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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325호와 518호 2분 거리인데 … ‘문·안 불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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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상
정치국제부문 기자

“문재인 대표를 가장 많이 도와준 사람이 접니다. 대선 후보도 양보했잖아요. 이렇게까지 했는데 (내가 제안한) 혁신안을 실행하는 게 도리 아닙니까?“

가까운데도 안 만나고 서로 비난만
“상대방을 적으로 보는 것 같다”
소통 못하는 새정치련 현주소


 “안철수 전 대표는 당 창업자 중 한 분이라 현실에 대해 함께 책임져야 하는 분입니다. 당 ‘수권비전위원회’를 제안했는데 직접 이끌 생각이 있다면 제가 적극 추천하겠습니다.”

 제1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의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의원이 서로를 향해 한 말이다. 마주 보고 주고받은 대화 같다. 하지만 각자 하루 간격으로 공개 행사나 언론 인터뷰에서 쏟아낸 발언이다.

안 의원은 지난 17일 자신의 싱크탱크인 ‘정책네트워크내일’ 행사에서 “부패 척결, 낡은 진보 청산을 위해 내가 한 요구에 대해 (문 대표가) 답을 안 하고 있다. 동의를 하는지, 안 한다면 그 이유가 뭔지 들어야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20일 정치 입문 3주년 기자 간담회에서 “당내 부패 척결에 대한 요구 사항을 문 대표가 받아들여야 한다”는 주장을 편 이래 기자 간담회를 두 차례나 더 개최하며 문 대표의 답을 촉구했다.

 한 달 가까이 별 반응을 내놓지 않던 문 대표는 지난 18일 언론을 통해 간접적으로 속내를 밝혔다. 그는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안 전 대표가 말한 ‘낡은 진보’라는 말이 마음에 걸린다. 낡은 진보라는 말 자체가 일종의 형용모순 같은 것”이라고 했다. 그러자 안 의원은 하루 만인 19일 “문 대표가 단어 선택 문제 등 지엽적인 이야기만 했다. 당 안팎에서 요구하는 혁신과는 거리가 먼 얘기”라고 냉랭하게 받았다.

 두 사람의 불통 양상은 늘 이런 식으로 반복되고 있다. 지난 5월 당 혁신위원장 인선과 관련해 두 사람의 회동이 끝난 뒤 문 대표는 “위원장 자리를 요청했고, 혁신위 구성과 인선에 관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반면 안 의원은 “오히려 조국 교수의 이름이 나오자 반색하더라”고 다른 얘기를 했다. 둘이 한자리에 있었는데 서로 다른 소리를 하는 게 신기할 정도다. 지난 9월 혁신안 처리를 위한 중앙위원회 개최를 앞두고 회동할 땐 혼선을 없애겠다며 아예 최측근 인사 한 명씩을 배석시킬 정도였다.

 당의 한 관계자는 “문 대표와 안 의원의 관계를 보고 있으면 2012년 대선 때 후보 단일화를 앞두고 회동하던 모습이 생각난다. 신뢰가 없이 서로를 견제했는데 같은 당에서 한솥밥을 먹는 사이가 됐는데도 변한 게 없다”고 씁쓸해했다. 한 수도권 중진 의원은 “문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도 서로 상의하는 모습을 별로 보지 못했다. 대표와 원내대표 주변 인사들이 상대방을 적으로 보는 것 같다”고 했다. 주류와 비주류로 나눠 대립하는 새정치연합의 현주소다.

 문 대표의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은 325호다. 안 의원은 518호다. 두 개 층이 떨어진 두 사무실을 20일 계단을 이용해 걸어보니 117걸음, 채 2분도 안 걸렸다. 두 사람이 마음먹기에 따라 117걸음은 소통의 거리일 수도, 불통의 거리일 수도 있다. 지금은 머나먼 불통의 거리다.

이지상 정치국제부문 기자 groun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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