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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 미꾸리·시래기 … 재료 좋으니 ‘추어탕 대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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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남원시 미꾸라지 양식장에서 이환주 남원 시장(왼쪽)과 이마트 이정웅 피코크 개발팀장이 뜰채로 미꾸라지를 건져올리고 있다. [사진 남원시]

춘향과 이몽룡의 사랑 이야기로 유명한 전라북도 남원시. 섬진강과 지리산을 끼고 있어 풍광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피코크 남원추어탕’ 3만개 완판
토종 미꾸리 인공 부화해 양식
표준 요리법 개발 간편식 내놔
계약재배 통해 농가 소득 안정

 남원의 멋이 춘향이라면 맛은 추어탕이다. 곱게 간 미꾸라지와 보들보들한 어린 시래기(무청)을 듬뿍 넣어 끓인 남원식 추어탕은 단백질과 섬유소가 풍부한 최고의 보양식 중 하나로 꼽힌다. ‘남원추어탕’ 간판을 단 식당만 전국에 약 500개. 이 중 40~50곳만 남원에 있다. 이렇게 10%에 불과한 ‘현지의 맛’이 최근 남원시와 기업의 협업으로 더 널리 알려지게 됐다. 신세계 이마트가 남원시로부터 표준 요리법을 전수받아 ‘피코크 남원추어탕’이란 가정간편식을 내놨기 때문이다. 100% 남원산 미꾸라지와 시래기를 쓰고 군산대 산학협력단이 레시피를 개발한 ‘남원 인증 추어탕’이다. 포장팩에 담긴 500g(1~2인분) 짜리 제품이지만 연구·개발에만 1년 4개월이 걸렸다.

 지난 15일 서울에서 차로 3시간30분을 달려 도착한 남원은 노란 들판과 푸른 가을 하늘에 둘러싸여 시간마저 느리게 흘러가는 듯했다. 남원에선 좋은 추어탕을 만드는 게 사명이고 자긍이라고 한다. 특히 미꾸라지보다 작지만 맑은 물(1-2급수)에서 살고 맛이 고수한 ‘남원 미꾸리’를 최고로 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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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코크 남원추어탕. 포장 뒷면(오른쪽)의 절반은 남원 명소 지도와 관광안내 QR코드로 꾸몄다.

 문제는 미꾸리가 미꾸라지보다 더디게 자라 중국산 미꾸라지 치어를 받아 쓰는 식당이 많다는 점. 중국산은 가격도 1㎏에 8000원 정도로 국내산(1만7000원)의 절반도 안 된다.

 이환주 남원 시장은 “문화관광도시로 성공하려면 추어탕같은 대표 음식이 있어야 하는데 음식 맛은 재료가 좌우한다”며 “우수한 남원 토종 미꾸리를 인공 부화해 농가에서 양식하는 추어산업을 8년 째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피코크 남원추어탕도 매출의 1~2%를 추어발전기금으로 쓰기로 했다.

 이마트와의 협력에 대해 이 시장은 “남원추어탕의 자존심을 찾고 싶었다”고 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지역 추어탕 식당의 75%가 중국산 미꾸라지를 쓰고 있다. 그는 “이마트와 회의를 거듭해 원료나 조리방법을 정통 남원식으로 했다”며 “처음엔 현지 시장이 위협받지 않을까 걱정도 했는데 제품을 먹어보니 오히려 예고편이 잘 돼 본방을 보자고 우리 지역을 찾는 분들이 많아질 것 같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실제 지난 7월 말 처음 시장에 선보인 남원추어탕은 3개월 만에 3만 개 분량이 완판돼 생산이 중단됐다. 피코크 개발팀 이정웅 팀장은 “자란지 40~45일 정도 되는 남원 어린 시래기(조선열무 시래기)가 동이 났다”며 “햇시래기 수확철인 10월 말부터 다시 제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상생효과도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남원시 이백면에서 미꾸리와 미꾸라지를 키우는 전영옥 ‘한보양’ 대표는 “(업체와의)계약재배로 안정적인 출하가 가능해져 연중 소득이 안정적으로 잡히고 있다”며 “고기만 양심적으로 잘 키우면 된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했다. 그는 “미꾸리는 몸통이 둥그스름해 동글이, 미꾸라지는 납작해 납작이라고 불린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조금 떨어진 남원시 노암동 시래기 공장(‘춘향골사람들’)에선 시래기 찌는 구수한 냄새가 진동을 한다. 막 수확한 햇시래기인데 찌면 고구마처럼 단맛이 강하다. 이 곳 임종준 대표는 “남원식 추어탕에 대한 신뢰가 늘면서 시래기 수요도 꾸준히 늘고 있다”며 “피코크 남원추어탕에도 1년에 20t의 시래기를 공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마트는 지역상생 프로젝트 2탄으로 오는 11월 말쯤 전북 부안군 식재료로 만든 ‘부안 뽕잎 바지락죽’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어 제주시와의 협업을 추진 중이다.

 최성재 식품본부장은 “전국 각지에 숨어있는 보물같은 우리 맛을 살려내 원산지 경제에도 힘이 실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남원=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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