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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색 번호판 배달 vs 노란색 번호판 택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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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커머스(공동구매 할인 전자상거래) 업체 쿠팡은 지난 3월부터 ‘로켓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9800원 이상 제품을 주문한 고객에게 24시간 내 물건을 배달하는 서비스다. 그런데 이 ‘로켓 배송’이 법정에 서게 됐다. CJ대한통운·현대로지스틱스·한진택배 등 택배업체를 회원사로 둔 한국통합물류협회가 지난 13일 쿠팡을 상대로 자가용 유상운송에 대한 행위금지가처분 소송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냈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서비스를 중단하라”는 요구다.

통합물류협, 쿠팡 배송 중단 소송
“노란 번호판 아닌 차량 배송은 불법”
“배송비 안 받는 서비스 … 더 늘릴 것”


 협회 측은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에 따라 허가받은 차량으로 운행해야 하는 택배업계와 달리 쿠팡은 허가받지 않은 자가용 차량으로 불법 배송을 한다”고 주장했다. 운수사업법에 따르면 개인사업자가 유상 운송업을 할 경우 국토부로부터 사전 허가를 받은 노란 번호판(영업용)을 단 차량을 써야 한다.

 쿠팡은 “배송비를 받지 않는 무상 서비스라 택배 사업이 아니다”고 맞서고 있다. 이에 대해 협회 측은 “물건 값에 실질적으로 배송비가 포함됐기 때문에 유상 운송”이라고 지적한다. 쿠팡은 아랑곳 않고 전국에 물류 시스템을 구축하고 자체 트럭 1100여 대, 배달직원인 쿠팡맨 3000여 명을 갖추는 등 배송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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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택배차를 둘러싼 논란은 택시 면허 문제와 비슷하다. 정부는 택시 사업자 간 과당 경쟁을 막기 위해 택시 면허 발급을 제한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화물차 면허 발급을 제한하고 있다.

 한 화물차주는 “면허를 구하기 어려워 화물차 면허가 1000만~2000만원에 거래된다. 번호판 값이 트럭보다 비싼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러다보니 사실상 일반 자가용차까지 동원한 불법 운송이 늘고 있다. 2001년 이후 택배 시장은 연평균 17% 성장했는데 화물차 면허 발급은 제한했기 때문이다.

 배명순 물류협회 사무국장은 “택배차가 부족해 8000여대의 자가용차를 편법 운영하는 것으로 추산한다”고 말했다.

 현실이 이런데도 운수사업법은 ‘자가용차의 택배 운송은 불법’이라고만 규정하고 있다. 법이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게다가 외국계 특송업체인 DHL·페덱스는 항공법을, 우체국 택배는 우편법을 적용받아 흰 번호판을 단 자가용차를 택배에 활용하는 데 제한을 받지 않는다. 일반 택배업체만 한 발을 묶고 뛰는 셈이다.

 강정화 소비자연맹 회장은 “업체간 서비스 장벽이 사라지는 상황에서 특정 업체가 택배업체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다”며 “업체들 다툼에 소비자만 피해볼까 우려된다. 소비자 편익을 높이는 방향으로 관련 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법제처가 로켓 배송의 위법성 여부에 대해 판단을 내리지 못한 것도 소비자 편익을 감안했기 때문이다.

 물류협회는 ‘택배법’ 신설을 주장하고 있다. 정보기술(IT)과 연계한 서비스업 성격까지 띄고 있는 택배업을 운수업으로만 규정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얘기다. 배명순 사무국장은 “택배난을 막으려면 택배전용 소형 화물차(1.5t 이하) 증차부터 허용해야 한다”며 “택배법을 신설해 택배 서비스에 대한 정의부터 명확히 하고 고부가가치 물류 사업으로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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