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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아이] 소황제의 시대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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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영준
베이징 특파원

감히 마오쩌둥(毛澤東)과 논전을 벌인 경제학자가 있었다. 마인추(馬寅初) 베이징대 총장은 1954년 전국인민대표자대회에서 “인구 증가를 억제하지 못하면 중국은 위기에 빠진다”고 경고했다. 57년엔 인민일보에 ‘신인구론’이란 제목의 논문을 싣고 계획출산을 제안했다. ‘인구=힘’이란 마오의 지론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었다. 자본가 계급의 소멸을 지향하는 사회주의체제에선 노동이 가치 창출의 가장 중요한 수단이므로 노동력의 수, 즉 인구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고 본 게 마오의 논리였다. ‘식량은 산술급수적으로 증가하지만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는 맬서스의 인구론은 착취를 정당화하는 이론으로 몰렸다. 마 총장은 베이징대에서 쫓겨났고 문화대혁명 때는 우파 분자로 몰려 수난을 겪었다.

 마오의 지론대로 중국 인구는 급격히 늘었다. 50년대까지 5억이던 인구는 64년엔 7억, 74년엔 9억명이 됐다. 먹는 문제조차 해결하기 어려워진 중국은 극약처방에 나섰다. 인류사에 전무후무한 한 자녀 정책이었다. 결국 마오보다 마 총장의 노선을 택한 셈이다. 중국 정부는 2007년 신인구론 발표 50주년을 기념하는 공식 행사를 개최하기도 했다.

 이런 내력을 가진 한 자녀 정책이 35년 만에 공식 폐기된다. 엊그제 끝난 중국공산당 18기 3중전회의 결정에 따라서다. 소수민족 등 특수한 사람에게만 인정되던 두 자녀 갖기가 모든 중국인에게 가능하게 됐다. 한 세대 동안 한 자녀 갖기로 인구구조가 극심하게 왜곡됐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경제활동인구는 줄고 이들이 부양해야 할 고령자 인구는 급속히 늘어나 국가경쟁력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 35년간의 한 자녀 정책으로 인구폭발에 따른 재앙은 막았지만 부작용 또한 적지 않았다. 종족보전이란 인류의 원초적 본능을 제한한 것이니 당연한 일이다. 최근엔 장성한 외아들이나 딸을 사고나 질병으로 먼저 잃은 노부모를 뜻하는 실독자(失獨者)들의 불행도 자주 언론매체에 회자된다. 국가정책에 순응하다 결국은 의지할 자녀가 없게 된 실독자는 국가가 부양해 줘야 한다는 논의도 있다.

 소황제(小皇帝)의 폐해도 무시할 수 없는 문제다. 중국의 젊은이들을 싸잡아 비난할 생각은 없지만 부모·조부모·외조부모의 사랑을 독점하며 응석받이로 자란 세대들이 형제들과 부대끼며 자란 이전 세대에 비해 자기중심적이고 포용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는 중국인 스스로 인정하는 바다. 이런 기질이 집단적으로 발현되면 내셔널리즘으로 치우칠 수 있다.

 한 자녀 시대는 사라지게 됐지만 소황제의 시대는 지금부터다. 30대 중반으로까지 성장한 소황제 세대가 머지않아 중국 사회를 이끌게 된다. 그런데 그 시기가 중국이 세계의 중심국가로 부상하는 때와 겹친다. 소황제로 자란 이들이 중국의 중추세대가 되는 날 어떤 현상이 나타날지 궁금해진다. 중국의 소황제들이 비약적으로 커진 국력을 등에 업고 지구촌의 진짜 황제로 군림하려 드는 일만은 없어야 할 텐데….

예영준 베이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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