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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판 빛 가리려 창에 신문지, 잠 못 드는 경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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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의 주택가 이면도로. 한 음식점이 밝혀놓은 가로 세로 간판의 LED 불빛이 길 건너 주택까지 환하게 비추고 있다. 일부 주택은 블라인드에 신문지까지 붙여 빛을 막고 있었다. [사진 경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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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 최대 번화가 중 한 곳인 인계동 상가 골목이 광고조명으로 불야성을 이루고 있다. [사진 경기도]

“요새 간판은 왜 이리 밝은 거야. 도대체 눈이 부셔 쳐다볼 수가 없구만….”

 지난 2일 오후 8시쯤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의 주택가 이면도로를 걷던 김모(64)씨는 음식점 간판을 바라보다 이내 손으로 눈을 가려야 했다. 네모난 간판 둘레에 촘촘히 박힌 LED 전구가 발산하는 강렬한 빛 때문이었다. 간판 조명으로 가게 앞은 마치 대낮처럼 환했다. 간판에 적힌 상호와 전화번호를 읽어내려가던 김씨의 눈에는 불과 몇 초만에 눈물이 고였다.

 24시간 문을 연다는 인근 식당의 상황은 더욱 심각했다. 간판 조명에 LED 보안등 불빛까지 더해지면서 길 건너편 주택까지 훤히 밝히고 있었다. 식당 2층의 가정집은 창문에 블라인드는 물론 신문지까지 붙여 놓고 빛을 차단하고 있었다. 상가 앞을 지나는 행인들도 손을 이마에 올리며 빛을 가리기 바빴다.

 근처 오피스텔에 거주하는 정모(39·여)씨는 “블라인드와 커텐을 쳐도 LED 간판의 강렬한 불빛을 막기엔 역부족이라 안대를 착용한 채 잠을 청하고 있다”며 “행정당국의 규제가 시급한 실정”이라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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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 내 주거지역이 가게 광고조명 등에 따른 ‘빛공해’로 신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가 한국환경조명학회에 의뢰해 지난 1월부터 10월까지 도내 31개 시·군 주택가 등 532곳의 빛공해 피해 실태를 집중 조사한 결과다.

 빛공해가 가장 심각한 곳은 단독주택단지였다. 조사 결과 단독주택 주변에 설치된 광고조명 중 절반가량(49%)이 기준을 초과한 상태였다. 이들 조명은 기준치보다 평균 3.2배나 밝았다. 인공조명에 의한 빛공해 방지법이 정한 주거지역의 적정 광고조명 밝기(800~1000㏅/㎡)와 비교해보니 그랬다. 12층 이하 중고층 아파트단지 주변의 광고조명 10곳 중 4곳 이상(42.9%)도 기준보다 2.1배 밝았다. 고층아파트 주변은 광고조명의 11.5%가 기준을 1.2배 초과했다.

 지역별로는 시흥시가 가장 심각했다. 광고조명 중 86%가 기준을 초과했고, 이들 조명의 밝기는 기준치보다 무려 36.3배나 높았다. 이어 광명시가 27.6배, 연천군이 23.4배나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원은 14.6배, 용인은 10.7배, 고양은 10.1배 밝았다.

 임홍수 한국환경조명학회 연구원은 “최근 연구에 따르면 주거지역의 광고조명이 3000㏅/㎡ 이상일 경우 주민들이 불쾌감을 느끼고 수면장애를 겪게 된다”고 말했다. 3000㏅/㎡는 적정 기준보다 3배 이상 밝은 수치다. 그런데 경기도 31개 시·군 중 12곳은 기준을 10배 이상 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빛공해 피해로 인해 관련기관에 민원을 제기한 경기도민도 지난 2년간 894명에 달했다. 수면방해, 눈 부심 피해, 농작물 피해 등이 주된 지적사항이었다. 하지만 빛공해 방지법에 강제조항이 없다 보니 행정당국도 기준을 초과한 광고조명에 이렇다 할 조치를 취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경기도는 일선 시·군과 협력해 빛가리개 설치, 조명시간 및 방향 조정, 조명 교체 등을 통해 빛공해 줄이기에 본격 나서기로 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이번 실태조사는 빛공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사전 조치”라며 “조명환경관리구역을 지정하는 등 지속적으로 개선해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박수철 기자 park.suche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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