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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ssia 포커스] 여름·겨울 온도차 60도 '노릴스크'…6월에야 눈이 녹는 '딕손'?

러시아의 동토는 경이로운 곳이다. 아이들은 영하 50도에도 등교하고 젊은 아가씨들은 꽁꽁 어는 추위에도 속이 비치는 얇은 스타킹으로 멋을 낸다. 애들도 그렇다. 칼바람 속에서도 통통한 아이 얼굴이 힘을 뿜어내듯 붉다. [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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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에는 겨울철 날씨가 영하 30도로 떨어져도 현지인들이 춥다고 생각하지 않는 곳이 있다. 극한의 혹독한 추위로 잊을 수 없는 여행을 약속해 주는 도시 다섯 곳을 골라 직접 가봤다.

'동장군도 꽁꽁'…러시아서 가장 추운 5곳
매머드 박물관의 '야쿠츠크'
순록 썰매로 유명한 '두딘카'
혁명가 유배지 '베르호얀스크'


러시아 시베리아 북부의 삶은 거의 끝없이 이어지는 겨울의 삶이다. 발 밑에서 눈이 사각사각거리는 극지의 밤은 칠흑같이 어둡다. 만(灣)들도 꽁꽁 얼어붙는다. 이곳에서 가장 실용적인 신발은 펠트장화와 털장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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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하 공화국의 수도 ‘야쿠츠크’=“야쿠츠크(모스크바에서 4880㎞ 떨어짐) 공항에 도착했을 때 사람들이 나를 샅샅이 뜯어보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내 외모 때문은 아니었다. 이곳 사람들은 ‘관광객’인 내가 옷을 어떻게 차려입고 자기들이 매일 겪는 동장군을 겪어내려 하는지 보고 싶어 했을 것 같다.” 현지를 다녀온 스위스 사진작가 스티브 런커가 전했다.

실제로, 한겨울에 정말 두툼하고 따뜻한 옷을 입지 않고 러시아에서 가장 추운 도시에 간다는 것은 위험천만한 생각이다. 사하 공화국의 수도 야쿠츠크의 평균 기온은 섭씨 영하 40~50도다(최저 기온 기록은 영하 64도).

극한의 상황이어도 다이아몬드와 통나무 기둥 위에 지은 집(영구동토층 때문에 토대 구축에 오랜 시간이 걸리고 비용도 많이 든다), 매머드로 유명한 이 도시의 인구는 약 30만 명이다. 야쿠츠크의 연인 한 쌍은 영하 30도에서 22분 동안 키스를 해서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겨울에 야쿠츠크를 둘러보기에 좋은 전략은 거대한 화석들이 들어선 매머드 박물관에서 펠트장화를 신어보게 하고 모든 종류의 얼음에 관해 이야기해 주는 영구동토 박물관이다. 세계 여러 민족의 호무스(Khomus·민속악기)를 모아 놓은 박물관에서 다이아몬드 전시관으로 옮겨 다니며 문화 공간들을 둘러볼 수 있다. 또는 레스토랑에 들러 화이트피시(흰 생선살)와 순록고기, 어린 말고기를 맛볼 수도 있다.

◆가장 춥고 환경 열악한 ‘노릴스크’=크라스노야르스크 변강주 북부에 있는 노릴스크(모스크바에서 2878㎞ 떨어짐)는 시베리아에서 가장 춥고 환경이 가장 열악한 도시다. 이곳에서는 팔라듐과 플라티늄·금·은·니켈·코발트·구리가 채굴된다. 하지만 노릴스크는 겨울철 영하 30도와 여름철 영상 30도를 경험할 수 있는 아름답고 흥미로운 도시다. 예를 들면 지역 박물관에 가면 노릴스크 강제노동수용소 수감자들의 편지도 읽어 볼 수 있고 샤먼들과 에벤키족, 느가나산족의 전통 의상 같은 희귀 민속품들도 살펴 볼 수 있다. 추운 날씨 속에 산책을 마치고 슈퍼마켓에 들러 순록고기로 만든 러시아식 만두 펠메니를 사서 저녁을 먹으면서 옐레나 체르니쇼바가 노릴스크의 밤과 낮을 찍은 사진들을 볼 수도 있다. 체르니쇼바(러시아 사진 작가)는 이 사진들로 세계 보도 사진상을 수상했다.

◆러시아 최북단 ‘딕손’=딕손은 크라스노야르크 변강주 카라 해 연안에 있는 러시아 최북단 도시(모스크바에서 2729㎞ 떨어짐)다. 러시아 최대 항구가 있었던 소련 시절 이곳은 ‘눈 덮인 북극의 수도’로 불렸다(한편 여름에는 딕손까지 예니세이 강을 따라 배로 갈 수 있다).

딕손의 기후는 노릴스크보다 더 혹독하다. 극지의 밤은 칠흑처럼 어둡고 기온은 9월이면 벌써 영하로 떨어진다. 눈은 6월에 녹아 없어지지만 조금 더 늦게 내리는 때도 가끔 있다. 스키 경기는 보통 5월에 열린다. ‘검은 눈폭풍’도 종종 발생한다. (너무 거세 온통 캄캄해지기 때문에 이렇게 부른다) 초속 40m 이상의 풍속으로 눈보라가 일어나 폭풍으로 바뀐다. 현지 주민들의 말에 따르면, ‘검은 눈폭풍’이 발생하면 집에서 기르는 개들(문 앞에서 키우는 개들)과 해안에 많은 연료통들이 공중에 날아 다니기 시작한다.

하지만 딕손에서는 얼음에 뒤덮인 북극 끝에 서서 카라 해의 힘을 느껴 보고 힌돌고래와 물개를 볼 수 있다. 북극광도 당연히 볼 수 있다.

◆베르호얀스크=작은 도시 ‘베르호얀스크’(모스크바에서 4675㎞ 떨어짐)에는 1000여 명 남짓의 사람이 산다.(여기선 옛날엔 귀양 온 사람들이 주로 살았으나 지금은 과학자들이 많이 산다) 흥미로운 점은 과학자들과 기상학자들이 베르호얀스크와 오이먀콘(두 도시 모두 야쿠티야에 있다) 중에서 어떤 도시가 진짜 ‘한극’이냐를 두고 지금도 논쟁을 벌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지구에서 가장 추운 두 도시의 일반 주민들에게 이런 논쟁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영하 2~3도의 온도 차이는 겨울에는 오이먀콘에서나 베르호얀스크에서도 혹독한 추위가 집 문턱까지 파고든다는 사실을 바꿔놓지 못한다.

베르호얀스크가 19세기부터 데카브리스트 같은 혁명가들이나 모반자들의 유형지였다는 사실은 놀랍지 않다. 예를 들면 러시아계 폴란드인으로 민족지학자이자 시베리아 탐험가였던 바츨라프 세로

스키 는 이곳에서 12년간(1880~1892) 유형을 살았다. 하지만 세로셰스키는 폴란드에서 얼음으로 뒤덮인 이곳으로 왔을 때조차도 실의에 빠지지 않았다. 그는 야쿠트 여자와 결혼했고 현지에서 민족지학을 연구하기 시작해 마침내 ‘야쿠트족: 민족지학 연구 경험’을 집필했다. 사실, 북극의 기나긴 밤에 달리 할 일이 또 뭐가 있을까?

◆‘순록 사육의 날’ 두딘카=두딘카는 매년 3월이면 두딘카와 신다스코·포타포보·포피가이 등 이웃 마을들에서 열리는 ‘순록사육의 날’에 맞춰 가야 한다. 추운 이날에는 네네츠인과 에벤키인·돌가크인·느가나산인·에네츠인이 최고의 민속 의상을 차려입고 순록 썰매 경주를 벌인다. 이 경주는 드물게 볼 수 있는 광경이다. 현지 토착민
들은 보통 멀리 떨어진 툰드라에서 유목생활을 하기 때문이다. 또 두딘카의 ‘무쿠스투르’ 공방이나 ‘민속공예의 집’에서는 민속 문양으로 수놓은 순록 털장화를 살 수도 있다. 현지 추위에 끄떡없을 정도로 품질이 뛰어나다. 야쿠츠크처럼 이곳에서도 머나먼 동토의 기억을 떠올려줄 브로치와 매머드 상아로 만든 장신구 등 희귀 귀금속을 살 수 있다.

안나 그루즈데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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