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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ssia 포커스] '중동에서 큰 파티는 한 번도 없었다'…강대국들 역사적 교훈 잊어선 안 돼?

2015년 가을은 러시아 정치사에서 또 하나의 이정표가 되고 있다. 러시아는 4반세기 여 만에 처음으로 대규모 해외 군사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이번 작전의 계기는 ‘정치적으로 올바른’ 중재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완전히 전략적인 차원에서 나왔다. 러시아는 테러 격퇴를 위한 국제 연합 결성을 촉구하고 있지만, 독자적으로라도 작전할 준비가 돼 있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러시아가 자국 국경 밖 멀리에서 군사 작전을 수행하게 된 동기는 이해할 만하다. 러시아가 불법으로 간주하는 이슬람국가(IS)는 의심할 여지 없는 러시아의 적이다. 여기에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정치 감각도 발휘됐다. 그는 상황을 타개할 기회를 포착하며, 다른 사람들의 이니셔티브에 반응하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이니셔티브에 반응하도록 했다. 러시아가 군사적 기회를 과시하는 것은 목표가 아니다, 그것은 하나의 사실이다. 이란에서 레바논에 이르기까지 역내 주요 파트너 그룹이 형성된 것도 마찬가지다.

위험 요인들은 훨씬 더 분명하다. 러시아는 분쟁 당사자 가운데 하나인 시리아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 편에 서서, 이슬람 세계의 수니파 다수에 맞서 시아파 소수와 (일시적이나마) 연대하며 종교 전쟁에 사실상 참여하고 있다. 그러려면 신중한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러시아 이슬람의 종교적 특성을 고려할 때 국내 정치에서 피해 규모가 클 수도 있다.

이슬람 테러리스트들에게 심각한 피해를 가하는 것은 거의 모든 관련 진영에게 이익이다. 하지만 러시아의 작전이 성공하면 러시아의 영향력뿐 아니라 시리아 알아사드 정권의 입지도 강화될 수 있기 때문에 미국과 그 동맹국들의 태도는 확실히 부정적일 것이다. 러시아와의 직접적인 대립으로 이어지게 될지는 예단하기 어렵다. 모두가 과거 경험에서 어떤 교훈을 얻었을 가능성이 있다. 어쨌든 최상의 경우 주요 행위주체들은 중립을 유지할 것이다. 하지만 불꽃 튀는 정보 전쟁은 피할 수 없으며 이미 시작됐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전쟁에서 주요 강대국들의 딜레마는 이 전쟁에서는 승리 개념이 없다는 것이다. 군사 작전들은 거의 전적으로 정권 교체를 목적으로 수행됐고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리비아에서는 이 목적이 최종적으로 달성됐다. 하지만 승리를 공개적으로 선포하는 것은 꺼려했다. 게다가 바람직하지 않은 권력 자체는 한 번도 말살되지 않았다. 군사적인 성공을 거둔 승리자는 국가 건설에 뛰어들어야만 했고(아프가니스탄·이라크) 여기에 큰 비용을 들어갔지만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또는 그 나라를 폐허 속에 남겨 놓은 채 물러나야만 했다(리비아). 어쨌든 ‘퇴각 전략’을 탐색하는 것이 결국 모든 군사 작전의 목표가 되었다.

물론 러시아의 시리아 군사 작전과 2000년대 초 미국과 나토의 군사 작전 사이에는 기본적으로 하나의 차이가 있다. 러시아는 현 정권을 교체하려 하지 않고 오히려 유지, 강화하려고 한다.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정통성이 없고 시리아 영토의 상당 부분을 효과적으로 통제하지 못하는 현실에 대해 뭐라고 말하든 세력이 상당히 약화됐다 해도 정규군 및 행정기구와 협력하는 것은 반군을 지원하는 것보다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한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이는 목표한 상황이 계획대로 전개되지 않을 경우 ‘퇴각 전략’ 문제에 해답을 주지 못한다.

미국 공군은 시리아 위기 시 기지가 있는 터키로 돌아가면 되지만 시리아에 주둔하는 러시아 공군은 이 나라에 주둔하고 있어 돌아갈 길이 없다는 게 문제다.

모든 전쟁은 어느 순간 정치적 편의주의를 압도하는 자체 논리를 갖고 있다. 그래서 소용돌이에서 벗어나기가 어렵다. 이는 중동에서 큰 파티를 벌이려고 했던 거의 모든 강대국의 경험에서 입증되고 있다. 중동의 역사는 한 가지 교훈을 가르쳐 준다. 중동에서는 상황이 계획대로 진행된 적이 한 번도 없었다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이를 잊어서는 안 된다.

표도르 루키야노프 민간 외교자문단체 ‘외교국방정책회의’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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