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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는 묻지 마시라, 아찔·오싹 곡예 같은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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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구형 조형물 위에서 무대와 수직을 이룰 정도로 흔들리며 하늘을 나는 것 같은 도약을 보여주는 ‘디아볼로’의 최신작 ‘트라젝투아르’. 역경과 극복의 인간사를 은유한다. [사진 예술기획 ETM Korea]


위태위태하다. 짜릿짜릿하다. 왜 저런 행위를 하는지 의문이 든다. 간신히 위기를 넘기는 무용수들을 바라보며 몸이 오그라드는 절박함에 진저리를 친다. 무대에 선 그들은 육체를 던져 몇 초 사이에 바스러질 수도 있는 고비를 넘고, 객석은 그런 처연함을 바라보며 자기 인생을 내려다본다. 예술의 소임은 모험과 개척, 그 만만하면서 도저한 사이에 있다고 주장하는 듯하다.

‘디아볼로’ 3년 만에 내달 내한
무용·무술·힙합·교향곡 등 융복합
인간이 직면하는 한계 극복 그려


 ‘아트 모션 퍼포먼스팀’이라 이름붙인 ‘디아볼로(DIAVOLO)’가 3년 만에 다시 한국을 찾는다. 지난번 내한 공연 때는 멋모르고 서커스 영역으로 들어왔다가 낭패를 봤던 전력이 있다. 한국과 미국 간 화상 통화로 인터뷰를 한 예술감독 자크 에임(51)은 “굳이 장르를 묻지 말라”며 “이번에는 제대로 된 우리 예술 정신을 전하고 싶다”고 의욕을 보였다.

 디아볼로는 스페인어와 그리스어로 ‘하루’ 또는 ‘더 큰 장애물로’라는 의미다. 날마다 인간이 직면하는 한계와 어려운 일들을 극복하는 얘기를 시적인 움직임과 건축적인 무대 장치로 보여준다. 자크 에임 자신이 안무가이기보다 건축가나 공간 구축자로 무대를 주무르고 있기에 관객은 다양한 이미지들을 떠올리며 ‘디아볼로’를 맞이한다. 세상을 바라보는 직관적인 응전, 감각적이며 지적인 인생에 대한 이해 등이 이 오싹한 무대를 즐기는 비결이다. 발레와 현대무용, 무술과 암벽등반, 힙합과 필립 글래스의 교향곡, 건축과 철학 등이 융복합됐다. ‘건축적 움직임’이라 뭉뚱그릴 수 있는 내용을 본능적으로 따라가야 특별한 경험이 될 듯하다.

 이번 서울 무대는 1부 ‘플루이드 인피니티즈’(우아한 무한), 2부 ‘트라젝투아르’와 ‘휴마시나’로 이루어졌다. 흔들거리는 시소 구조물에 몸을 맡기고 위험천만한 순간순간을 헤쳐 나가는 행위자들의 내심이 궁금해진다. 반구 형태의 배는 인생이나 지구를 의미하겠지만 그 역경을 극복하는 역동적 곡예를 바라보는 관객들 마음은 편치 않다. 사람 심사를 불편하게 만드는 일이야말로 자크 에임 예술감독의 전략일 텐데 정작 그는 “장애를 뚫고 솟아오르는 무용수의 몸짓에서 삶의 해결책을 찾아보라”고 말한다. 공연이 진행되는 동안 무대 위 행위자들과 자신이 하나가 되는 느낌을 지녀보라는 주문도 했다.

 휴마시나는 인간이라는 단어인 ‘휴먼’과 라틴어로 기계를 뜻하는 ‘마시나’의 합성어다. 오늘 인류가 당면한 기계적 삶에 대한 묵상을 품고 있다. 점점 더 확장되는 ‘기술의 세계’에서 인간은 과연 어디로 가고 있는지 자문해보자는 의도가 물씬하다. 자크 에임은 묻는다. “끝엔 누가 남을 것인가. 인간인가, 기계인가.”

 11월 3~6일은 오후 8시, 토요일인 7일은 오후 3시와 8시 공연. 장소는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 문화부가 지원하는 1+1 티켓 지원을 받는다. 02-525-8530.

정재숙 문화전문기자 johan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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