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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의원들 지역구 예산 조르자 … 물러날 유일호 “적극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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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구
정치국제부문 기자

지난 2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 전날 개각으로 물러나게 된 유일호 국토교통부 장관이 출석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은 유 장관의 총선 출마용 퇴진을 겨냥해 “국토부 직원과 국민 앞에 사과하라”고 몰아붙였다. 하지만 잠깐이었다.

“40억, 50억 달라” 민원에 맞장구
내년 총선 앞둔 ‘여의도 코미디’


 의례적 비난이 끝나자 ‘7개월짜리 단명(短命) 장관’으로 남게 될 유 장관에게 의원들은 지역구 민원을 쏟아냈다. 여야가 따로 없었다.

 새누리당 이완영(칠곡-성주-고령) 의원은 “예산 국회라 지역구 말씀 좀 드리겠다”며 요구 사항을 쭉 열거했다. ▶칠곡 기산 죽전교차로 병목현상 개선에 필요한 40억원 ▶칠곡 농협 장례식장 진입로 설치에 필요한 7억원 ▶동서3축 고속도로 성주~대구 구간 우선 추진을 위한 10억원 등등. 이 의원은 국토부 예산에 이를 반영해달라고 요구했다. 유 장관은 “적극 추진하겠다”고 답했다. 이게 끝이 아니었다.

 이 의원은 “나머지는 서면으로 제출하겠다”고 했다. 이 의원이 준비한 문서 목록을 보니 ‘타 의원·기관 요청 사업’이라고 적혀 있었다. ▶정희수(영천) 의원이 요청한 ‘봉작교차로~영화교 간 직선도로 개설사업’(509억원) ▶김상훈(대구서) 의원이 요청한 ‘대구광역권 전철망 구축사업’(172억원) 등 같은 당 소속 의원들과 경상북도의 요구 항목이 26개나 적혀 있었다.

 뒤이어 새누리당 이헌승(부산진을) 의원이 낙동강 수문 개방과 관련한 연구용역비 10억원을 요구했고, 새정치연합 이언주(광명을) 의원도 월곶~광명~판교 복선전철 신안산선 추진을 위한 기본설계비로 최소 50억원 반영을 촉구했다. 유 장관은 고개를 끄덕이며 각각 “저희도 검토해보겠다” “알겠다”고 했다.

 새정치연합 변재일(청원) 의원이 기획재정부가 전액 삭감(340억원)한 청주공항 평행유도로 설치 예산을 반영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하자 유 장관은 “저희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회의 초반 유 장관을 비판하던 야당 의원들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지역구 민원을 토해낸 의원들은 발언이 끝나면 대부분 자리를 떴다. 이날 오후 4시1분 회의를 마칠 때 착석하고 있던 의원들은 사회를 보던 정성호 위원장을 비롯해 4명에 불과했다.

 국토부의 전신인 건설교통부 장관 출신의 이용섭 전 새정치연합 의원은 최근 통화에서 “한번 지켜보라. 내년 선거를 앞두고 의원들마다 지역구 생색내는 일에만 올인할 것”이라고 했다. 불행하게도 이 예상이 예산국회 초반부터 맞아떨어지고 있다. 여기에 얼마 안 있으면 물러날 ‘시한부 수장’이 그런 지역구 의원들의 생색내기를 돕겠다고 약속하는, 예상 못한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김형구 정치국제부문 기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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