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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NG] '소수의견'의 대변자, 국선전담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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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당신의 이야기를 모두 들어줄 겁니다. 당신의 입장에서 당신의 이야기를 듣겠습니다. 나는 당신의 국선전담변호사입니다.”

국선전담변호사의 이야기를 다룬 법정 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에서 국선변호사 장혜성(이보영)의 대사이다. 2년 전, ‘너의 목소리가 들려‘가 인기리에 종영했고, 얼마 전 개봉한 영화 ’소수의견‘ 또한 국선전담변호사가 주인공이다. 다양한 영화, 드라마를 통해 국선전담변호사가 새삼 조명 받고 있다. 경찰관부터 시작해, 유명 로펌을 거쳐 현재 춘천지방법원 국선전담변호사로 일하고 있는 김희수 변호사(34)를 만나, 국선전담변호사의 세계를 들어보았다.

-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다른 변호사들 중에서도 경력이 조금 특이해요. 지금은 춘천지방법원 국선전담변호사로 일하고 있고, 전에 2년 동안은 김앤장법률사무소에서 일했어요. 경찰대를 졸업하고 나서는 경찰관으로도 일했고요. 변호사 3년차예요.”

-처음부터 변호사라는 직업을 꿈꾸신 것은 아닌 것 같은데, 변호사를 하게 되신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경찰관이 싫어서 변호사가 되기로 결심한 것은 아니에요. 경찰관 일을 하면서도 매우 즐거웠지만, 경찰관은 공무원이라는 한계를 가지고 있어요. 공무원의 역할은 굉장히 제한적이에요. 직업 특성상 소극적 대응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고요. 저는 파출소에 있었는데, 도움을 받으러 오신 분들께 제 역할이 아닌 이상 도움을 드리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어요. 또, 공무원을 전문직이라고 하지는 않잖아요. 내가 더 공부를 해서 사람들에게 전문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면, 도움을 받는 사람도 더 만족하고, 스스로도 더 큰 보람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평생직장을 생각하고 경찰관이 된 것이 아니었기에, 새로운 일을 한 번 해보자는 생각이기도 했죠.”

-사선 변호사와 달리 국선전담변호사만의 특별한 점이 있나요.

“만나는 사람들이 달라요. 국선변호사가 만나는 사람들은 우리 사회에서 굉장히 소외된 사람들이에요. 물론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이긴 하지만, 자신을 찾아오는 가족 한 명 없는 사람들, 알코올 중독자, 마약 중독자 등 우리 사회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사람들은 아니죠. 대부분 그런 사람들을 만난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인 것 같아요. 또, 돈을 많이 못 번다는 것? 국선전담 변호사는 국가의 세금으로 월급을 받기 때문에 돈에 대한 욕심, 경제적으로 성공을 하겠다는 욕심이 있다면 국선전담 변호사라는 직업은 적절하지 않아요. 그렇다고 국선전담 변호사들이 가난하게 산다는 것은 아니에요.(웃음) 좋은 일을 하면서 보람을 굉장히 많이 느낀다는 장점이 있죠.”

-국선전담변호사는 어떤 일을 하나요. 일의 강도는 어떤 편인가요.

“국선전담변호사는 형사사건만을 담당해요. 돈이 없어서 변호사를 선임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법원에서 국선전담 변호사를 선임해줘요. 한 달에 보통 30건 정도의 사건을 받아요. 대부분 일과 중에 일을 다 끝마칠 수 있지만, 하다 보면 주말, 저녁에 일을 하는 경우도 생기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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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소수의견’ 속 변호사의 모습 [사진=(주)시네마서비스]

-맡았던 사건 중에 기억에 남는 사건이 있다면.

“사건 하나하나 모두 기억에 남아요. 최근 있었던 사건 중엔 아들이 아버지를 때린 사건이 있었어요. 아버지가 처음에는 아들을 용서하지 않았는데, 재판이 진행되며 아들을 용서했어요, 용서했다는 내용을 담은 문서가 필요한데, 아버지가 연세가 많고 항상 병상에 누워 있다 보니 문서를 쓸 수가 없었죠. 1심에서는 아들이 탄원서를 법무사 사무실에서 사서 냈어요. 1심에서는 중형을 선고 받았죠. 저는 2심 담당이었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 많이 고민했어요. 어머니가 계신데, 어머니는 글씨를 모르세요. 그래서 제가 어머니께 아버지가 아들을 용서하냐고 여쭤본 뒤, A4용지에 큰 글씨로 아버지가 아들을 용서했다는 내용의 글을 썼고, 이를 따라 그리게 했어요. 2심에서 문서를 제출하자 1년 6개월 감형이 됐어요. 제가 이 사건에서 느낀 것은 법정에서도 진심이 통한다는 거예요. 그리고 그 진심을 어떻게 법정에 전달할 것인지는 변호사의 역할이라는 거죠.”

-반면에 가장 힘들었던 사건은.

“피고인에게 바람직한 방향이 어느 쪽인지 아는데도, 피고인이 그에 수긍을 못할 때, 가장 힘들어요. 이전 사건 중 마약 전과 4범이 있었어요. 모든 증거에 의하면 마약범죄를 저지른 것이 확실한데, 끝까지 아니라고 부인했죠. 변호사는 피고인을 도와주는 사람이기 때문에, 피고인의 입장에 서서 이야기를 해야 해요. 그런데 제가 보기에도 마약 범죄를 저지른 것이 너무 확실했기 때문에, 설득을 했죠. 이렇게 끝까지 부인한다면 더 안 좋은 결과가 생긴다고요. 그래도 끝까지 부인했기 때문에 그 사람의 입장에 서서 변호했어요. 그럴 때 제일 어려운 것 같아요. 변호사마저 그 사람의 말을 전달해주지 않는다면, 그 사람의 주장을 전달해 줄 사람은 한 명도 없거든요.”

-국선전담변호사가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일단 기본적으로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해야 하고요. 국선전담 변호사는 매년 선발해요. 최근 몇 년간 경쟁률은 10:1 정도예요. 로스쿨이나 사법연수원에 있을 때 성적이 남들보다 좋으면 도움이 될 거예요. 그 다음에 면접, 자기소개서를 통해서 평가받게 되는데, 지원자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마음가짐을 중요하게 보는 것 같아요. 피고인들을 위해 봉사할 준비가 되어있는지, 변호사 활동 중 소외계층에 얼마나 관심을 가졌는지, 공익활동을 얼마나 했는지가 평가기준이 돼요. 형사사건만을 담당하게 되기 때문에 형사사건 경험이 얼마나 있는지, 무죄판결을 이끌어낸 경험이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평가해요. 일반 변호사로 활동할 때도 한두 건씩 파트타임으로 국선 사건을 할 수 있는데, 이 경험 또한 도움이 돼요.”

-변호사님이 생각하시기에 변호사에게 꼭 필요한 자질은 무엇인가요.

“피고인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열린 마음이 가장 중요하죠. 형사사건의 경우 피고인이고, 일반 사건들의 경우 의뢰인이죠. 법정에서는 법률 요건에 해당 되는 이야기만 추려서 하다 보니, 피고인이 하는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지 못해요. 그렇다고 하더라도, 피고인들이 하는 이야기를 다 들어주는 것이 변호사에게는 필수적이에요. 그래야 의뢰인들이 변호인들을 믿고 의지하게 되는 것 같아요.”

-진로 문제로 고민하고 있는 청소년들에게 한 말씀 해주세요.

“꿈을 구체적으로 세우되, 어느 특정 분야가 아닌 여러 가지 분야에 열린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저도 10년 사이에 경찰관, 대형 로펌을 거쳐 지금 국선전담 변호사를 하고 있잖아요. 다양한 직업을 경험했다고 해서 제 꿈이 흔들린 것이 아니에요. 삶의 지향점은 가지고 있어야 하는 것이죠. 너무 어렸을 때부터 특정 분야에 자신을 가둬두려고 하지 말고, 그를 향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다른 분야에도 관심을 가지고 열린 마음으로 생각해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학생들이 꿈꾸는 모습과 실제 직업 현장의 모습이 다른 경우가 굉장히 많아요. 그냥 막연하게 꿈꾸는 것보다 자신이 꿈꾸는 직업을 가진 분들을 만나보고, 마음과 귀를 열어놓는 것이 필요해요. 꿈을 가지고 끊임없이 노력하고, 유연해지라고 말해주고 싶네요. 살아간다는 것은 계속 나의 행복을 찾아나가는 과정인 것 같아요. 청소년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찾고,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글·사진=성효정(청심국제중 3) TONG청소년기자, 청소년사회문제연구소 청심국제중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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