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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중국 등 거센 도전에 직면한 한국 반도체 산업

한국 반도체 산업이 다시 한번 물러설 수 없는 전면전의 길목에 서게 됐다. 한국 반도체는 지난 10여 년간 평온하게 세계시장에서 독과점적 지위를 누렸다. 지금도 세계 메모리반도체 시장의 70% 이상을 한국 업체가 점유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중국과 인텔 등 새로운 플레이어들의 조직적이고 거센 도전이 예사롭지 않다.

 가장 큰 도전은 중국이다. 중국은 우회투자를 통해 미국 낸드플래시메모리 업체인 샌디스크를 190억 달러(약 21조9000억원)에 인수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인수 주체는 미국 하드디스크(HDD) 제조업체 웨스턴디지털인데, 지난달 말 중국 칭화유니그룹의 자회사인 유니스플렌더가 대주주가 된 회사다. 2010년부터 반도체 굴기(堀起)를 표방했던 중국은 칭화유니그룹을 앞세워 세계 3위 메모리업체인 마이크론 인수를 제안했다가 미국 정부의 불승인으로 좌절된 바 있다. 중국은 연간 반도체를 원유보다 많은 2300억 달러어치 수입한다. 이런 막강한 바잉파워를 앞세워 끊임없이 반도체 진입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이번의 집요한 우회합병도 미국 정부가 승인할지 지켜봐야 하지만 중국이 메모리에 진출한다면 세계 반도체시장의 지각변동은 불가피해진다.

 이에 앞서 올 7월에는 인텔이 마이크론과 손잡고 D램과 낸드플래시의 장점을 결합했다는 ‘3D 크로스포인트’로 메모리 시장 진출을 발표했다. 생산공장은 중국 다롄에 짓기로 했다. 중국의 메모리 진입이 중장기적 위협이라면 인텔의 메모리 귀환은 당장의 위협 요인이다. 인텔은 메모리 최대 소비국인 미국과 중국 양측을 아우르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세계 반도체시장은 격동기에 들어섰다. 1등에 안주하다간 우리에게 거의 유일하게 남은 세계 1위 산업마저 내줄 수 있다. 그러나 국내 사정은 그리 좋지 않다. 독보적 1등 기업이 존재하면서 반도체 산업 연구개발 분야는 정부 정책에서 오히려 외면당하고 있다. 대학에서 반도체 분야 석·박사 배출도 점차 줄어 인재 확보가 어려워지는 등 생태계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재 가장 큰 현안은 생산 현장 문제”라고 했다. 백혈병 발병 논란이 커지면서 반도체가 유해 화학산업이라는 이미지가 퍼져 근로자와 인재들에게서 배척당하는가 하면 평택 공장 건설을 둘러싸고 지역 대책위원회들의 각종 요구에 대응해야 하는 일이 가장 바쁘다는 것이다.

 반도체 산업은 한번 뒤처지면 영원히 경쟁에서 탈락한다. 세계 1등 반도체 업체도 시장 대응에 늦어 몰락한 역사가 반복돼 왔다. 이제라도 흐트러진 반도체 생태계를 복원하고, 흔들림 없는 기술개발과 변화하는 시장에 대한 빠른 대처로 세계 시장 경쟁력을 지키는 데 기업과 정부 그리고 사회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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