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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바로 터졌다, 삼성이 뒤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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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나바로가 4-8로 뒤진 7회 말 두산 함덕주의 낮은 직구를 통타해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스리런 홈런을 터뜨리고 있다. 삼성은 나바로의 대포에 힘입어 7-8로 따라잡은 뒤 두산 내야진의 실책에 편승해 2점을 더 얻어 9-8로 역전했다. [사진 삼성 라이온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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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3번타자 야마이코 나바로는 4-8로 뒤진 7회 말 타석 때 볼넷으로 나가려 했다. 3볼-1스트라이크에서 두산 두 번째 투수 함덕주의 바깥쪽 공을 볼로 판단해 1루까지 몇 걸음을 내디뎠다. 그러나 나광남 주심은 스트라이크를 선언하고 그를 타석으로 다시 불렀다. 나바로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함덕주가 던진 6구째 직구는 더 낮게 들어왔다. 나바로의 방망이가 힘차게 돌았다. 미사일처럼 날아간 타구는 대구구장 중앙 담장을 넘어갔다. 7-8을 만드는 스리런 홈런. 여전히 삼성이 1점 차로 뒤지고 있었지만 삼성 더그아웃은 역전이라도 한 듯 시끌벅적했다.

 이어 삼성은 박석민의 볼넷으로 공격 기회를 이어갔다. 1사 후 김태형 두산 감독은 플레이오프(PO) 5차전에서 3이닝을 던진 마무리 이현승을 올렸다. 이현승은 채태인에게 중전안타를 내줬지만 이지영을 투수 땅볼로 유도했다. 그러나 이현승이 잡아 침착하게 던진 공을 1루수 오재일이 뒤로 빠뜨리는 바람에 3루주자 박석민과 2루주자 채태인이 모두 홈을 밟았다. 삼성의 9-8 역전. 대구구장은 만원관중(1만 명)이 내지르는 함성으로 터질 것 같았다.

 삼성이 26일 대구에서 열린 한국시리즈(KS) 1차전에서 두산에 9-8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경기는 시작부터 끝까지 예상과는 정반대로 흘렀다.

 먼저 류중일 삼성 감독이 자신 있게 내세운 삼성 선발 알프레도 피가로가 흔들렸다. 올 시즌 13승7패, 평균자책점 3.38을 기록한 그는 25차례 선발 등판 중 24경기에서 6이닝 이상을 던졌다. 피가로가 5회에 내려간 건 지난 7월 22일 KIA 나지완의 머리를 맞히는 헤드샷 때문에 퇴장 당한 게 유일했다.

 그러나 피가로는 1회 초 허경민에게 솔로홈런을 맞은 걸 시작으로 4연속 안타를 내주며 2실점했다. 시속 150㎞를 넘었던 빠른 공의 위력이 정규시즌 같지 않았다. 피가로는 2회 초 오재일·김재호에게 연속 볼넷을 내준 뒤 정수빈과 허경민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3점을 더 허용했다. 피가로는 3과3분의1이닝 동안 10피안타·6실점하고 강판됐다.

 류 감독은 “(셋업맨 안지만과 마무리 임창용이 빠져) 선발 싸움에서 지면 승산이 없다”고 했다. 그러나 삼성의 ‘2진 불펜’이 두산의 ‘1진 불펜’을 이겼다. 삼성 두 번째 투수 박근홍은 6회 2점을 내주긴 했지만 2이닝을 차분하게 막았다. 이어 권오준이 6회 1사 1·2루에서 양의지와 홍성흔을 뜬공으로 처리해 점수를 내주지 않았다. 백정현도 네 타자를 모두 범타로 처리했다. 임시 마무리로 나선 차우찬은 1과3분의2이닝을 무피안타·무실점으로 막고 세이브를 올렸고 1차전 최우수선수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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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은 피가로를 무너뜨리고도 ‘이빨 빠진’ 삼성 불펜에 완전히 막혔다. 쉽게 끝낼 수 있는 경기를 마무리하지 못한 끝에 정규시즌 홈런 2위(48개) 나바로에게 대포를 얻어맞았다. KS 직전 도박 파문으로 주축 투수 3명을 빼고 시리즈를 시작한 삼성은 1차전 대역전승으로 활기를 되찾았다. 지금까지 31차례 KS에서 1차전을 이긴 팀이 우승을 차지한 사례는 24번(77.4%)이었다. 2차전에서 삼성은 장원삼, 두산은 더스틴 니퍼트를 선발로 내세운다.


양팀 감독의 말

▶류중일 삼성 감독=
홈 1차전을 잡아서 기분이 좋다. 역전승으로 (침체됐던) 분위기를 확 바꿔서 더욱 좋다. 선발 피가로는 불펜피칭 때는 잘 던졌는데 오늘은 자기 공을 못 던졌다. 긴장해서 그런지 제구도 안 되더라. 불펜에서 백정현이 잘 던져줬다. 마지막에는 차우찬이 잘 막았다. 앞으로도 백정현-심창민-차우찬으로 구성된 필승조를 운용할 것이다. 공격력은 우려했던 만큼은 나쁘지 않았다. 5-0까지 뒤졌지만 지고 있어도 질 것 같지 않았다. 그게 야구인 것 같다.


▶김태형 두산 감독=마무리 이현승을 7회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는데 뼈아픈 실책이 나왔다.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우리 선수를 믿고 계속 쓰겠다. 7회 말 선발 유희관의 피칭 흐름이 좋아 더 던지게 했다. 이현승을 일찍 투입하기 부담스러워 (PO에서 부진했던) 함덕주를 한 번 더 믿었다. 앞으로 함덕주 기용법에 대해 더 고민해야 할 것 같다. (불펜이 걱정이지만) 타자들의 감각이 좋은 것 같다. 2차전 선발 라인업에는 조금 변화를 줘야 할 것 같다.

대구=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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