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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인데 과일은 대풍 … 사과·감 수확 30%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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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의성군의 한 과수원에서 사과 꼭지를 다듬고 있다. 일당 7만원에 일꾼을 쓰기 버거울 만큼 사과 값이 떨어져 일가친척이 작업했다. [프리랜서 공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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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과 같은 가을 과일이 풍년이다. 가뭄인데도 그렇다. 과일이 많이 나는 곳은 상대적으로 가뭄이 덜했던 데다 웬만한 가뭄은 견딜 만큼 관개 시설이 잘돼 있고, 햇볕이 풍부하게 내리쬐어 과일이 잘 영근 덕이다. 하지만 풍년으로 과일 값이 뚝 떨어져 농민들은 한숨을 짓고 있다.

태풍 없어 낙과 적어 … 가격 급락
농민 “인건비도 안 나올 판” 울상
지자체, 서울 올라와 소비 캠페인

 3일 오후 경북 청도군 매전면 예전1리. 감이 많이 나는 이곳 과수원 곳곳에 감이 주렁주렁 달려 있다. 예년 같으면 수확이 끝나갈 이맘때 보기 드문 모습이다. 이 마을 안승영(66) 이장은 “감 풍년이 드는 바람에 값이 떨어져 수확을 포기한 농가”라고 말했다. 이 마을에서 감 농사를 짓는 이준수(45)씨는 “수확을 해 봤자 인건비도 안 나올 판”이라고 했다.

 청도군에 따르면 올해 감은 예년보다 20~30% 많이 열렸다. 무엇보다 태풍이 오지 않아 떨어진 과일이 없었다. 이준수씨는 “가뭄으로 인해 병충해도 자취를 감추다시피 했다”며 “가뭄이 오히려 풍년을 부른 셈”이라고 말했다.

 사과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사과 1100억원어치를 생산한 경북 청송군은 올해 수확량이 10~20%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경북 의성군 역시 상황이 비슷하다. 하나같이 가뭄이 불러온 풍년이다. 올 들어 10월 말까지 청도군의 강수량은 872.5㎜로 지난해(1192㎜)의 73%이며, 청송군은 549.8㎜로 지난해의 65% 수준이다.

 풍년으로 인해 물량이 넘치면서 과일 값은 줄줄이 하락했다. 3일 서울 가락동농수산물시장에서 열린 경매에서 ‘양광’ 품종 사과는 15㎏ 한 상자에 평균 2만6800원에 거래됐다. 1년 전의 4만6300원에 비해 값이 거의 반 토막 났다. ‘후지’ 품종 사과는 전년에 비해 21%, 감은 23%, 단감은 24% 값이 떨어졌다. 청송군 김정훈 사과 담당은 “ 수입 과일 소비가 늘어 대형마트들이 국산 과일 수매를 줄여 가는 판에 올해는 대풍까지 들어 가격이 폭락했다”며 “사과는 앞으로도 한동안 수확이 계속돼 값이 더 떨어질까 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과일이 많이 나는 지방자치단체들은 소비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청도군은 서울시청 앞 광장과 명동, 부산·대구 등지에서 ‘청도 반시 맛보기’ 행사를 하고 있다. 또 군청 직원과 경북 지역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감 구입을 권유하고 있다. 지난 2일 하루에만 청도축협이 10㎏ 500상자를 사는 등 11개 기관이 3400상자를 구입했다.

 ◆쌀값 하락=벼농사도 풍년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예상 쌀 생산량은 425만8000t에 이른다. 평년에 비해 수확량이 20만t 늘었던 지난해(424만1000t)보다도 생산량이 늘어날 전망이다. 농촌진흥청 박홍재 지도관은 “충남 지역에 가뭄이 심했지만 곡창인 호남은 그만큼 가뭄이 심하지 않았다”며 “수리 시설도 잘돼 있고, 가뭄으로 일조량이 늘면서 나락이 많이 영글어 풍년이 들었다”고 말했다.

 2년 연속 풍년에 쌀값은 뚝 떨어졌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쌀의 전국 평균 도매가는 현재 상품 20㎏ 기준 3만7000원으로 1년 전보다 11%, 재작년보다는 15% 하락했다.

 농민들은 연일 쌀값 안정 대책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3일에는 전북 남원·익산시와 고창·부안·순창·임실군, 전남 나주시와 담양·영암·장흥·진도·함평·해남·화순군 등 10여 곳 시청·군청 앞에 벼 가마를 쌓아놓고 시위를 했다.  

청도·청송·전주=송의호·장대석 기자 yee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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