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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웅의 오! 마이 미디어] 클라우드에 모든 걸 모아 사람 몸으로 전송 … 그런 세상 머잖았다

매체는 환경이다. 자연에 문명이라는 질서를 부여하는 인간의 서식지다. 커뮤니케이션 학자인 존 피터스 교수는 최근 출판한 『놀라운 구름』에서 이렇게 주장했다. 매체라면 신문과 방송,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떠올리는 이들에게 뜬금없이 들리는 주장이다. 인터넷에 대한 말인가 보다 싶지만, 피터스 선생에 따르면 역사 이전부터 그랬단다. 성벽과 망루, 다리와 선박, 문자와 시계가 모두 매체다.

 지난주 컴퓨터 제조사 델은 스토리지 제공자 EMC를 76조원에 인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성사된다면 IT 분야 인수합병 중에서 가장 큰 규모가 될 전망이다. 델의 의도와 전략에 대해 모두가 궁금해 하는 가운데 인수합병의 타깃이 EMC가 통제하는 자회사들의 가상화 및 클라우드 기술에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기업에 서버를 팔아 성장을 거듭했던 델은 이제 기업형 클라우드를 팔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사실 델이나 EMC와 같은 하드웨어 공급자들은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계속할 수 없다. 이제 어떤 회사도 서버와 라우터, 그리고 OS를 맞춤형으로 주문해 시범 운영하다 서비스를 개시하는 방식으로 사업하지 않는다. 이런 방식은 비용도 비용이지만 급변하는 인터넷 환경에서 항상 뒤쫓아 가는 꼴이 된다. 새로운 웹 서비스를 준비하면서 몇 달 전 계약한 서버와 스토리지가 다음 달에도 유용하리라고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몇 년을 내다보고 하드웨어에 투자한다는 말은 이젠 통하지 않는다.

 결국 너도나도 클라우드다. 그것도 ‘개별 기업형’ 클라우드가 아니라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다. 즉 범용 클라우드를 구축해 놓고 전형적인 서비스가 돌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다 기업이 요구하는 내용에 맞춰 서버, 라우터, 스토리지를 조정할 수 있는 클라우드다. 이 분야의 선도적인 기업은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인데, 모두 기업이 요구하는 수준에 따라 가변적으로 내용과 규모를 조정할 수 있는 컴퓨팅 기반시설을 팔고 있다.

 넷플릭스는 세계의 방송사들을 위협하는 주문형 비디오 서비스 제공자다. 넷플릭스의 성공을 설명하는 요인이 많지만, 그중에는 산꼭대기에서 송출기를 관리하는 지상파 방송사나 아파트마다 선을 깔면서 전전긍긍하는 케이블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기술적 요인이 있다. 바로 아마존 웹 서비스(AWS)가 제공하는 클라우드다.

 넷플릭스는 새롭게 기획한 미니 시리즈가 대박이 나서 서버가 터질 것을 염려할 필요가 없다. 또한 지난 시즌 저 대륙에서 유용하게 활용한 서버와 라우터를 이번 시즌에 이 나라에서 어떻게 활용할지 걱정할 필요도 없다. 클라우드를 이용해 인터넷 유량의 변화에 가변적으로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넷플릭스의 성공 요인 중에는 기반 설비의 가변성이란 혁신이 있다. 아마존은 클라우드를 제공함으로써 매체 기업의 매체가 됐다.

 『놀라운 구름』에서 피터스 선생이 묻는다. 구름이 매체일까? 이 질문은 인간이 기술과 자연을 결합해 매체라는 새로운 서식지를 만들어 낸다는 그의 이론을 전달하기 위한 화두지만, 세상이 이미 그렇게 되고 말았다. 클라우드야말로 새로운 환경이다. 멀지 않은 장래에 모든 무겁고 복잡하며 너절한 것들은 모두 구름 속으로 들어가고 인간의 몸이 단말기가 되는 세상이 올 것이다. 구름과 몸 사이에 문서와 영상이 흐르는 세상이 온다.

이준웅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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