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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ssia 포커스] 시리아 난민 아흐마드 "내 한 몸이면 몰라도…가족 위해 안전한 모스크바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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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에서든 서양에서든 ‘집이 최고’라고 말한다. 하지만 전쟁으로 파괴된 조국을 떠나 유럽으로 정처없이 떠나는 많은 시리아 난민에게는 먼 나라 얘기나 마찬가지다. 지금은 모스크바 남서부의 아파트에 살게 된 시아파 이슬람교도 아흐마드(40·사진)에게도 그렇다.

2011년 정치 혼란 속 폭격 이어지고
급진파가 이단자로 몰아 재산 몰수

관광 비자로 러 도착, 피란처 생활
러시아 정부 난민 지위 연장 거부
공항 환승 구역서 미아 될까 걱정

2011년 시리아 내전이 발발했을 때 아흐마드의 가족이 살고 있던 집, 학교 위로 포탄이 날아들었다. 많은 이웃 사람이 죽었다. 아흐마드는 아내와 두 아이를 살리기 위해선 피란을 떠나야 한다고 생각했다.

아흐마드는 “내 한 몸은 몰라도 가족을 보살피기 위해 더 안전한 곳을 찾고 싶었다”며 “그래서 우리는 모스크바로 왔다. 우리는 유엔 난민기구에 난민 신청서를 제출했고 난민기구가 추천서를 써줬다”고 말했다.

아흐마드는 시리아에서 내전이 시작되기 전까지 시리아의 수도 다마스쿠스에서 약 6.5km 떨어진 작은 도시 알말리하에서 살았다. 그는 의류사업과 양계사업을 동시에 했다. 아내는 다마스쿠스에서 학교 교사로 일했다.

2011년 정치적 혼란에 이어 폭격과 총격이 시작되면서 아흐마드의 상점이 파괴되었다. 급진파가 그를 이단자로 간주해 재산을 압수했다. 아흐마드가 다마스쿠스로 떠나려고 했을 때 폭격은 점점 더 심해지기 시작했다.

아흐마드는 2013년에 관광 비자로 러시아로 피해 임시 피란처를 받았고 모스크바의 한 식당에서 일했다. 하지만 2014년 러시아 이민청은 그의 난민 지위 연장을 거부했다. 당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에서 일어난 분쟁을 피해 러시아로 대거 유입된 난민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아흐마드는 현재 자신의 난민 지위에 대해 법원의 결정을 기다리는 가운데 러시아에서 계속 합법적으로 살고 있다. 아흐마드와 그의 아내는 자신들이 러시아에 정착해 아주 잘 동화되었다고 느낀다. 자녀들도 성공적으로 적응했다. 아이들은 이곳에 온 지 2년밖에 안 됐지만, 러시아어를 악센트가 거의 없이 유창하게 구사한다. 현지 학교에 다니면서 러시아 학우들과 이웃 자녀들과도 친구가 되었다.

“나와 아내가 러시아어를 잘 하지 못하기 때문에 아이들이 우리를 놀려 줄 셈으로 자기들끼리 러시아어로 말한다”며 아흐마드는 웃었다. “우리 아이들이 러시아어 공부를 더 했으면 좋겠다. 우리는 어쩌면 영원히 이 곳에 있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아흐마드가 러시아에 남아 살려면 직면할 수밖에 없는 핵심 문제는 한마디로 신분 증명 서류다. 그에게는 난민 지위가 있지만 러시아에서 생활을 쉽게 하려면 신분 증명 서류가 필요하다. 그가 모스크바를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없고 자신과 가족을 부양할 수 있는 확실하고 안정된 직업을 찾을 수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는 모스크바에 이미 자리 잡은 시리아 친구들의 도움을 받고 있다.

아흐마드는 안정과 자립, 자녀의 미래를 가장 염려한다. 그는 “이곳에서 보통 사람으로 살 수 있도록 모든 서류를 갖춰 자립하고 싶다. 그저 안정이 필요할 뿐이다. 사업도 하고 싶다. 커피 가게를 열어 우리 아이들에게 안전하고 근사한 미래를 제공해 주고 싶다”고 말한다. 그는 “자신의 예측하기 어려운 입장을 심리적으로 극복하기 어렵다”고 말하면서 “언젠가는 서류를 갖춰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일도 할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아흐마드가 걱정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또 다른 시리아인 하산(40)은 심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는 러시아에 남기가 어려워지자 터키를 거쳐 유럽에 들어가려고 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을 받아줄 나라가 없어 러시아 공항의 환승 구역에 갇히게 됐다. 그는 현재 공항에 갇혀 한 달 이상 보내고 있다고 Russia포커스에 말했다.

이것은 어쩌면 유럽 국가들의 국경에 갇혀 경찰 기동대와 맞닥뜨리는 수천 명의 다른 절망적인 시리아인 앞에 놓인 악몽 같은 시나리오는 아닐지 모른다. 하지만 중간지대의 삶이 전쟁 지역의 삶보다는 조금 더 나을 수도 있다.

이런 상황과 관련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 공보실장은 “시리아인들이 러시아를 경유지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지만, 현재의 위기를 낳고 있는 정책을 추진하는 나라들이 파국적인 상황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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