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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 자주외교 의지, 120년 전 그대로 내년 9월 부활

 

대한제국이 자주 국가임을 알리려고 미국 워싱턴DC에 세워진 대한제국 공사관이 내년 9월 120여 년 만에 복원될 예정이다. 옛 공사관 전경. 건물 입구에 새겼던 태극과 사괘(四卦)는 1893년 사진에 맞춰 복원된다. [사진 국외소재문화재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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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적 리더십 없어 주권 상실
구한말 역사의 교훈 배움터로
“철저한 사료 고증, 원형 살릴 것”

구한말 자주 외교의 현장이자 국권 침탈의 아픔이 담긴 미국 워싱턴DC의 대한제국 공사관이 내년 9월 복원된다. 120여 년 전 대한제국이 자주 국가임을 알리기 위해 공사관 건물 입구에 새겨졌던 태극 문양이 되살아나고, 공사관 로비에 내걸렸던 태극기가 예전 모습 그대로 다시 걸린다.

 오수동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사무총장은 19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그간의 사료 수집을 거쳐 대한제국 공사관 건물의 복원 공사에 착수했다”며 “공사관의 예전 모습을 그대로 재현하는 게 당시의 자주 독립 의지를 보여 주는 것인 만큼 발굴된 사료에 근거한 원형 복원에 최대한 주력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발굴된 1893년 사진 자료에 맞춰 현재는 없는 공사관 건물 입구의 태극과 사괘(四卦)가 다시 만들어진다. 공사관 중앙홀의 벽에 세로로 내걸렸던 대형 태극기는 구한말의 제작 방식대로 이미 한국에서 제작됐다.

 오 사무총장은 “과거 사진에 나온 것과 동일한 규격의 천에 한 땀 한 땀 손바느질로 태극을 새겨 넣었다”고 설명했다. 공사관 1·2층은 발굴된 사진·문서·기록 등에 맞춰 복원되고, 사료가 없는 3층은 전시공간으로 활용된다. 과거 공사관에 깔려 있던 호피는 인공 호피로 대신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오 사무총장은 “공사관 건물은 다행히도 그간 건물주들이 내·외부의 원형을 보존해 왔다”고 했다.

 지금의 주미 한국대사관에 해당되는 대한제국 공사관은 고종의 자주 외교의 산물이다. 고종은 청의 간섭에도 불구하고 1888년 주미전권공사로 박정양을 미국에 보냈고 1891년 황실의 내탕금 2만5000달러라는 거금을 들여 공사관 건물을 구입했다. 비공식 추정에 따르면 이는 현재 127만 달러(약 14억3600만원) 정도다. 복원 작업에 참여 중인 김종헌 배재대 교수는 “공관을 임대한 것이 아니라 매입했다는 자체가 당시 워싱턴을 상대로 주권 외교를 펼치려던 고종의 의지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공사관에는 힘없는 나라의 주권 상실이라는 구한말 역사의 교훈이 함께 담겨 있다. 부국강병 없이 미국을 조정자로 삼아 중국·일본·러시아를 견제하려던 고종의 외교는 전략적 리더십이 없는 가운데 강대국들이 주도하는 국제 질서 속에서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한종수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연구원은 “공사관은 현재 미국과 중국의 패권 싸움 속에서 한국이 주권 외교를 펼치려면 나라의 힘을 갖추는 게 우선이라는 역사의 상식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일제는 1910년 한일 강제 병합 때 공사관 건물을 5달러에 강탈한 뒤 곧바로 미국인에게 처분했다. 정부는 102년 만인 2012년 350만 달러(40억원)를 들여 공사관 건물을 되찾았다. 오 사무총장은 “여기까지 오는데 박보균 중앙일보 대기자, 조윤선 전 정무수석 등 많은 분들이 헌신적으로 움직였다”며 “공사관은 워싱턴의 한국대사관·문화원 등과 연계한 대한민국 역사 탐방 코스로 운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채병건 특파원 mfem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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