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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은퇴 앞둔 차미네이터' 서울 차두리, FA컵에서 마지막 우승

은퇴를 앞둔 '차미네이터' 차두리(35·FC서울)가 FA컵에서 마지막 우승을 거뒀다.

최용수 감독이 이끄는 서울은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인천 유나이티드와 FA컵(프로 아마 최강자를 가리는 토너먼트대회) 결승에서 3-1로 승리했다. 서울은 1998년 전신 안양 시절 이후 17년 만에 대회 두 번째 우승을 거뒀다. 차두리는 오른쪽 윙백으로 90분 풀타임을 소화하며 우승에 기여했다. 팀에 마지막 선물로 내년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안겼다.

차두리에게 이번 FA컵 결승은 특별했다. 차두리는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뒤 독일로 지도자 연수를 떠날 계획이다. 서울 팬들은 경기장에서 '두리형 가지마 ㅠㅠ' 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그의 은퇴를 만류했지만 차두리는 부친 차범근처럼 박수칠 때 떠나는 길을 택했다. 경고 누적으로 다음달 7일 수원과의 수퍼매치에 못 뛰는 차두리에게 이날 FA컵 결승전이 마지막 홈 경기이자 마지막 우승 도전이었다. 현재 K리그 4위 서울은 이미 우승이 좌절됐다.

2002년 독일 레버쿠젠에서 프로에 데뷔한 차두리는 스코틀랜드 셀틱 소속으로 2010년 FA컵, 2012년 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2013년 국내 복귀 이후엔 번번이 정상 문턱에서 고배를 마셨다. 2013년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광저우 헝다(중국)에 밀려 준우승을 했고, 지난해 FA컵 결승에선 승부차기 끝에 성남에 졌다. 태극마크를 달고 나선 지난 1월 아시안컵 결승에서는 호주에 연장 끝에 무릎을 꿇었다.

그래서 서울은 3년간 팀을 위해 헌신한 차두리를 위해 똘똘 뭉쳤다. 킥오프 전 전광판에는 '아름다운 마침표를 찍기 위해. 그리고 당신을 위하여'란 영상이 나왔다. 서울 팬은 '차두리 고마워'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응원했고, 경기장 곳곳에 차두리의 등번호 5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은 팬들이 많았다. 부친 차범근도 경기장을 찾아 아들을 응원했다.

"차두리에게 마지막 우승을 선물하고 싶다"던 서울의 일본인 미드필더 다카하기가 선제골을 터트렸다. 다카하기는 전반 32분 강력한 오른발 중거리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다카하기는 차두리에게 달려가 안겼다. 하지만 서울은 후반 26분 동점골을 허용했다. 인천은 이효균이 케빈의 헤딩패스를 받아 강력한 터닝슛으로 동점골을 뽑아냈다.

서울은 후반 42분 아드리아노가 오른발 땅볼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이어 서울은 후반 추가시간 몰리나가 쐐기골을 뽑아냈다. 몰리나가 왼발 코너킥이 그림 같은 포물선을 그리면서 골망을 흔들었다.

차두리는 이날 주장완장을 차고 로보트처럼 지칠줄 모르는 체력과 빠른 스피드를 선보이며 승리에 기여했다. 경기 후 서울 선수들은 차두리에게 달려가 포옹을 나눴다. 김도훈 감독이 이끄는 시민구단 인천은 올 시즌 도중 임금 체불 등 어려움을 극복하고 구단 최초로 FA컵 결승에 올라 명승부를 펼쳤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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