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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품고 동성애는 내친 시노드 “보수 거대한 벽에 교황이 졌다”

“50년 만에 가톨릭 교회가 혁명적 결정을 내릴 수 있을까.” 24일까지 3주간 열렸던 세계주교대의원회의( 시노드) 동안의 기대였다. ‘교회의 현대화’에 합의한 1965년 제2차 바티칸 공의회처럼 말이다. 당시 공의회 결정으로 모국어 미사가 가능해졌고 개신교를 비롯한 타 종교와의 화해도 적극 추진하게 됐다.

재혼 신도 영성체는 신부에 맡겨
교황 “닫힌 마음 드러나” 실망감

 가톨릭계 안팎에선 이번에도 가족 문제에서 유사한 결정이 나올 수 있다고 봤다. 이혼·재혼 신도뿐만 아니라 동성애 결혼까지 포함해서였다. 포용적 자세를 주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그동안 이런 문제에서 전향적 자세를 보여왔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24일 투표를 통해 시노드에서 확정된 최종 보고서는 ‘변혁’이라기보다 ‘변화’에 머물렀다. 우선 이혼·재혼 신도에 대해선 사제가 신도들의 분별력과 겸손함, 교회에 대한 사랑 등을 바탕으로 영성체를 해줄지 판단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이들이 파문당했다고 느끼지 않고 교회 안에서 살아 있는 신자로 생활하고 자라나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다소 전향적인 입장이다. 그러나 영성체의 전면 허용이라고 보긴 어렵다.

 동성애에 대해선 더 견고했다. 동성 결혼 불가 입장은 확고했다. 동성애에 대한 거부감도 여전했다. 다만 “개인의 성적 취향과 관계없이 모든 신자가 차별을 받아서는 안 되며 동성애자의 가족들에게는 특별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정도가 추가됐을 뿐이다.

 로이터통신은 “보수 세력이 동성애 문제에서, 진보 세력이 재혼 문제에서 승리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뉴욕타임스는 “주교들이 이혼·재혼 신자들의 영성체를 (전면) 허용하는 데는 이르지 못했다”고 전했다. 영국에선 “결코 진보의 승리라고 보기 어려운 결과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패배했다”(가디언), “교황은 손가락질하기보다는 손을 마주 잡아주길 기대했었다”(BBC)고 보도했다.

 실제 프란치스코 교황 스스로 실망감을 드러냈다. 그는 지난 24일 연설에서 “교회의 가르침과 선한 의도 뒤에 숨어 어려운 문제와 상처 받은 가족들을 판단하려는 닫힌 마음들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고 말했다.

 이 보고서가 채택될지 여부는 교황의 재량에 달렸다. 교황으로선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전혀 다른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 그도 쉽사리 넘을 수 없는 벽을 만났다.

런던=고정애 특파원 ock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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