의에선 ‘항행의 자유’를 강조하는 표현이 들어간 공동선언문이 채택됐다. 이번 회의에서도 미국 애슈턴 카터 국방장관은 ‘남중국해 분쟁 당사국 행동선언(DOC)’과 DOC의 행동수칙(COC)을 공동선언에 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DOC에는 ‘남중국해에서 항행의 자유’라는 표현이 포함돼 있다.

 반면 중국은 남중국해 자체를 언급하는 데 반대했다. 또 당사국 간 해결 원칙을 내세우며 남중국해 분쟁 문제를 다자회의에서 논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은 일본·필리핀 등과 힘을 합해 대응했지만 아세안의 적극적인 개입을 반대하며 중국 편에 선 캄보디아 등을 설득하는 데 실패했다. 로이터통신은 미 국방부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중국이 남중국해에 대해 어떤 언급도 하지 않도록 로비를 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외교적인 사안인 만큼 “국방 당국자들이 논의하는 게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결국 3차 ADMMPlus 회의는 의장 선언만 발표하고 공동선언문 서명식을 취소한 채 폐막했다.

  정용수 기자, 도쿄=이정헌 특파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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