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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NG] 아이유의 남자 장기하를 발굴한 사람

2000년대 이후 한국 인디 씬에서 가장 상징적인 존재를 꼽으라면 ‘붕가붕가레코드’일 것이다. 록스타 ‘장기하와 얼굴들’을 배출했고, 글래스톤베리에 진출한 ‘술탄 오브 더 디스코’의 소속 레이블이라는 화려한 이력 이면에 담긴 붕가붕가레코드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고건혁 대표와 만났다. 푸근한 인상, 낮고 감미로운 목소리의 고건혁 대표와의 인터뷰는 ‘지속가능한 딴따라질’에 관한 이야기에서부터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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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지속가능한 딴따라질

고 대표의 10대는 평범했다. “죽도록 공부했다. 그리고 음악을 열심히 들었다. 제주도 출신인데, 크라잉넛과 노브레인의 제주도 공연을 보고 음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등학교 때 외국음악이 아니라 한국 인디음악을 커버하는 밴드를 만들었다. 활동하다 보니 연주나 노래에 재능이 없어서 자연스럽게 홍보·기획 쪽으로 발을 돌리게 되었다. 다시 10대로 돌아가면 조금 더 근성 있게 악기를 연습하지 않았을까 싶다.” 대학에서는 학과 공부보다 다른 활동에 중점을 두었다는 고 대표. 서울대 심리학과를 졸업한 그는 컴필레이션 앨범을 만들고, 학내 언론에 참여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했다.

“대학을 졸업하면서 음악을 업으로 삼을지 취미로 할지 고민이 됐다. 음악으로 먹고 살기 힘들다는 걸 알지만 대충 취미로 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하고 싶은 일과 사회적 욕구를 절충하는 방법을 생각했다. 그러다가 가늘고 길게, 지속가능한 딴따라질을 하자는 타협을 보았다. 혹시 진로 고민을 하는 10대라면, 둘 중 하나를 포기할 바에 타협하는 편을 추천한다.”

고 대표는 진로에 있어서 구체적이되 너무 구체적이지 않은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제일기획에서 부장이 될 거야!’보다 먼저 발전한 산업을 벤치마킹해 ‘광고계에도 부산 국제영화제 같은 판을 만들어보자!’라는 마음을 갖는 게 중요하다는 것. 또한 진로를 자기 손으로 딱 정해놓기보다는 주변 사람들과의 교류에 맡겨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란다. 그렇다면 고 대표는 자신과 같이 기획자의 길을 걸으려는 청소년들에게 어떤 조언을 할까.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힘든 일의 연속이다. 애정 있는 대상이 아니면 지치기 쉽다. 나의 경우에는 애정을 가질 만한 대상들을 많이 만났고, 만나기 위해 노력도 많이 했다.”

승-인간관계, 배움, 성공적

장기하와 얼굴들의 ‘싸구려 커피’는 CD를 직접 구워 포장하는 가내수공업으로 제작됐다. 그리고 길거리에서 일명 ‘찌라시’를 나누어 주며 홍보했다. 술탄 오브 더 디스코는 한국 밴드 최초로 글래스톤베리에 초청되었을 때, 공항에서 의상을 분실하는 일을 겪기도 했다.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다면서 계속할 수 있는 원동력이 무엇일까? 지치는 일이 계속되다보면 동기를 잃기 마련인데 그 원천이 궁금해졌다.

“월급을 받으면 그걸 희망으로 달려 갈 텐데, 그런 게 아니니까 재미밖에 남는 게 없다. 시간이 지나면 재미가 덜해지고, 내적 동기를 잃게 된다. 그럴 때 같이 일하는 사람들과 상호보완하면서 버틴다.” 그렇게 힘든 상황에서 어떤 분들과 어떤 방식으로 일하시는지 물었다.“본인의 스타일을 구축하고, 능력과 욕심이 있는 사람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김기조 디자이너가 그렇다. 커뮤니케이션 할 때에는 주로 트집을 잡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함께 일하는 모두가 능력에 비해 적은 돈을 받고 있다고 생각해서 갈등을 줄이고, 말로 해결하려고 한다.”

고 대표는 특히 학부 졸업 후 2006년에 대학원에 진학하면서 회사를 이어나가기 힘들다는 생각을 했지만, 동료들에게 힘을 얻어 계속 일을 했다고 했다. 일과 학업을 병행하며 배움의 끈을 놓지 않는 모습에서 고등학교 공부로도 허덕거리는 내 자신을 반성하게 되었다. 그에게 배움은 무엇일까. “삶과 배움이 상관없어 보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도움이 된다. 미적분이 사는 데 무슨 도움이 될까 싶지만 미적분은 근대철학에서 발생했다. 생각하는 방식에 영향을 준다. 또 정해진 커리큘럼을 따르는 것도 좋지만, 다양한 활동을 많이 했으면 좋겠다. 취미로 쌓은 것이 커리어가 될 수도 있다. 자기 생각을 할 수 있는 주체적인 공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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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Music Maketh Youth

하루 종일 학교에서 생활하는 요즘 10대들에게 음악은 스트레스 해소 창구 중 하나다. 나 또한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하루를 마무리하곤 한다. 음반을 제작하는 입장에서 청소년들이 어떻게 음악을 들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지 물었다. “돈을 내고 들었으면 좋겠다(웃음).”한바탕 웃은 뒤 말을 이어갔다. “호기심이 있으면 좋겠다. 난 PC통신 시절에 1곡에 6시간씩 걸려 다운로드 받으면서 노래를 들었다. 글로 음악을 접할 정도로 갈증이 심해서 닥치는대로 보았다. ‘노는 걸 우습게 보지 말라’는 말이 있다. 음악이 즐겁다면, 더 즐겁기 위해서 찾아 듣는 노력을 했으면 좋겠다. 그냥 인디 음악 좀 많이 들었으면 좋겠다(웃음).” 돈을 내고 들었으면 좋겠다는 말에서 크게 공감이 됐다. 다운로드에서 스트리밍으로 넘어가는 시대의 청소년들은 음악의 가치를 클릭 한 번으로 접할 수 있는 존재로 여기기 쉽다. 또한 불법 다운로드를 통해 쉽게 음악을 접하다보면 자연스럽게 그 감동과 창작자에 대한 마음이 식기 쉬울 것이다. “스트리밍 시스템 때문에 세계 음악시장은 충격을 받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 이미 적응을 했고, 더 나빠질 게 없으니 이제 나아지지 않을까?”

올해로 홍대 인디 씬이 20주년을 맞이했다. 상상할 수 없는 성장을 했지만, 세계적으로 밴드 음악은 위기를 맞고 있다. 그렇지만 고 대표는 인디 음악의 속성이 원래 그렇듯, 근근히 어떻게든 씬이 유지될 거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비쳤다. “지금 청소년들이 스트리밍으로 가치를 느낄 수 있을까하는 걱정은 된다. 나는 용돈을 아껴 메탈리카 테이프를 사서 1시간 동안 돌려 들으며 집에 가던 순간들이 아직도 생생히 기억난다. 그렇지만 스트리밍으로 쉽게 들은 음악들은 그만큼 애정이 가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요즘 청소년들이 이해가 잘 가지는 않는다. 만나 보고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 싶다.” 요즘 10대가 음악을 통해 느낄 수 있는 감정의 깊이가 이전 세대보다 얕을지는 그 누구도 가늠할 수 없다. 다만, 그런 걱정을 불러일으키는 10대들의 태도와 편향된 음악 시장이 변해야할 때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뭐라도 재미있는 것을 해보자.’

인터뷰를 하면서 진로에 있어서 타협하는 법, 인간 관계에서 효과적으로 소통하는 법, 음악 시장에 대한 전망 등 다양한 이야기를 들었다. 고 대표는 본인이 제주도에서 문화에 대한 갈증을 느꼈던 경험을 담아 ‘여행’과 ‘공연’을 연결시킨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싶다고 한다. 여행뿐 아니라 요리·옷 등 라이프적인 요소를 음악과 연결하면 재밌을 것 같다는 말씀이 인상적이었다. 음악이 삶 전반으로 스며드는 세상이라니! 청소년들이여, ‘뭐라도 재미있는 것을 해보자’라는 붕가붕가레코드의 사훈처럼 우리도 ‘재미있는 것’을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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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건혁: 2005년 2월~현재 붕가붕가레코드 대표
2014년 제5회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표창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문화기술 박사 재학
붕가붕가레코드: 2005년 2월에 ‘음악인이 자신의 음악을 표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손상시키지 않는 범위에서 생계적인 필요를 충족시키는 음악 작업’으로 정의되는 ‘지속가능한 딴따라질’을 표방하며 설립되었다. 10년차 인디레이블로 성장하며 간결한 소리와 덤덤한 디자인, 그리고 수공업으로 생산하는 독자적 음반 형태인 수공업소형음반을 제시하는 등 열심히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글=안별이(미추홀외고 3) TONG청소년기자, 청소년사회문제연구소 본부
사진=장진영 기자, 도움=임태령 인턴기자(연세대 심리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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