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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돈의 시대공감] 경제가 정말 살아난다고?

올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발표하면서 기획재정부는 희색이 만연했다. ‘정부의 적극적 정책에 힘입어 내수의 성장모멘텀이 확대되며 전기대비 1.2% 성장을 달성해 저성장 고리가 단절되는 결과’라는 종합평가를 내놓았다.

기획재정부 보도자료(2015년 10월 26일 발표한 2015년 GDP 흐름')를 보면 1.2% 성장은 ‘글로벌 위기로 내수가 크게 감소한 뒤 반등한 2010년 이후 5년 만에 최대’라고 했다. 성장의 내용 면에서도 ① 3분기까지 내수 성장 기여도가 전년대비 3.4%포인트(p)로 수출 감소(-1%p)를 보완했고 ② 산업별로도 서비스업?건설업 등 내수업종이 제조업 부진을 보완하여 ③ 내수 성장세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상위권(통계수집이 가능한 OECD 23개국 중 4위)이라는 것이다.

정부는 이런 ‘성장’의 결과가 재정집행 확대와 소비활성화 조치 등 메르스 사태 이후 신속한 정책대응이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한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3분기 성장 중에서 정부 소비와 정부 투자의 효과는 각각 0.3%p와 0.5~0.7%p로 합쳐서 0.8%p 이상이라고 했다.

2003년 사스 직후의 홍콩과 대만의 경제침체(2분기 지속)보다 훨씬 빠르게 벗어났음을 자랑했다. 그러면서 블랙프라이데이 효과와 개별소비세 인하 효과가 집중돼 4분기에도 내수중심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3분기 추경편성 등 재정확대가 민간 활력 제고의 마중물 역할을 하면서 4분기 민간부문 성장을 촉진할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을 내놓았다.
요약하면,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책을 내놓은 덕택에 어려운 수출여건 하에서도 내수가 살아나서 OECD 최상위권의 성장세를 기록했고 앞으로도 지속할 것이라는 말이다.

이런 가볍기만 한 기획재정부의 자기 최면적 낙관론에 대해 다음 사실을 지적하고 싶다.

첫째, 올해 경제성장률은 박근혜정부가 들어선 이후 최저 수준을 이어가고 있음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올 1~3분기 실질성장률(전년 대비)은 2.5%, 2.2%, 2.6%에 불과해 2014년 같은 분기의 3.9%, 3.4%, 3.3%에 비해서도 현저히 낮고 2013년(연간 2.9%)에 비해서도 낮다. 5개월 전인 올 5월 “보수적으로 봐도 작년 수준인 3.3% 성장률은 가능하다고 본다”던 기획재정부 장관의 ‘바쿠에서의 호언장담’은 2.6% 실적 앞에서 낯부끄럽기만 하다.

둘째, 전기대비 실질성장률은 분기 실적이 나쁘면 다음 분기에 높게 나오고 또 이번 분기가 높으면 다음 분기가 낮아지는 현상(기저효과)이 있어서 변동성이 매우 크다. 따라서 2분기 0.3% 성장 다음에 온 3분기 1.2% 성장의 한 분기 실적만으로 전체 경제를 낙관한다면 가볍다못해 경제흐름을 잘못 판단할 위험이 있다. 실제로 2003년 4분기 실질성장률은 전기대비 2.6%로 매우 높았지만 2003년 연간성장률은 2.9%로 외환위기(1998년) 때를 제외하면 1981년 이후 22년 만에 최악이었다. 2009년 3분기 실질성장률 역시 전기대비 2.8%로 높았지만 2009년 연간성장률은 0.7%로 외환위기 때를 제외하면 1981년 이후 28년 만에 최저수준이었다. 따라서 한 분기의 실적만으로 정부가 정책업적을 너무 자랑하고 강조하다보면 금방 얼굴을 붉히게 되기 쉽다.

셋째, 정부가 인정했듯이 이번 3분기 실적은 추경 등 재정집행 확대에 따른 정부소비(0.3%p)와 건설경기(0.7%p) 덕분이다. 따라서 2014년처럼 재정이 집중 투입된 이후 재원이 부족하거나 부양효과가 떨어지면 나타나는 ‘상고하저(혹은 uploading 효과)’가 재현된다면 의외로 4분기나 그 이후 성장률이 추락할 가능성이 높다. 2014년 3분기 서비스업 성장률은 전기대비 1.2%였지만 4분기에는 0.6%로 낮아졌고, 건설업도 2014년 3분기 전기대비 0.9%에서 4분기 -3.0%로 낮아졌다.

넷째, 정부가 말하는 성장모멘텀을 찾아보기 힘들다. 올 1~3분기 설비투자 증가율은 전년대비 5.0~6.8%대로 지난해 상반기(7.2~7.7%)에 비해 미미하고 지식재산생산물투자의 올해 중 성장기여는 거의 없는 셈(0.0~0.1%p)이다. 반면에 올 1~3분기 재고의 성장기여도는 0.9%p~1.3%p로 성장률(전년대비 2.2%~2.6%)의 35~50%를 차지하였다. 올 제조업 성장률은 전년대비 0.7%~1.7%로 극도로 부진한데다 서비스산업 성장률도 계속 낮아져서 3분기 2.6% 성장률은 2013년 1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다섯째, 수출이 붕괴되고 있음을 가볍게 보아서는 안 된다. 올해 들어 전년대비 순수출의 성장기여도는 -0.7%p, -1.1%p, 및 -1.3%p로 3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을 뿐만 아니라 점차 그 마이너스 폭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3분기 이후 올 9월까지 역대 최장기인 5분기 연속 수출이 감소하는 있는 가운데 10월 1~20일 수출증가율은 -16%나 됐다. 올해 울산의 수출증가율은 -21%이고 경북의 수출증가율도 -14%나 된다. 창원, 울산, 대구, 구미, 여수, 광주 전국 어디를 가도 경제가 더 어렵다고 하는데 오직 기획재정부만 성장모멘텀이 살아난다고 하니 이런 편광적인 현실인식하에서 어떻게 근본적인 경제구조 개혁이나 경제혁신 정책을 기대할 수 있겠으며 어떻게 힘들어하는 기업인을 설득·독려 할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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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