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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기부 위축시키는 세제 언제까지 방치할 건가

지난해 국세청에 등록된 7001개 공익단체가 받은 기부금은 모두 12조4800억원이다. 헌금 같은 종교적 기부가 포함된 이 액수가 전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87%였다. 이 비율이 2%가 넘는 미국이나 뉴질랜드(1.35%) 같은 선진국들에 한참 못 미친다. 400년이 넘는 기부의 전통을 가진 영국은 25만 개에 가까운 공익법인이 680억 파운드(약 118조8000억원)를 기부받아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나마 확산돼 온 기부문화의 앞날도 밝지만은 않다. 아름다운재단이 해마다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조사한 기부 참여율은 2005년 78%에서 2013년 48%로 떨어졌다. 유산을 자녀에게 물려주지 않고 기부할 의사가 있는 국민의 비율도 같은 기간 동안 20% 중반에서 10% 미만으로 뚝 떨어졌다. 팍팍해진 살림과 어두워진 미래가 기부 의욕을 떨어뜨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올해부터 기부에 대한 세금 혜택이 크게 줄면서 기부자 수와 금액이 모두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올 1~9월 기부한 직장인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나 감소했다.

 그럼에도 정부는 “최고의 기부는 세금”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기부를 ‘민생을 어렵게 하는 행위’로 보고 금지했던 1950년대식 사고나 기부를 편법 상속이나 탈세의 수단으로 보는 부정적 인식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이런 부작용은 당연히 막아야 한다. 그렇다고 그동안 줘 오던 세금 혜택까지 줄이면서 기부문화를 위축시키는 건 본말이 뒤바뀐 일이다.

 어제 국회에서 열린 ‘국제기부문화선진화콘퍼런스’에 참석한 국내외 전문가들도 이런 점을 지적했다. 기부를 장려하고 이와 관련한 생태계를 육성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전문가는 물론 여야 정치권까지 확산되고 있다. 전 세계의 기부는 한 해 2조2000억 달러에 이른다. 미국 고용의 9%가 기부에서 비롯된다는 통계도 있다. 기부가 단순한 선행을 넘어 경제의 한 축이 되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하루빨리 기부 의욕을 꺾는 세제를 바로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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