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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술 개발보다 IT와 융합 잘하는 기업이 미래 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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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월 방한한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회장은 “르노삼성차가 내년까지 한국 내수시장 3위를 회복하겠다”고 말했다. [사진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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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닛산 얼라이언스는 세계 4위 자동차 업체다. 연간 판매량에서 도요타·폴크스바겐·제너럴모터스(GM)의 뒤를 바짝 쫓는다. 5위 현대·기아차가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기도 하다.

 자동차 업계 미래 화두인 전기차(EV) 분야에서 닛산의 준중형차 리프는 글로벌 누적 판매 1위다.

 그런 르노-닛산을 10년째 이끈 최고경영자(CEO)가 카를로스 곤(61) 회장이다. 곤 회장은 지난달 15일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 현장에서 본지와 단독으로 만나 진행한 창간 50주년 기념 인터뷰에서 “독자적으로 신기술 모두를 개발할 수 있는 자동차 회사는 없다”며 “자동차 업계의 테두리를 벗어나 각종 정보기술(IT) 업체와 신기술을 빠르고, 정확하게 융합(fusion)하는 회사가 미래 50년을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향후 50년을 정확히 예측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전제했다. 너무나 빨리 변하기 때문에 모두가 ‘도전자’란 공통점만 있다고 했다. 다만 그는 “이산화탄소를 비롯한 배기가스, 자동차와 IT를 융합한 커넥티드(connected)차, 자율주행차가 자동차 업계 돌파구, 또는 붕괴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이슈”라고 내다봤다.

 특히 주목한 건 자율주행차였다. 기자회견에서 구체적인 수치를 근거로 말하길 즐기는 그답게 르노-닛산이 그리는 자율주행차의 미래 청사진도 구체적이었다.

 “자율주행차는 어느 날 갑자기 실현될 기술이 아닙니다. 르노-닛산은 2016년에 차선을 변경하지 않을 경우 고속도로를 달릴 수 있는 수준의 자율주행차를, 2018년에 고속도로에서 차선 유지·변경까지 할 수 있는 자율주행차를, 2020년에 일반 도로에서 복잡한 조작까지 할 수 있는 자율주행차를 선보일 겁니다.”

 하지만 자율주행차의 정의는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르노-닛산이 개발하는 자율주행차는 운전자가 있는 차에 IT 기술을 적용해 운전자가 원할 때 달리고, 멈추고자 할 때 멈추는 차”라며 “운전자가 없는 무인차(driverless car)보다 운전자를 운전대로부터 자유롭게 하는 자율주행차(autonomous drive car)에 우선순위를 둔다”고 말했다. 그는 “법규·보험과 사이버 테러 문제 때문에 단시간 내 무인차를 일반 도로에서 보긴 어려울 것”이라며 “자율주행차 개발에 집중하다 보면 결국 무인차 기술도 발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기차의 미래도 낙관했다. 그는 “충전 인프라를 설치하는 속도가 느리고 소비자가 전기차에 대한 거리감을 느끼기 때문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면서도 “전기차가 미래 자동차 업계의 주류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경쟁이 치열한 자동차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가져야 할 역량으론 ‘협업’(collaboration)을 꼽았다. 그는 “자동차 업체 스스로 신기술 모두를 개발할 수 없기 때문에 다양한 기술을 가진 회사와 협업해야 한다”며 “최근엔 구글·애플이 가장 눈에 띄지만 시야를 넓혀 더 다양한 회사와 같이 가야 한다. 심지어 경쟁자가 될 수 있는 업체와 함께 일하는 것도 꺼려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중요한 건 남보다 빨리 어떤 기술이 시장을 선도할지 판단하는 눈”이라고 덧붙였다.

 르노-닛산은 협업의 산증인이다. 인수합병(M&A)을 거친 다른 자동차 업체와 달리 ‘얼라이언스’(alliance·동맹)란 독특한 구조를 갖고 있다. 곤 회장은 얼라이언스를 결혼에 비유했다.

 “부부가 서로 융합해 하나의 정체성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해선 안 됩니다. 오히려 각자 개성을 유지하며 함께 삶을 꾸려야 합니다.”

 두 회사의 ‘결혼’은 만성 적자에 시달리다 1999년 부도 위기를 맞은 닛산이 프랑스 국영 자동차 업체인 르노에 SOS를 요청하며 성사됐다. 르노가 닛산 지분 44.3%(현재 43.4%), 닛산이 르노 지분 15%를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 르노만 닛산에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조건이었다. 기술력이 부족했던 르노는 닛산으로부터 자동차 기술력을 얻었고, 닛산은 재정 위기를 극복했다. 이후 두 회사는 신차 개발 시 플랫폼·부품을 공유해 왔다. 인사·연구개발(R&D)·공급·구매·디자인 부서도 일부 통합 운영한다. 곤 회장은 “르노-닛산은 협업을 통해 지난해 4조8000억원 규모의 시너지를 냈다”고 설명했다.

 곤 회장은 두 회사의 통합 과정에 등장한 ‘구원투수’였다. 그는 2001년 닛산 최고경영자(CEO)로 선임됐다. 이후 ‘기술의 닛산’이란 자만과 관료주의에 젖은 닛산을 탈바꿈시켰다. 문어발 같은 계열사와 연공서열제를 무너뜨리고 22조6000억원의 비용을 줄이는 ‘닛산 리바이벌 플랜(NRP)’을 밀어붙였다. 냉혹한 구조조정 과정에서 보여준 추진력 덕분에 ‘미스터 구조조정’ ‘비용 절감기(cost cutter)’란 별명을 얻기도 했다. 그가 취임한 지 1년 만에 닛산은 흑자로 돌아섰다. 그는 “당시 나의 목표는 오직 닛산이 다시 살아나는 것뿐이었다”며 “이제 두 회사는 완전한 파트너로 거듭났다”고 말했다.

 산전수전을 겪은 그에게 리더십이란 무엇일까. 그는 “전투를 하되, 지는 전투는 하지 않는 것이 진짜 리더”라고 말했다. 아직까지 그는 이기고 있다.

프랑크푸르트=김기환 기자khkim@joongang.co.kr


◆카를로스 곤=자동차 업계의 ‘월급쟁이 신화’로 꼽힌다. 1954년 브라질에서 태어나 레바논에서 자랐다. 프랑스 에콜 폴리테크닉을 졸업한 뒤 78년 타이어업체 미쉐린에 입사했다. 89년 35세의 나이로 미쉐린 북미 CEO로 발탁됐다. 96년 르노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2001년 닛산 회장을 거쳐 2005년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회장에 올랐다. 포춘 글로벌 500대 기업 두 곳을 운영한 최초의 CEO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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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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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