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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신동빈 회장의 제안으로 이뤄진 빅딜

신동빈(60)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 1990년 일본 노무라증권을 퇴사하고 롯데케미칼(당시 호남석유화학) 상무이사로 한국 경영에 처음 참여했다. 지난 7월15일 일본롯데홀딩스 대표로 선임되면서 한국과 일본 롯데를 총괄하는 ‘원 리더’ 자리에 오른 지 이틀만에 롯데케미칼 현장을 찾기도 했다. 재계에서는 롯데그룹을 대표하는 진정한 총수직에 오른 이후 첫 현장경영을 롯데케미칼에서 시작했다는데 중요한 의미를 뒀다.

그만큼 롯데케미칼과 화학 부문에 대한 신 회장의 애정이 각별하다는게 그룹 고위 관계자들의 공통된 전언이다. 현재 정책본부에서 브레인 역할을 맡고 있는 황각규 사장 또한 롯데케미칼에서 신 회장을 보좌했던 인물이기도 하다.

롯데그룹은 30일 삼성그룹의 화학 계열사인 삼성SDI 케미칼 사업부문(지분 90%), 삼성정밀화학(지분 31.5%), 삼성BP화학(지분 49%) 등 3개사를 인수하는 계약을 했다. 인수가액만 3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계약으로 롯데그룹은 물론 국내 화학업계 최대 빅딜이다. 석유화학에 이어 정밀화학 분야에 이르기까지 종합석유화학그룹으로 도약하려는 신 회장의 꿈이 25년만에 이뤄진 것이다.

롯데그룹은 이번 계약에 대해 “신동빈 회장이 (삼성그룹에) 제안해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평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주기적인 만남으로 친분을 유지해오던 신 회장이 삼성의 비주력사업 분야 정리 문제로 고심하던 이 부회장에게 직접 제안하면서 이뤄진 거래라는 것이다.

롯데그룹 측은 “다음 달 삼성SDI 케미칼 사업부문 분할 이사회와 내년 2월 신규 법인설립, 실사와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승인 등을 거쳐 내년 상반기 중 인수를 마무리할 것”이라면서 “인수하는 삼성그룹 화학사 임직원들의 고용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롯데케미칼의 지난해 연결 매출은 14조9000억원으로, 이번에 인수하는 삼성 계열사의 매출 4조300억원을 합치면 20조원에 이른다.

이응주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기업인수합병(M&A)은 범용 합성수지와 화섬원료가 주력인 롯데케미칼 입장에선 반드시 필요했던 M&A였다”고 말했다. 화섬원료 등이 이미 공급과잉이고 나머지 전망도 밝지 않은 상황에서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일이 급선무였다는 것이다. 특히 고부가 합성수지(ABS)나 PC(폴리카보네이트) 등의 원재료를 롯데케미칼이 자체적으로 생산중이어서 수직 계열화를 강화시킬 수 있다는 전망이 많다. 그러나 일각에선 바로 이런 점때문에 ‘중첩된 분야에 과도한 돈을 투자한다’는 시각도 있다. 들인 돈에 비해 향후 이익을 장담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충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케미칼은 지금도 고부가 합성수지(ABS) 자체 생산이 크게 어렵지 않은데 3조원을 투자해 이 분야 사업을 인수한다는 것은 다소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더욱 큰 문제는 3조원에 달하는 인수대금이다. 롯데는 지난 3월 국내 렌터카 시장 1위 업체인 KT렌탈을 1조200억원에 인수하는 딜을 마무리했고, 지난 5월말에는 미국 뉴욕 맨해튼의 ‘더 뉴욕 팰리스 호텔’을 8억500만달러(약 8920억원)에 사들이기도 하는등 2010년 이후 거침없는 인수합병(M&A)으로 현금흐름에 문제가 생겼다는 전문가 지적이 있기도 했다. 롯데 측은 “롯데케미칼 내 사내유보금과 계열사 사채발행 등을 조합하면 3조원 자금조달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특히 롯데 계열사들의 신용등급이 최상위등급인 A++인 곳이 많아 자금조달에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이번 M&A로 동생 신 회장이 형 신동주(61) 전 일본롯데 부회장과 벌이고 있는 경영권 분쟁에서 보다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이같은 빅딜 논의가 경영권 분쟁 이전에 시작됐겠지만, 신 전 부회장이 어떤 훼방을 놓더라도 지속적인 비전제시를 통해 어떤 길이 가야할 길인지를 보다 명확하게 보여주려는 의도가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심재우ㆍ이현택 기자 jw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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