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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중앙서울마라톤] 휠체어 탄 시윤이, 앞 못보는 주홍씨 … 행복한 가을 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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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에 탄 시윤이를 뒤에서 밀며 함께 달린 정선후씨(위). 정씨와 시윤이는 마라톤 풀코스 첫 도전에 4시간25분 만에 골인 지점을 통과해 완주의 꿈을 이뤘다.

시윤이(7·김시윤·남)는 태어날 때 뇌성마비 1급 판정을 받았다. 혼자서는 두 발로 걷기 힘든 시윤이는 1일 중앙서울마라톤에서 ‘삼촌’ 정선후(41)씨와 함께 마라톤 풀코스에 도전했다. 정씨는 시윤이가 탄 휠체어를 뒤에서 밀며 달리고 또 달렸다.

 시윤이의 아버지 김기범(41)씨와 정선후씨는 어린 시절부터 한 동네에서 자란 절친한 친구다. 그래서 시윤이에게 정씨는 자연스럽게 삼촌이 됐다. 시윤이의 마라톤 도전은 정씨의 아이디어였다. 평소 달리기를 즐기던 정씨는 김씨에게 “내가 시윤이랑 한번 달릴 테니 너도 운동해라. 함께 달리자”고 제안했다. 김씨도 흔쾌히 친구의 생각에 동의했다. 커피 사업을 하고 있는 정씨는 지난해부터 시간이 날 때마다 시윤이와 함께 달리고 있다. 은행에 다니는 아버지 김씨도 최근 운동을 시작했다.

 정씨와 시윤이는 중앙서울마라톤대회에 처음으로 참가했다. 둘은 이날 오픈케어 동호인들과 함께 도전에 나섰다. 오픈케어는 육상 철인3종 전문선수와 운동을 즐기는 동호인들이 느끼고 정리한 노하우를 자유롭게 오픈하고 나누며 함께 운동을 즐기는 동호회다. 온라인 커뮤니티 가입자만 1만 명에 이른다.

 정씨는 오픈케어 동호인들과 1주일에 두세 차례 함께 훈련을 한다. 오픈케어에서 시윤이는 유명인사다. 정씨는 “시윤이는 뛰면서 파이팅을 외치는 걸 좋아한다. 똑똑하고 밝은 아이여서 어디서든 사랑을 받는다. 그래서 함께 뛰는 삼촌·이모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촌과 함께 출발선에 선 시윤이는 들떠 보였다. 정씨는 “뭔가 굉장한 걸 원하는 건 아니다. 달리기 전 출발선에 섰을 때 느끼는 바람, 공기, 두근거림 같은 걸 시윤이도 느꼈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시윤이가 건강한 몸과 마음을 가진 사람으로 컸으면 좋겠다. 기회가 된다면 휠체어 마라톤에도 도전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시윤이와 함께 정씨는 두 차례 10㎞ 코스에 참가한 적이 있지만 풀코스 도전은 처음이었다. 출발 전 정씨는 “4시간 안에 주파하는 게 목표”라며 “시윤이가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도록 최대한 빨리 뛸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씨는 4시간25분 만에 골인 지점을 통과해 시윤이를 꼭 껴안았다. 정씨는 “첫 풀코스 도전이라 힘들었지만 주위에서 많은 분들이 파이팅을 외쳐줘 힘이 났다. 시윤이와 함께 포기하지 않고 완주해서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글=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사진=신인섭·김경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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