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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체 않고 가슴 여는 어른, 또 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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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턴’은 온라인 쇼핑몰 회사의 30대 CEO 줄스(오른쪽)와 시니어 인턴으로 입사한 벤의, 세대와 성별을 넘어선 우정을 그린다. [사진 워너브러더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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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인턴’의 흥행 뒷심이 대단하다. 지난달 24일 개봉한 이후 한 달 넘게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지키며 누적 관객 320만 명을 넘어섰다. ‘70세 할아버지가 온라인 쇼핑몰 회사에 인턴으로 입사한다면?’이라는 흥미로운 질문으로 시작하는 이 영화는 은퇴 이후의 삶, 세대 간의 소통, 워킹맘의 고충 등 생활 밀착형 주제를 유쾌하게 풀어내며 관객의 공감을 얻었다.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서 일가를 이룬 낸시 마이어스(66·사진) 감독의 내공이 빛을 발한 작품이기도 하다. ‘왓 위민 원트’(2000) ‘사랑할 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2003) 등으로 한국 관객에게 친숙한 마이어스 감독을 29일 e메일로 만났다. ‘인턴’의 제작·각본·연출을 맡은 그는 “한국 관객의 환상적인 반응에 정말 행복하다”며 “마음 같아선 한국 극장으로 날아가 관객들의 웃음소리를 듣고 싶고, 함께 눈물을 맛보고 싶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낸시 마이어스 감독 인터뷰

 우선 그에게 70세 인턴 벤(로버트 드 니로)이란 캐릭터를 어떻게 구체화 시켰는지 물었다. 영화의 흥행 뒤엔 벤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전화번호부 제작 회사에서 40년 근속한 베테랑 직장인이자 권위의식과는 결별한 지혜로운 노인으로, 젊은 세대가 꿈꾸는 이상적인 어른이다. 마이어스 감독은 “내 아버지 세대의 사려깊은 남자가 투영됐다”고 말했다. “신사적이고, 양복을 즐겨 입으며 빌리 홀리데이와 레이 찰스를 즐겨 듣는 세대다. 과거에 경의를 표할 줄 아는 현대인이고, 그것이 그의 강점이자 내가 생각한 핵심 가치”라며 “은막에선 오랫동안 없던 캐릭터지만 우리의 삶에선 아직 남아있다고 믿는다. 실제로 주위의 많은 남자들이 (벤처럼) 손수건을 사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시니어 인턴’이란 설정도 신선했다. 감독은 코미디의 재료로 인턴을 쓰기 시작했지만, 점차 그 안에 더 많은 메시지가 들어있음을 깨달았다고 했다. 예컨대 은퇴 생활자의 새로운 도전이나 세대를 넘은 우정 같은 것 말이다. 한국에선 정규직 취직이 힘들어 ‘인턴 세대’로 통하는 20대들에게 공감을 얻었다.

 한국 청년들에게 특별한 조언을 부탁하자 마이어스 감독은 역시 벤을 예로 설명했다.

 “벤처럼 자기 수준에 안 맞는 일이라도 불평하지 않고 열심히 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벤은 CEO인 줄스(앤 해서웨이)의 재킷을 세탁하고, 커피를 배달한다. 결국 줄스도 벤의 노력을 알아차리고, 벤을 곁에 두고 일하는 것이 자신과 회사에 이득이란 걸 알게 된다. 내 경험에 비추어볼 때 성실성도 재능인 것 같다.”

 영화는 30대 젊은 CEO인 줄스를 통해 일과 가정 사이에서 줄타기 하는 워킹맘의 고단함도 보여준다. 마이어스 감독은 “두 딸을 키운 워킹맘으로서 그 어려움을 나도 알고 있다. 다행히 나는 매년, 매일 영화를 만든 게 아니라 쉬는 기간에 가족을 돌볼 시간이 있었다. 일하는 부모들에게 항상 측은한 마음이 든다. 이들에게 일과 가정을 둘 다 잘 지키는 데 정답이나 쉬운 길은 없다는 걸 얘기해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1980년 코미디 영화 ‘벤자민 일등병’의 각본과 제작을 맡아 영화계에 발을 들인 그는 98년 ‘페어런트 트랩’으로 연출까지 영역을 확장해나갔다. 지난 30여 년간 다양한 영화를 통해 위로와 공감의 메시지를 전해온 감독은 “ 다른 사람들의 삶을 가혹하게 판단하지 말고 이해하는 것이 나의 영화 철학”이라고 말한다. 어쩌면 감독의 이런 태도가 그의 영화 속 인물들을 생생하게 만드는 것일지 모르겠다. 이제 벤의 나이에 가까워지고 있는 감독은 “아이들을 다 키워내고 마음을 뺏길 일이 적어진 지금이 내 인생에서 무척 흥미로운 시기”라고 했다. 영화 감독으로서 새로운 도전을 예고하는 듯하다.

김효은 기자 hyo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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