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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식의 레츠 고 9988] “유족·본인 연금 합해 204만원 안 되면 깎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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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북에 사는 곽모(63·여)씨는 국민연금 8만9420원을 받다가 남편이 지난해 숨지면서 유족연금(6만4250원)이 겹쳤다. 국민연금공단이 “둘 다 받을 수 없다”고 해서 금액이 큰 본인 것을 택했다. 그랬더니 유족연금의 20%(1만2850원)만 추가돼 10만2270원을 받는다. 장모(62·여)씨는 11만5330원의 연금을 받던 중 남편과 사별했다. 남편 유족연금(14만9670원)이 많아 그걸 선택했더니 본인연금은 사라졌다.

민주정책연구원 ‘선진화 방안’
초과분만 절반 삭감 바람직
유족연금 지급률 연도별 세분화
재혼해도 연금 받을 기회 줘야


 국민연금은 한 사람이 두 개 이상의 연금을 동시에 받지 못하게 돼 있다(중복조정제도). 국민의 보험료로 조성한 재정이니만큼 한 사람에게 과도한 혜택이 가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두 여성은 두 개 연금을 합한 금액이 최저생계비(1인 가구 62만원)에 훨씬 못 미치는데도 중복이라는 이유로 삭감됐다. 이런 이유로 노인 여성을 빈곤에 빠뜨리고 ‘용돈 연금화’를 심화시킨다는 비판이 나온다. 올 들어 중복조정(2894명)된 연금이 최저생계비에 못 미치는 사람이 84%다. 2007년 이후 중복조정(본인연금+유족연금의 20% 선택한 사람)된 3만7387명의 평균 연금이 35만2390원에 지나지 않는다.

 용돈연금 문제를 지적한 본지 기사(27일자 1, 4, 5면)에 대해 새정치민주연합의 싱크탱크인 민주정책연구원(원장 민병두 의원)이 29일 ‘유족연금 선진화 방안’을 내놨다. 민 의원은 “이혼소송 등에서 보듯 부부 재산은 부부가 같이 형성한 것으로 인정하는 추세이고, 연금도 마찬가지다. 한 명이 사망할 경우 상당한 정도가 승계돼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민 의원은 “용돈 연금을 없애고, 각종 불합리한 점을 개혁하라는 게 시대적 요구다. 유족연금도 국회 특위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구원은 두 개의 연금을 합쳐 전체 가입자 3년치 평균소득(204만원)이 안 되면 둘 다 온전히 지급하고 초과할 경우 초과액의 절반만 깎자고 제안한다. 현재 연금 최고액이 160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중복조정으로 감액되는 경우가 거의 없게 된다. 연구원 이훈희 부연구위원은 “현재 연금이 ‘미니 연금’에 불과한데 중복조정으로 양자택일을 강요함으로써 저소득가구를 양산하고 있다”며 “독일의 경우 200만 명 이상이 중복 수령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행 유족연금 산정 방식 개선안도 제시했다. 지금은 사망자의 국민연금 가입 기간이 10년 미만이면 기본연금액(사망자가 20년 가입했다고 가정)의 40%, 10~19년이면 50%, 20년 이상이면 60% 등 3단계로 나뉜다. 연구원은 세 단계로 나누지 말고 가입 기간이 1년 늘면 연금지급률을 1%포인트 올리거나 지급률을 60%로 통일하자고 제안했다. 또 사망자의 연금 가입 기간에다 은퇴까지 남은 연령을 더해 기본연금액을 산정하자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10년 가입하나 19년 가입하나 유족연금이 같게 지급되는 불합리가 사라진다.

 재혼하면 유족연금이 사라지는 문제점도 건드렸다. 지금처럼 유족연금을 받을 수도 있고, 사망자의 연금 가입 기간을 사별 시점에 배우자가 나눠 갖게 하자는 것이다. 분할연금(이혼연금)과 비슷하다. 본인 연금 가입기간에다 이를 얹으면 노후연금이 커진다. 재혼해도 사라지지 않는다. 만약 재혼할 생각이 없다면 현재의 방식을 택하면 된다.

 연구원은 또 연금 소멸 기준을 완화했다. 지금은 유족연금 수령자의 월소득이 204만원을 넘으면 연금이 통째로 사라진다. 연구원은 자녀가 한 명이면 지금처럼 하고, 두 명 이상이면 이 기준을 점진적으로 400만원으로 올리자고 제안했다. 가구별 특성을 감안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신중하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유족연금은 사망자의 기여(보험료)에 대한 연금인데, 이를 너무 높이면 성실하게 보험료를 내서 자기 연금을 받는 사람과 형평성에 맞지 않다”며 “두 개의 연금이 왔을 때 ‘본인연금+유족연금의 20%’를 지급하는 것을 30%로 올리는 안을 담은 법률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돼 있기 때문에 이 선에서 우선 개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신성식 복지전문기자 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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