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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빵 넘어 코팡으로 … 파리에 간 동네 빵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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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둥이’ 제빵기업인 SPC그룹이 창립 70주년을 맞았다. 파리바게뜨 등을 보유한 SPC그룹은 28일 “2030년까지 매출 20조원·일자리 10만개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그룹의 전신인 황해도 옹진 ‘상미당’ 전경. [사진 SPC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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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빵 판매 비수기를 극복하게 해 준 ‘삼립호빵’. [사진 SPC그룹]

1945년 ‘상미당(賞美堂)’이란 동네 빵집으로 시작한 토종 제빵 기업 SPC그룹이 창립 70주년을 맞았다.

허영인 SPC 회장 70돌 기념식
식빵·크림빵 등 혁신 통해 ‘한국 1호’
“2030년 매출 20조, 일자리 10만개
그레이트 푸드 컴퍼니로 도약한다”

 상미당은 ‘아름다움을 선물하는 집’이란 뜻으로, 청년 제빵사 허창성(1914~2003)이 고향인 황해도 옹진에 세운 빵집이다. 당시 옹진에는 미군이 주둔해 설탕·버터·캔디 등을 쉽게 구할 수 있었고, 상미당은 이 재료들에 엿을 섞어 빵과 과자를 만들어 주변 시장에 팔았다. 이후 70년, 상미당은 삼립식품·파리바게뜨·배스킨라빈스·던킨도너츠 등 유명 브랜드들을 보유한 국내 최대 제빵기업으로 성장했다. 하루 빵 생산량 1000만 개, 국내외 매장 6000여 개, 연 매출은 4조원을 돌파했다. 무엇보다 빵의 본고장인 프랑스에 우리 빵을 역수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허창성 창업주의 차남 허영인(66) SPC그룹 회장은 28일 서울 대방동 SPC미래창조원에서 열린 창립 70주년 행사에서 “작은 빵집에서 출발한 SPC그룹이 70년간 품질 제일주의와 창의적 도전을 바탕으로 세계 최고의 베이커리 기업이 됐다”면서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날 그가 제시한 미래 청사진은 ‘그레이트 푸드 컴퍼니(Great Food Company)’다. ‘위대한 종합식품회사’를 만들자는 것이다. 허 회장은 “2030년까지 매출 20조원을 달성하고 일자리를 10만 개 이상 창출하겠다”며 “2030년까지 연구개발(R&D)분야에 2조6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SPC의 성장사는 ‘품질경영’과 ‘혁신’으로 요약된다. 1959년 국내 최초의 공장빵(식빵)을 시작으로 비닐포장에 든 ‘크림빵’(1964), 겨울철 빵인 ‘호빵’(1970년) 등 수많은 ‘한국 1호’ 기록을 썼다. 특히 1964년 출시된 삼립 크림빵은 지난 9월까지 18억 개가 팔린 국민빵이다. 설탕이 귀하던 시절, 부드러운 둥근 빵 사이에 하얗고 달콤한 크림을 넣은 이 빵을 사려고 삼립 대방동 공장 앞에는 사람들이 긴 줄을 서곤 했다. 당시 크림빵 한 개 재료비는 5원. 업계 평균 원가(2원)의 두 배가 넘는 돈이었다.

 허창성 사장은 “돈이 더 들더라도 좋은 재료를 쓰면 소비자가 좋아하고 도매상도 저절로 따라오게 돼 있다”며 품질을 최우선 가치로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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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바게뜨 프랑스 1호점인 파리 샤틀레점. [사진 SPC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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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 비전을 발표하는 허영인 SPC그룹 회장. [사진 SPC그룹]

 1968년, 2만여 가지 제품이 선보인 제1회 한국국제무역박람회에서도 삼립빵 점포(부스)는 화제를 낳았다. 신문들은 “삼립 크림빵·버터빵 등 7개 빵을 한 봉투에 넣어 100원인데 하루 10만원이 넘는 매상을 올리며 성황이다”라고 전했다.

 2세 경영자인 허영인 회장은 80년대 프랜차이즈 사업에 도전했다. 1985년 배스킨라빈스를 들여와 ‘아이스크림만 파는 가게’란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냈다. SPC의 대표 브랜드인 ‘파리바게뜨’는 1988년 허 회장이 직접 작명한 브랜드다. 골목상권 침해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지만 공장에서 빵 반죽을 만들어 보급하고 가맹점에서 구워내는 일명 ‘베이크오프(Bake-off)’시스템을 도입해 외환위기 시절, 누구나 빵집을 열어 먹고 살 길을 마련해 줬다는 평가도 받는다.

 파리바게뜨는 지난해 빵의 본고장인 파리에 1호점을, 올 7월엔 2호점을 오픈했다. 이들 매장은 프랑스 전통빵인 ‘바게트’가 하루 평균 700~800개씩 팔리고, 단팥빵·소보로빵 등 한국식 ‘코팡(KOPAN)’이 히트를 치면서 평균 매출이 국내 매장의 3배에 육박한다. 허 회장은 기념행사에서 “2030년까지 전 세계 매장을 1만2000개로 늘리고 20개국으로 진출하겠다”고 밝혔다. 허 회장은 특히 임직원들에게 “농어촌 지역사회, 사회적 약자, 소외계층과 공유할 수 있는 나눔과 상생을 더 적극적으로 펼쳐 나가자”며 사회적 책임을 강조했다. SPC는 지난 8월부터 전국 700곳의 아동복지시설을 방문해 제품을 전달하고 생일케이크를 만들어 생일파티를 열어 주고 있다.

 숙제도 있다. 종합 식품회사로의 ‘사업 다각화’가 성공하느냐다. SPC는 최근 햄·소시지 등 가공육과 유제품·식자재·외식 사업 전반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지만 워낙 업계 경쟁이 치열해 제빵 분야만큼 성과는 내지 못하고 있다. SPC관계자는 “70년 제빵 노하우에서 배운 최고의 품질을 바탕으로 글로벌 식품회사로 도약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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