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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난 지 1년, 마음 따뜻한‘마왕’을 추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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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후 경기도 안성시 일죽면 유토피아 추모관 평화광장에서 열린 신해철 1주기 추모식 ‘히어 아이 스탠드 포 유’(Here I Stand For You)에서 수많은 팬들이 고인의 대형 사진 뒤편에 고인을 향한 그리움을 담아 메시지를 적어넣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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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성처럼 찾아와 벼락처럼 삶을 끝냈다. 1988년 MBC 대학가요제에서 ‘빠빠바빰빠~’로 시작하는, 이제는 대표적 응원곡이 된 ‘그대에게’를 부르며 등장해, 불의의 사고로 지난해 10월 27일 생을 마감했다. 마왕 신해철. 그의 1주기를 앞둔 25일 경기도 안성 유토피아 추모관에서 추모식이 열렸다. 가족·동료·팬 등 500여 명이 모였다.

 푸른 하늘 아래 열린 추모식 이름은 ‘히어 아이 스탠드 포 유’(Here I Stand For You)였다. 97년 발표한 노래이자, “약속, 헌신, 운명, 영원, 그리고 사랑. 이 낱말들을 난 아직 믿습니다”는 내레이션을 통해 자신의 신념을 드러냈던 곡이었다. 이 노랫말은 그의 유골함을 넣은 야외안치단에도 새겨졌다. 추모관 측은 “생전에 아끼던 노래로,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로 기억되길 바라는 유가족의 뜻에 따라 가사 전체를 각인했다”고 밝혔다.

 갑작스러운 죽음이었기에 그리움은 더 절절했다. 사람들은 식에 앞서 그리워하는 마음을 담은 편지를 써서 추모관 벽면 가득 붙였다. “형과 동시대를 살아서 행복했다” “생을 계속 이어가는 동안 그리울 것 같다”…. 넥스트 멤버 이현섭(보컬)의 추모사는 이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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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요계에 혜성처럼 등장한 그는 장르를 넘나드는, 실험적이며 독특한 음악세계를 선보였다. 대한민국 가요사에 큰 족적을 남긴, 전무후무한 천재 뮤지션이었다. 음악조차 버리려했던 나약한 뮤지션이었던 나는 그의 조언 덕에 음악 인생에 대한 새로운 목표를 세울 수 있었다. (중략) 아직도 그의 죽음을 둘러싼 긴 싸움이 끝나지 않았지만, 저 세상에서 편히 지냈으면 한다.”

 ‘마왕’이라는 별칭대로 생전 신해철은 독설가의 이미지가 강했다. 2001년부터 2012년까지 진행한 라디오 프로그램 ‘고스트스테이션’과 MBC ‘100분 토론’의 패널로 참여해 선보인 말솜씨는 그런 이미지를 더욱 굳혔다. 사회를 향한 거침없는 일갈과 욕설. 그는 가수였고, 투사였다.

 작고 이후 사람들은 독설의 행간 속 따스함을 더 추억한다. 그의 노랫말에 담긴 메시지를 다시 조명하는가 하면, 여러 강연에서 그가 남긴 어록 및 영상을 온라인 상에서 공유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작고 직전 출연한 JTBC ‘비정상 회담’에서 청년들을 너무 다그치지 말라며 이 한마디를 건넸다. “꿈을 이루는 게 다인 것처럼 말하지만, 꿈을 이루는 과정에서 잃어버려서 안 될 것이 있다. 꿈이 행복과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 신은 당신의 꿈보다 행복에 더 신경 쓰고 있다.” 그가 남긴 음악과 철학 속 주요 메시지에는 늘 ‘행복’이 있었다.

 추모식 끝무렵 모두 함께 ‘민물장어의 꿈’을 불렀다. 그가 생전 자신의 장례식 때 틀 곡이라고 소개했던 노래다. ‘저 강들이 모여드는 곳 성난 파도 아래 깊이 / 한 번만이라도 이를 수 있다면 나 언젠가 / 심장이 터질 때까지 흐느껴 울고 웃으며 / 긴 여행을 끝내리 미련 없이 아무도 내게 / 말해 주지 않는 정말로 내가 누군지 알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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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방송된 JTBC 프로그램 ‘히든싱어4-고(故) 신해철 편’. 신해철이 최종 우승했다. [사진 JTBC]

 그의 1주기를 맞아 추모 행사도 속속 마련되고 있다. 유작앨범 ‘웰컴 투 리얼 월드(Welcome To The Real World)’가 27일 LP 한정판으로 출시된다. 유작 3곡을 포함해, 총 40곡이 수록됐다. 윤종신은 최근 자신의 트위터에 “신해철의 곡 중 가장 좋아했던 1집 수록곡 ‘고백’을 리메이크해 27일 공개한다”고 밝혔다. 신해철의 팬클럽 ‘철기군’은 다음달 1일 서울 번동 북서울 꿈의숲 야외무대에서 신해철 1주기 추모공연을 연다. 24일 방영한 JTBC ‘히든싱어4’의 신해철 특집에서 김종서는 “급작스러운 사고를 당하기 전, 그와 나 이승환, 서태지가 협업해 노래 한 곡을 완성했다”며 “그 곡으로 어떻게 공연하자는 이야기 하며 서로 장난치던 기억이 정말 엊그제 같다”고 회고했다.

안성=한은화 기자 on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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