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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Report] 다음엔 뭘까 … 샤오미, 쇼우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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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샤오미의 신제품 발표 행사. 레이 쥔 최고경영자(CEO)가 1인용 전동스쿠터 ‘나인봇 미니’를 선보이자 곳곳에서 탄성이 튀어나왔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의외의 제품이었기 때문이다.

저가·고품질의 다양한 기기 기다리는 고객들 … ‘애플 짝퉁’서 중국 IT공룡으로

 나인봇 미니는 샤오미가 투자한 중국 ‘나인봇’이 미국 ‘이웨이’를 인수해 제품을 개량한 것이다. 무게는 약 13㎏에 불과하며 자동차 트렁크에 넣을 수 있다. 한번 충전으로 22㎞를 주행하며 최대 속도는 16㎞/h로 완만한 경사를 오른다. 스마트폰으로 원격 조정해 기기를 움직이고, 잠금 모드를 설정할 수도 있다. 누군가 기기를 훔치려하면 주인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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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엇보다 파격적인 것은 가격이다. 나인봇 미니의 가격은 1999위안(약 35만원). 21일 인터내셔널비즈니스타임스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비슷한 기존 세그웨이 제품은 약 6000달러(약 680만원), 다른 브랜드의 보급형 제품은 1100달러(약 125만원)를 호가한다. 그간 대중화의 걸림돌이었던 가격 문제가 해결되면서 1인용 전동스쿠터의 인기가 치솟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함께 공개한 4K 해상도의 60인치 초고화질(UHD) TV ‘미TV3’는 두께가 최소 11.6㎜에 불과하며 고급 사운드 시스템을 갖췄다. 그럼에도 가격은 4999위안(약 89만원)으로 유명 브랜드의 절반도 안 된다. 위성항법장치(GPS), 무게측정 등의 기능을 갖춘 것으로 알려진 여행용 캐리어도 299위안(약 5만 3000원)으로 ‘가격 파괴’ 수준이다. 레이 쥔 CEO는 “샤오미는 가격 대비 좋은 성능의 제품을 만들어 모든 사람이 기술발전의 혜택을 누리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혁신을 향한 샤오미의 행보가 한층 빨라지고 있다. ‘애플 짝퉁’ 스마트폰 제조사로 이름을 알리던 5년전의 서툰 발걸음은 이제 어디서도 찾기 어렵다.

 이제는 다양한 IT기기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전 세계가 주목하는 ‘IT 공룡’으로 떠오르고 있다. ‘샤오미제이션(Xiaomization·샤오미화(化))’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샤오미는 애플·구글·아마존을 합한 회사다. 스마트폰은 주력산업이 아니다”라는 과거 레이 쥔 CEO의 호언이 현실화되고 있는 셈이다.

 실제 최근 샤오미가 출시한 제품은 기존 스마트폰·태블릿·스마트팔찌는 물론, 셀카봉·헤드셋·체중계·멀티탭 등에서부터 TV·정수기·공기청정기·카메라까지 다양하다. 그야말로 ‘만물상’이 따로 없다. 중국 스포츠용품 업체 리닝과 손잡고 스마트 운동화까지 내놓았다. 운동화 밑창에 별도의 센서를 장착해 사용자의 활동 데이터를 분석하고 스마트폰으로 전송한다.

 샤오미 제품의 공통점은 스마트폰과 연동이 된다는 점이다. 정수기는 스마트폰을 통해 실시간으로 수질을 체크할 수 있고, 필터 교체 시기가 되면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이를 알려준다. 체중계도 별도의 앱을 깔면 체중을 잴 때마다 스마트폰으로 정보를 보내준다. 이런 데이터가 쌓이면 자신의 체중·체질량지수(BMI) 변화를 체크해 건강관리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샤오미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이유는 단순하다. 값싸고 품질이 좋기 때문이다. 샤오미는 애플처럼 제작 대부분의 과정을 아웃소싱으로 진행한다. 시설 투자 부담이 적고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물량을 조절한다. 온라인 판매에 주력해 유통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인 것은 아마존에서 배웠다. 또 델처럼 선 주문 후 제작 방식으로 재고를 최소화했다.

 또 샤오미는 TV 광고를 하지 않는다. 덕분에 전체 매출에서 마케팅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1%에 불과하다. 그만큼 가격을 내릴 여지가 있다는 의미다. 충성도 높은 고객인 ‘미펀(米粉·샤오미의 팬이라는 뜻)’도 급성장 배경 중 하나다. 현재 미펀은 1000만명에 달한다.

 성균관대 글로벌경영학과 박명섭 교수는 “박리다매, 팬덤 문화, 사업 다각화, 그리고 철저히 중저가 시장을 ‘포지셔닝’하겠다는 게 샤오미의 경영철학”이라며 “이제 단순한 카피캣 전략에서 벗어나 스스로 존재감을 부각시키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샤오미를 아직까지 ‘애플 짝퉁’ 정도로 깎아 내린다면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며 “베낀다는 비난에도 불구하고, 소비자 가치를 앞세우고 있다는 점이 가장 무서운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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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업계에서는 샤오미의 전방위 영역 확대가 사물인터넷(IoT)·스마트홈 시장 선점을 위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샤오미 제품은 스마트폰과 연동하며, 자체 운영체제(OS)인 미유아이(MIUI)를 기반으로 사용할 수 있다. 생활 속에서 밀접하게 사용하는 기기들과 스마트폰을 연결시키는 MIUI 기반의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레이 쥔 CEO도 지난 3월 독일에서 열린 ‘CEBIT 2015’ 행사에서 “스마트폰을 허브로 모든 기기를 연결해 가전의 스마트화를 진행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단국대 벤처경영학과 남정민 교수는 “스마트폰·가전을 판다고 제조사로 생각하기 쉽지만, 샤오미는 사실 태생부터가 소프트웨어 중심의 회사”라며 “스마트폰 업체 중 자사 OS를 개발해 별도의 생태계를 구축한 기업은 애플 외에 샤오미가 거의 유일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저가 제품으로 판매량을 늘린 것은 고객·기업을 자기의 생태계로 끌어들이려는 전략”이라며 “샤오미는 이미 스마트폰 이후의 비즈니스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샤오미는 최근 한국에서도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샤오미의 보조 배터리·셀카봉·스피커 등은 주요 온라인쇼핑몰에서 없어서 못 팔 정도다. 한 번 써본 사용자들 사이에서는 ‘품질이 낮은 중국산 답지 않다’는 의미로 ‘대륙의 실수’라는 영광스런(?) 별명까지 얻었다.

 샤오미는 현재 한국에 본사 판매망을 구축하지 않고, 유통업체를 거쳐 제품을 공급한다. 유통업계에서는 샤오미가 해외 진출에도 속도를 내는 만큼 국내에도 직접 진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한 국내 가전업체 임원은 “브랜드 인지도가 높기 때문에 중저가 시장에서는 파괴력이 클 것으로 본다”며 “다만 까다로운 한국 소비자가 만족할 품질과 애프터서비스(AS) 수준을 확보할 지는 의문”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샤오미의 미래에 대해서는 아직도 물음표가 붙는다. 전체 매출 95% 이상은 중국에서 나온다. 아직까지는 샤오미 돌풍이 중국에만 머물고 있다는 얘기다. 오포·메이주·원플러스 등 비슷한 저가 전략을 앞세운 경쟁사들이 늘면서 성장세도 둔화되고 있다. 여기에 박리다매의 결과로 1.8%에 불과한 영업이익률(2013년 기준), 주요 제조사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특허 등도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을 가로막는 장애물로 꼽힌다.

 그럼에도 국내 기업은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고려대 컴퓨터공학과 인호 교수는 “중국이 빠르게 쫓아오고 있는 상황에서 하드웨어 기술만으로는 성장 한계에 직면했다”며 “소프트웨어·콘텐트 등 서비스 플랫폼으로 눈을 돌려야할 때”라고 조언했다.

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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