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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 역사교과서, 난항 예상되는 집필진 구성


김정배 국사편찬위원회(국편) 위원장은 4일 서울 세종로 정부청사 합동브리핑룸에 신형식(76) 이화여대 명예교수와 함께 나타났다. 당초 신 명예교수와 함께 오기로 했던 최몽룡(69) 서울대 명예교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이날 브리핑은 국편이 전날 교육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확정 고시 발표 이후 교과서 개발 및 집필 방향, 집필진 구성, 향후 일정을 밝히는 자리였다.

국편은 이날 원로학자 6명으로 구성되는 국정교과서 대표 집필자로 두 교수를 초빙했다고 발표했다. 최 명예교수는 상고사(삼국시대 이전), 신 명예교수는 고대사(삼국시대~통일신라)를 맡는다.

이날 최 명예교수의 불참과 관련해 국편의 박한남 기획협력실장은 “참여 소식이 알려지면서 친척과 제자들이 최 명예교수의 참석을 만류했다. 본인 뜻에 따라 오늘 참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박 실장은 “집필 참여 의사를 번복한 건 아니다. 다음 일정엔 참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 명예교수가 몸 담았던 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의 후배 교수는 “교과서 집필에 참여한다는 소문이 나면서 몇몇 제자가 집까지 찾아가 말렸다”고 전했다.

이처럼 국정화 전환 이후 집필진 구성이라는 첫 단추는 제대로 채워지기 힘든 상황이 벌어졌다. 국편으로부터 집필 제의를 받았던 이기동 동국대 석좌교수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지나치게 정치적인 상황이라 거절했다”고 밝혔다. 그는 “5000만 국민 모두 만족시키지 않으면 안될 상황이다. 모든 문장을 일일이 국민 동의를 받아야 할 판인데, 어떤 학자가 혼쾌히 나서겠냐”고 말했다. 서울대 등 주요 대학 20여곳의 역사 전공 교수들이 ‘국정 교과서 집필 거부’를 선언한데다 학계 전반에 국정교과서에 대한 반감이 짙게 깔려 있어 참여 의사가 있는 학자도 선뜻 나서기 어려운 분위기다.

국편의 진재관 편사부장은 이날 “대표 집필자들은 거의 확정된 상태”라고 밝혔다. 하지만 국편은 '대표 집필자는 집필 전 모두 공개하겠다'는 당초 방침을 재검토하고 있다. 진재관 부장은 “가급적 이른 시일 내 공개한다는 게 원칙이나 (집필진 공개가) 집필에 방해가 된다고 여겨지면 원고가 나올 때가지 공개하지 않겠다. 집필진 의사와 상황에 맞춰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도 “원고가 끝날 때까지는 그들을 편안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편은 일단 오는 20일까지 집필진 구성을 완료하기로 했다. 집필진 구성은 총 36명이다. 원로학자로 구성되는 대표집필자(6명)는 국편의 초빙으로, 중견 학자와 현장 교사 중심의 집필진은 홈페이지를 통한 공모와 초빙방식으로 모집할 계획이다. 역사 전공자 위주로 구성하되, 현대사 집필엔 정치ㆍ경제ㆍ사군사 전공자 3~4명을 참여시킨다는 계획도 내놨다.

국편은 이날 판찬 기준 등을 개략적으로 발표했다. 편찬 기준이란 교과서의 서술 기준·원칙을 정한 가이드라인이다. 이날 보도자료에서 “새 교과서는 2015 개정 교육과정과 이를 근거로 한 편찬 기준에 따라 개발한다”고 소개했다. 국편은 현재 세세한 편찬 기준 등에 대해선 함구하고 있다. 교육부 심의를 거쳐 이달 말 확정ㆍ공개한다는 시한만 밝혔다.

김 위원장은 기자들에게 “(정부가 밝힌) 모든 것이 개발 중인 편찬 기준에 다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다. 모든 것이란 전날 황교완 국무총리와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의 발언을 뜻한다. 황 총리는 “기존 교과서는 대한민국은 ‘정부 수립’으로 북한은 ‘국가 수립’으로 기술했다. 천안함 도발을 다루지 않은 책도 있다”고 조목조목 비판했고, 황우여 부총리는 “민주화ㆍ산업화의 성과를 객관적으로 서술해야 한다”고 밝혔을 뿐이다.

새 역사교과서 집필은 내년 11월까지 진행되며, 완성된 교과서는 한 달간 국편 내 시대별 전공자 각 20명 내외로 구성된 중ㆍ고교팀이 검토한다. 국편은 국립국어원 등 영역별로 특화된 외부 전문기관에 검토를 의뢰할 계획이다. 김 위원장은 “국정 역사교과서 개발의 중책을 맡게 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헌법 정신과 객관적 사실에 입각한 올바른 교과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천인성ㆍ백민경 기자 guch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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