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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tech NEW trend] 미국 백화점들 아웃렛에 꽂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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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판매? 우리는 안 합니다. 백화점 같은 회원제나 제휴카드도 없고요. 상품을 사라고 권하지도 않죠. 싸고 좋은 물건을 빨리 발견해서 채가는 ‘보물찾기’가 전부입니다.”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의 아웃렛 전문업체 ‘로스’의 뉴저지주 해밀턴타운십 매장. 제이슨 어니(42) 뉴저지주 지역 매니저는 “우리 고객들은 모두 ‘보물 사냥꾼(treasure hunter)’이 돼야 한다”며 웃었다. 약 2300㎡의 매장은 여성복·아동복·침구·생활용품 등 품목별로 브랜드 구분 없이 빽빽하게 상품이 진열돼 있었다. 옷뿐 아니라 스케이트 보드에 과자·진공이불팩까지 온갖 상품이 다 모였다.

 하지만 사이즈도 들쭉날쭉하고, 단 한 개밖에 없는 제품도 많았다. 케리 지오다노(38) 점장은 “창고 없이 매장에 나와 있는 물건이 전부”라며 “제품이 수시로 들어오는데다, 금방 팔리기 때문에 매장 진열도 매일 바뀐다”고 말했다. 할인율은 20~60%에 달한다. 하지만 재고를 따로 관리하지 않고 다 팔릴 때까지 할인율을 계속 올리기 때문에 값이 80% 넘게 떨어질 때도 있다. 망설이다가는 순식간에 원하는 물건을 놓칠 수 있다. 지오다노 점장은 “원하는 상품이 있는지 매장에 직접 와서 보고 사갈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매일 방문하는 손님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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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스는 급성장 중이다. 2000년엔 409개 매장, 매출 27억 달러(당시 약 2조7000억원)였다. 그러나 2010년엔 988개 매장, 매출 79억 달러로 늘었다. 지금 매장은 1250여개다. 올해만 70개를 새로 연다. 8~9년 안에 점포 수를 두 배인 2500개로 늘릴 계획이다.

 최근 백화점은 온라인 쇼핑업체에 밀려 매출이 주춤하다. 하지만 로스나 TJ맥스·마셜 같은 아웃렛은 미국 유통 시장을 야금야금 장악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커스터머 그로스파트너스에 따르면 올해 미국 백화점의 총매출은 590억달러(약 66조8000억원)로 2009년보다 8% 감소할 것으로 우려된다. 반면에 아웃렛 매출은 420억달러로 56% 늘어날 전망이다. 로스의 제이슨 어니 매니저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아웃렛이 인기”라며 “10년 전만 해도 여성복 위주였는데 가구와 생활용품·계절 상품 비중이 점점 커진다”고 말했다.

 이렇게 상황이 바뀌면서 지금까지 아웃렛을 운영하지 않던 백화점도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미국 최대 백화점인 메이시스도 지난달 할인매장 ‘백 스테이지’를 열었다. 20일 찾은 메이시스 백스테이지 뉴욕 퀸스점은 로스와 비슷했다. “개점 광고가 붙었을 때부터 벼르다가 옷을 사러 왔다”는 마가렛 코워치(65) 고객은 “은퇴한 뒤 수입이 줄어 아웃렛을 찾아다닌다”고 말했다. 코워치는 “마셜에서 폴로 겨울재킷 아웃렛 가격이 처음엔 100달러였는데, 1주일 뒤 50달러였다가 2주일 뒤 25달러로 내렸을 때 얼른 샀다”고 자랑하면서 “어느 곳이나 생활비가 오르고 수입은 줄어드는 것 같다. 한국도 마찬가지 아니냐”고 물었다.

 메이시스 뿐 아니라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백화점 ‘로드앤드테일러’도 다음달 뉴저지주 퍼래머스에 처음으로 아웃렛을 열 예정이다. 이날 저녁엔 뉴욕 다운타운에 있는 아웃렛형 백화점 ‘센추리21’을 방문했다. 평일인데도 8개 층이 모두 고객으로 북적였다. 카트를 양손으로 두 개씩 밀고 다니는 쇼핑객도 많았다. 랑방·콜한 같은 유명 디자이너 제품을 비롯해 상품을 40~65% 상시 할인 판매하기 때문이다. 아예 ‘아웃렛’을 모아 놓은 ‘전문 쇼핑몰’까지 생겼다. 로드앤테일러가 첫 아웃렛을 설립할 예정인 패러무스의 ‘버겐몰’에는 각 백화점의 아웃렛이 몰려있다. 색스피프스애비뉴 백화점의 오프색스, 니만마커스 백화점의 래스트콜, 블루밍데일 백화점 아웃렛, 노드스트롬 백화점의 노드스트롬랙 등 7개 아웃렛이 입점해 있다. 21일 오전 10시에 찾은 버겐몰 주차장은 차로 꽉꽉 들어차 있었다. 남녀노소가 쇼핑백을 들고 아웃렛 순례를 하고 있었다. 인근 주민인 제이슨 리(48)는 “3년 전만 해도 장사가 안돼 망해가던 쇼핑몰이었는데 아웃렛들이 들어서면서 상황이 역전됐다”고 했다.

 백화점 매장도 달라지고 있다. 단일 백화점으로 세계 최대 점포인 메이시스 백화점 뉴욕 본점은 매장을 다시 꾸미면서 아웃렛식 전략도 채택했다.

20일 찾은 메이시스의 여성 구두 매장엔 ‘상시 할인 방’이 세 곳이나 있었다. 방마다 고객들로 붐볐다. 각 브랜드 매장별로 판매하던 할인 제품을 한 방에 모아놓고 브랜드 구분 없이 사이즈별로 진열해 팔고 있었다. 백화점 안의 ‘미니 신발 아웃렛’인 셈이다. 칼튼 스펜스(48) 메이시스 스타일리스트는 “언제든지 이곳만 찾아오면 할인하는 구두를 살 수 있다고 소비자에게 각인시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뉴욕·퍼래머스·해밀턴타운십=구희령 기자 hea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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