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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핼러윈, 어느새 한국 청춘들 명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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핼러윈데이를 하루 앞둔 30일 서울 이태원동의 클럽 ‘글로브라운지’ 직원들이 파티를 준비하고 있다. 이들은 ‘블러디 핼러윈(피의 핼러윈)’이라는 콘셉트에 맞게 입술과 눈가, 턱과 목 등에 피 흘리는 듯한 분장을 했다. 이날 파티엔 간호사·고양이·마녀 분장을 한 사람들은 물론 치파오 같은 전통의상을 입은 손님도 있었다. [박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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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서울 서래마을에서 마녀 복장을 한 어린이들이 길을 걷고 있다. [뉴시스]

“명절에는 친구보단 가족끼리 시간을 보내잖아요. 핼러윈은 1년 중 우리가 자유로울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인 것 같아요.”

 30일 오후 10시30분.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의 클럽 ‘글로브라운지’에서 열린 핼러윈 전야제를 찾은 신윤정(23·여)씨는 중국 전통의상인 치파오를 입고 있었다. 어두운 클럽 안에서 들리는 건 들썩이는 음악 소리 뿐, 거미줄에 걸려 있는 잘린 손목과 피 묻은 해골이 파티의 주제인 ‘블러드 핼러윈(피의 핼러윈)’을 나타내고 있었다. 파란 눈의 드라큘라, 새하얀 목에 검붉게 물린 자국이 있는 마녀, 병원 응급실 수술복 등으로 분장한 2030세대 젊은이 200여 명이 클럽 안을 가득 메웠다.

4년째 핼러윈 파티를 기획해온 이무성씨는 “화려한 옷을 입고 분장한 채 스트레스를 날릴 수 있는 유일한 날이 1년 중 핼러윈뿐 ”이라며 “이날만은 신분·나이·학업·취업·결혼 같은 사회적 압박에서 벗어나고 싶은 심리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호텔 핼러윈 파티를 찾은 홍모(26)씨는 “설과 추석 명절은 어른들과보내야 하지만 핼러윈은 우리끼리 마음껏 놀 수 있어 진짜 축제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미국의 대표적인 축제 핼러윈은 매년 10월 31일 열린다. 국내에선 영어유치원 아이들에게 자연스럽게 미국의 문화를 소개하기 위한 행사로 시작됐다. 아이들이 가면을 쓰고 “트릭 오어 트릿(trick or treat·맛있는 걸 주지 않으면 골려 주겠다)”을 외치면 과자·사탕을 주는 식이었다.

 그러다가 3~4년 전부터 핼러윈의 장소가 이태원과 홍대, 강남 등의 클럽으로 빠르게 확장됐다. 최근엔 호텔 바는 물론이고 지방자치단체까지 핼러윈 축제 개최에 가세했다. 서울시는 31일 여의도 물빛무대에서 ‘서양 귀신 꼼짝 마라!’는 주제로 핼러윈 축제를 연다. 30일 개막한 제주올레걷기 축제에도 핼러윈 분장을 한 사람들이 참가했다.

 핼러윈 관련 용품 판매도 늘었다. 옥션은 지난 열흘간(20~29일) 핼러윈 소품 판매액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59% 늘어나고, 여성용 핼러윈 의상 판매액도 24% 상승했다고 밝혔다. 사탕류 판매액은 362% 증가했다.

 핼러윈 파티 과열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미국 문화에 익숙한 젊은이들과 축제를 호재로 삼는 기업의 마케팅 전략이 결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택광 경희대 교수는 “요즘 2030세대 대부분이 어학연수, 배낭여행, 미국 드라마 등을 통해 미국 대중 문화를 익혔고 이들이 국내에서 미국 문화를 공유하는 지점이 핼러윈”이라며 “국내 젊은이들의 놀이 문화가 다양하지 않고 상업화된 미국의 문화를 탈출구로 여기는 분위기도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사회불평등을 드러내는 ‘그들만의 문화’라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대 김석호(사회학과) 교수는 “어린 시절부터 영어유치원이나 외국 생활을 통해 핼러윈을 접한 계층과 핼러윈 문화를 모르는 계층 간에는 문화적 격차가 존재한다” 고 말했다.

 ◆‘핼러윈 크라임’ 경찰 초비상=축제가 과열되면서 지난해 이태원에서는 술에 취해 저지르는 ‘주취 폭력’이 평소 금요일보다 세 배 이상 많이 발생했다. 성호용 서울 용산경찰서 경비과장은 “30일부터 이태원지구대원 등 40명이 ‘핼러윈 비상근무’를 한다”고 말했다. 31일 오전에는 박창호 마포경찰서장과 데이비드 푸스터 미8군 행정부사령관이 직접 홍대 일대를 순찰한다. 미국에서도 매년 발생하는 ‘핼러윈 데이 크라임’은 큰 골칫거리다.

글=채윤경·박병현 기자 pchae@joongang.co.kr
사진=박종근 기자


◆핼러윈(Halloween)=그리스도교의 성인(聖人)을 기념하는 만성절 전날 열리는 축제다. 악령이 집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기괴한 분장을 하는 게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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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