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최진철호, 지긋지긋한 ‘경우의 수’없이 첫 16강

기사 이미지

최진철 감독은 어디로 튈 지 모르는 고등학생 선수들을 한 팀으로 똘똘 뭉치게 했다. 선수 교체 타이밍도 기가 막혔다. 1,2차전 모두 교체 출전한 선수가 1분 만에 공격포인트를 올려 팀 승리를 이끌었다. 기니전에서 후반 46분 교체 출전한 오세훈(왼쪽)이 1분 뒤 결승골을 넣고 박명수와 얼싸안고 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기사 이미지

2006년 독일 월드컵 스위스전 당시 최진철의 붕대 투혼. [사진 대한축구협회]

“눈 위가 찢어졌는데 꿰맬 수 없었다. 봉합하려 하면 울고, 봉합하려 하면 또 울었다.”

U-17 월드컵팀 기니전 1-0 승리
사상 처음 초반 두 경기 모두 이겨
2006년 월드컵 ‘핏빛 투혼’ 최진철
선수들에게 책임감·희생정신 강조
브라질전 이상헌, 기니전 오세훈
교체 투입 1분 만에 도움·결승골

 2006년 독일 월드컵 축구대표팀 주치의였던 김현철 유나이티드 병원장은 최진철(44) 감독과 관련된 아픈 기억을 되짚었다. 중앙수비수였던 최진철은 독일 월드컵 스위스와 조별리그 3차전에서 ‘핏빛 투혼’을 펼쳤다. 필리페 센데로스(30)와 헤딩 경합을 하다가 이마가 찢어졌지만 실점을 막지 못했다. 피가 흐르는 이마를 붕대로 동여매고 끝까지 뛴 최진철은 “이마가 찢어져 아픈 것보다 내 마음이 찢어져 아팠다”고 눈물을 흘린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선수 시절부터 리더십이 강했고 희생정신이 투철했다.

 그 최진철이 감독이 되어 국제축구연맹(FIFA) 칠레 17세 이하(U-17) 월드컵 16강을 일찌감치 확정했다. ‘최진철과 아이들’은 21일 칠레 라 세레나에서 열린 조별리그 2차전에서 기니를 1-0으로 꺾고 2연승을 달렸다. 각급 대표팀을 통틀어 FIFA 주관 국제대회에 총 36회 출전한 한국 남자축구가 초반 2경기를 다 이긴 것도 처음이고, 조별리그 2경기 만에 토너먼트 진출을 확정한 것도 처음이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을 앞두고 31세에 거스 히딩크 감독에게 발탁된 최진철은 홍명보·김태영과 함께 철벽수비를 펼치며 4강 신화를 썼다. 1m87cm의 장신 수비수 최진철은 궂은 일을 도맡아 했다. 그는 1996년 프로에 데뷔해 12년간 전북에서만 뛴 ‘원 클럽 맨’이다.

 2008년 강원 FC 코치로 지도자를 시작한 최진철은 대한축구협회 유소년 전임지도자를 거쳐 지난해 U-17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최진철의 희생 DNA는 21명의 리틀 태극전사들에게 이식됐다. 최종 엔트리 23명 중 장결희와 최재영은 부상으로 팀을 떠났다. 스페인 명문 바르셀로나 공격수 이승우(17)는 지난달 수원 컨티넨탈컵에서 무모한 드리블을 하는 등 이기적인 플레이로 눈총을 받았다. 팀은 2무1패에 그쳤다. 최 감독은 이승우를 어르고 달래 대표팀을 ‘이승우 원맨 팀’이 아닌 ‘원 팀’으로 만들어냈다. 달라진 이승우는 이번 대회에서 이타적인 플레이를 하고 있다. 이승우는 기니전 후 “후반전이 끝날 때까지 싸워준 동료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기사 이미지

브라질전·기니전을 앞두고 U-17 대표팀 숙소 방문 곳곳에 붙은 격려 문구. [사진 대한축구협회]

 최 감독은 외유내강형 지도자다. 숭실대와 전북에서 최진철을 지도했던 최만희(59) 축구협회 대외협력기획단장은 “진철이는 평소 과묵한데 경기장에 나서면 파이터로 변신한다. 1999년 전북 시절 공격수가 부족해 공격을 맡겼는데 9골을 넣을 만큼 책임감도 강했다”면서도 “속은 여리다. 수원컵에서 부진하자 힘들어했다. 하던 대로 꾀 안 부리고 가겠다고 하더니 결과를 냈다. 소처럼 우직하다”고 전했다.

 2006년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우승 당시 사제지간이었던 최강희(56) 전북 감독은 “지도자로 변신해 선수 시절 장점을 그대로 가져갔다. 예민하고 감수성이 풍부한 고등학생 선수들을 다루는 게 쉽지 않을 텐데 몇 년을 준비한 팀처럼 탄탄했다. 어린 선수들이 최 감독 현역 시절처럼 적극적으로 몸을 던지더라”고 말했다.

 최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 ‘1분의 기적’을 연출하고 있다. 지난 18일 우승후보 브라질과 1차전에서 최 감독이 후반 33분 교체 투입한 이상헌(17·현대고)이 후반 34분 장재원(17·현대고)의 결승골을 도왔다. 기니와 2차전에서도 ‘신의 한 수’를 뒀다. 후반 46분 이승우를 빼고 투입한 오세훈(16·현대고)이 47분 기막힌 결승골을 뽑아냈다.

 박문성 SBS 해설위원은 “2002년 히딩크 감독 밑에서 지옥훈련을 견뎌낸 최 감독은 강도 높은 체력훈련으로 팀을 다졌다. 전술적으로 공·수에서 촘촘하게 간격 유지를 잘 해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24일 오전 5시 잉글랜드와의 3차전을 앞둔 최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 아직 보여줄 것이 많다”고 말했다.

박린·김지한 기자 rpark7@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