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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나를 땅에 묻지 말아주세요" 죽은 6세 아이의 절규…계속되는 예멘 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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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땅에 묻지 말아주세요.”

내전에 시달리는 예멘에서 반군이 쏜 미사일에 숨진 6세 남자 아이 파리드 샤키가 남긴 마지막 한 마디에 전세계가 울고 있다. 중상을 입고 사투를 벌인 샤키의 모습이 인터넷과 SNS로 퍼지면서 “당장 전쟁을 멈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예멘 정부를 지지하는 수니파 아랍 연합군과 시아파 후티 반군의 교전이 치열한 예멘 남서부 타이즈에 살던 샤키는 지난 13일(현지시간) 동갑내기 친구 4명과 집 앞마당에서 공놀이를 하고 있었다. 그러다 반군의 미사일 공격으로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미사일 파편에 맞아 머리와 온몸에 부상을 입은 샤키는 오토바이에 실려 병원으로 급히 이송됐다. 응급 처치를 하던 의료진은 울음을 멈추지 않던 샤키를 안심시키려고 “괜찮아질 거야”라고 다독였다. 이에 샤키는 의사와 간호사에게 나지막하게 말했다. “저를 땅에 묻지 말아주세요, 저를 땅에 묻지 말아주세요.” 계속되는 내전으로 친구들과 가족들이 목숨을 잃고 땅에 묻히는 경우를 수없이 봐왔기 때문에 한 말이었다.

그러나 부상 상태가 악화된 샤키는 결국 중환자실로 옮겨져 산소호흡기에 의지하다 지난 주말 숨을 거뒀다. “땅에 묻지 말아달라”는 샤키의 부탁에도 부모는 아들을 묻어야 했다.
예멘의 분쟁지역 사진가 아메드 바샤는 샤키가 친구들과 노는 모습부터 병원에 실려와 숨을 거둘 때까지의 모습을 사진과 동영상에 담았다. 바샤가 페이스북에 올린 샤키의 모습은 전세계로 퍼졌다. 바샤는 “샤키는 이미 저세상으로 갔지만 그의 마지막 한 마디는 영원히 내 마음 속에 남아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NS에서는 ‘#DONTBURYME’(나를 묻지 마세요)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내전을 멈추라”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샤키의 죽음은 지난달 2일 터키 휴양지 보드룸의 해변에서 모래에 얼굴을 파묻은 채 숨진 알란 쿠르디를 떠올리게 한다. 세 살배기 쿠르디의 주검은 시리아 난민 사태를 외면하던 전세계에 경종을 울렸고 유럽 각국 정부는 난민들을 적극 받아들이기로 했다. 예멘의 사회운동가 부쉬라 알마크타리는 “아일란의 죽음이 시리아인들의 비극을 함축적으로 보여주고 있듯이 ‘땅에 묻히기 싫다’는 샤키의 호소는 예멘 내전의 비극을 상징한다”고 말했다.

예멘에서는 지난해 9월 후티 반군이 수도 사나를 장악하고 남쪽으로 진격하면서 내전이 시작됐다. 정부군과 후티 반군의 갈등으로 시작된 싸움이지만 이슬람 수니파와 시아파의 종파 대립으로 번졌다. 수니파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올 3월 아랍 연합군을 결성해 반군에 공습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도 후티 반군을 주적으로 선포하고 예멘에서 세력을 넓히고 있다. 내전이 격화된 지난 3월 이후 민간인 사망자는 5400명, 부상자는 2만7000명을 넘었다. 사망자 중 샤키 같은 어린이는 500여명에 달한다. 예멘 인구 2600만명 중 160만명들이 에티오피아·소말리아·수단 등으로 피신했다.

사우디와 반군 모두 지난 18일 유엔 주재 정전 협상에 응하겠다고 했지만 전쟁은 계속되고 있다. 21일에도 타이즈에는 후티 반군이 발사한 포탄에 민간인 14명이 숨지고 70여명이 다쳤다. 지난달에는 타이즈 알와히자 마을에서 열린 결혼식에 포탄이 떨어져 여성·어린이 등 131명이 숨지는 참사가 발생하기도 했다.

하선영 기자 dynami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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