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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FA컵 우승으로 유종의 미' 차두리, "오늘이 선수로 뛰는 마지막 경기"

FA컵 우승으로 유종의 미를 거둔 '차미네이터' 차두리(35·FC서울)가 이날이 현역 마지막 경기임을 시사했다. 차두리는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인천과 2015 FA컵(프로 아마 최강자를 가리는 토너먼트대회) 결승에서 90분 풀타임을 소화하며 3-1 승리를 이끌었다.

올 시즌을 끝으로 현역 은퇴하는 차두리에게 이날 FA컵 결승전은 특별했다. 스코틀랜드 셀틱 시절 두 차례 우승했던 차두리는 2013년 국내 복귀 이후엔 2013년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와 지난해 FA컵 결승에 올랐지만 준우승에 머물렀다. 태극마크를 달고 나선 지난 1월 아시안컵 결승에서는 호주에 연장 끝에 무릎을 꿇었다.

차두리는 3전4기만에 무관의 한을 풀었다. 차두리는 이날 주장완장을 차고 오른쪽 윙백으로 나서 지칠 줄 모르는 체력과 빠른 스피드로 승리에 힘을 보탰다. 차두리는 팀에 마지막 선물로 내년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안겼다.

경기 후 차두리는 "너무 너무 행복하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기쁘다. 국내 복귀 후 우승 문턱에서 기회를 놓쳤고 올 초 아시안컵 결승에서도 준우승하면서 아쉬웠는데, 열심히 뛰어준 후배들에게 고맙다. 또 오늘 엔트리에 들지 못했지만 FA컵 32강부터 함께한 동료들에게도 고맙다"고 소감을 밝혔다.

경기 후 차두리는 눈물을 보였다. 서울은 이날 전반 33분 다카하기의 선제골로 앞서갔지만, 후반 26분 인천 이효균에게 동점골을 내줬다. 승부가 연장으로 흐를 수 있었지만 서울은 후반 42분 아드리아노가 결승골을 넣고, 후반 추가시간 몰리나가 쐐기골을 뽑아냈다.

차두리는 "내게는 오늘이 마지막이었다. 더 이상 우승할 수 있는 기회와 시간이 없었다. 동점골을 내준 뒤 지난해 FA컵 결승(승부차기 끝에 성남에 패배)이 떠올랐고, 마음 속으로 승부차기까지 갈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그래서 경기 후 감정이 북받쳐올랐다. 후배들이 잘해줘 우승해 행복했다"고 말했다.

차두리는 세리머니 때 주장 자격으로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고, 이후 우승메달을 부친 차범근의 목에 걸어줬다. 차두리는 "아버지는 자기도 우승을 해봤다고 하셨다. 너무 잘난 아버지를 뒀다. 다른 아버지 같으면 감동하고 신기해할텐데. 크게 감동 안하시더라"면서도 "그래도 아버지가 기뻐하실거라고 믿고, 우승 메달을 고히 간직하실거라고 생각한다"고 해맑게 웃으며 말했다.

경기 후 최용수 서울 감독은 "두리와 3년간 함께하면서 때로는 후배이자 때로는 친구처럼 깊은 이야기를 나눴다. 오늘이 두리의 마지막 경기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은 올 시즌 정규시즌 3경기를 남겨뒀지만, 차두리는 이날이 현역 마지막 경기임을 시사했다.

차두리는 "만약 오늘 승리하지 못했다면 정규시즌에 내년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진출권(3위 이내)이 달려있었다. 감독님과 상의해야하지만 잔여 경기에 출전하지 않고 모든걸 편안하게 내려놓고 선수생활을 마무리하고 싶은 생각이다"며 "지난 한달간 발바닥 통증이 사라지지 않아 약을 먹으면서 훈련을 해왔다. 현역으로 마지막 경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 감독은 "두리는 앞으로 한국축구 자산이 될거다. 끝이 아닌 새로운 인생을 기원해주고 싶다"고 덕담을 건넸다. 차두리는 "축구를 하면서 가장 잘한 결정 중 하나가 K리그 복귀였다. 유럽과 한국축구를 경험하면서 시야가 넓어졌다.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살아갈지 감독을 할지 마음속으로 정하지는 않았지만, 지금까지 배운 것과 더 공부해서 한국축구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역할을 하고 싶은 바람"이라고 말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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