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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중앙서울마라톤] 시각장애인 마라토너 눈이 된 ‘해피 레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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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 마라토너를 돕는 해피 레그 회원(오른쪽)들은 시각장애인과 손목을 끈으로 묶고 코스를 완주했다. 이날 2시간8분46초를 기록한 에티오피아의 테발루 자우데 헤이가 국제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강정현 기자]

40㎝ 길이의 빨간 끈으로 서로의 팔목을 연결한 10쌍의 주자들. 상기된 표정으로 보폭을 맞추며 몸을 풀었다. 신호가 울리자 “함께 잘 달려 봅시다”고 외치며 발을 맞춰 뛰어나갔다. 시각장애인 마라토너들과 그들의 동반자인 ‘해피 레그(happy leg)’ 회원들이었다.

 ‘해피 레그’는 시각장애인 마라토너를 돕기 위해 2007년 만들어진 동호회다. 해피 레그 회원들은 시각장애인 파트너와 일대일로 팔목을 묶고 달리면서 장애물 위치나 주행 방향 등을 안내해 준다. 부회장 김종일(47)씨는 “방향뿐 아니라 파트너의 숨소리, 보폭 등을 살피며 페이스 조절을 돕는다. 시각장애인 파트너와의 호흡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매주 화요일과 토요일 남산 산책로에 모여 두 시간씩 훈련을 한다. 시각장애인 마라토너들이 주저 없이 마라톤 풀코스에 도전할 수 있는 것은 함께 땀을 흘리며 쌓아온 믿음 덕분이다. 시각장애인 윤주홍(54)씨는 “처음에는 암흑 속에서 홀로 달리는 것처럼 두려웠다. 하지만 오랜 시간 함께 발을 맞춘 동료가 옆에 있기에 편안하게 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처음 ‘해피 레그’의 일원으로 대회에 참가한 오종철(50)씨는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를 잇는 한 가닥 끈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오씨는 “지난해 중앙마라톤에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동행하는 뒷모습에서 진한 인간애를 느꼈다”며 “대회가 끝나자마자 동호회에 가입했다”고 말했다. 오씨는 파트너 김상용(54)씨와 함께 4시간10분의 기록으로 완주했다. 김씨는 오씨의 두 손을 꽉 잡으며 “이 친구가 아니었으면 맛보지 못할 짜릿한 경험이었다”며 활짝 웃었다.

글=김민관 기자 kim.minkwan@joongang.co.kr
사진=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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