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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한마디] “노을엔 이야기가 없지만 충분히 감상할 수 있다.”


“노을엔 이야기가 없지만 충분히 감상할 수 있다.”
-이미지극의 대가 로버트 윌슨(74), 실험극 ‘해변의 아인슈타인’ 한국 초연 기자간담회에서

1976년 프랑스에서 초연한 로버트 윌슨의 ‘해변의 아인슈타인’이 23∼25일 광주광역시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예술극장에서 공연했다. 20세기 세계 공연예술사에서 큰 파장을 일으켰던 작품을 다시 보여주는 기획 프로그램 ‘아워 마스터’의 첫 작품이다.

‘해변의 아인슈타인’은 4막짜리 오페라를 표방하고 있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오페라가 아니다. 아무런 맥락과 줄거리가 없는 연기와 노래ㆍ무용 등이 조명ㆍ무대 등 연극적 요소와 결합해 강렬한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배우의 대사가 있지만 아무 논리 없는 ‘소리’에 불과하다.

노랫말은 1에서 8까지의 숫자와 ‘도 레 미 파 솔 라 시’ 등 음계로만 이뤄졌다. 가사의 의미가 아닌 음악의 형식을 드러내는 노랫말이다. 공연시간은 무려 4시간 30분. 극 중간 쉬는 시간도 없다. 관객들은 공연 시간 중에도 자유롭게 극장 안을 들락거릴 수 있다. 23일 첫 공연 직전 기자간담회에서 연출자 로버트 윌슨은 “줄거리 중심의 공연에 익숙한 관객들에게는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인간은 추상적인 사고가 가능하다. 해질녘 노을을 볼 때 아무런 스토리가 없어도 충분히 감상할 수 있는 것처럼 추상적인 공연도 감동을 줄 수 있다. 작품의 해석은 오로지 관객 몫이다”라고 말했다. 23일 공연을 본 김윤철 국립극단 예술감독은 “인식적으로 접근하면 지루할 수 있지만 이미지를 즐기면 재미있는 작품”이라며 “새로운 형식의 연극이 빈곤한 우리나라 공연계에 길잡이ㆍ본보기가 될 만하다”고 평했다.

이지영 기자 jy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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