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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농식품사랑캠페인]나이 일흔에 창업한 할머니들 '백석올미영농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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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당진군 순성면 백석올미 영농조합은 조합원 90%가 여성이고 평균 나이가 76세다. 한마디로 할머니들이 주축을 이룬 조합법인이다. 200만원씩 출자금을 내서 만든 마을 기업이다. 나이 여든에 가까워 새로 회사를 차린 할머니들은 “우리가 평생 농사 지은 것들을 정직한 가격에 공급하고 싶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33명의 할머니들이 모여 2012년 시작한 이 마을 기업은 첫해 매출은 달랑 800만원이었다. 그런데 지난해 매출 3억5000만원으로 껑충 뛰었다. 할머니들이 사업을 시작할 때만해도 마을 사람이나 할머니 자신들조차 생각지 못했던 성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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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만 많이 번 게 아니다. 마을은 행정안전부 지정 충남 마을기업과 전국최우수 마을기업으로 선정됐다. 지난해엔 농림축산식품부에서 6차산업분야 대상을 받기도 했다. 6차산업이란 1차산업과 2ㆍ3차 산업의 요소를 모두 갖춘 걸 말한다. 정부가 인정하고 할머니들 스스로 뿌듯한 마을 기업의 ‘끝판왕’인 셈이다.


할머니들의 성공은 고령화로 침체된 농촌 마을에 일어난 하나의 혁명이다. 그 구심점은 조합법인 운영을 진두지휘하는 김금순(65) 대표다. 김 대표는 2008년 대기업을 다니다 퇴직하고 남편 고향으로 이주했다. 2010년 마을의 부녀회장을 맡아 홀몸어르신과 불우이웃을 위한 봉사에 필요한 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한과를 팔기 시작한 것이 사업으로 이어졌다.

주민들이 공동 관리하는 마을 개천의 10만 그루의 매실나무가 사업을 위한 중요한 자원이었다. 봉사를 위해 판매한 한과가 인기를 끌자 33명의 부녀회 회원들이 다른 사업으로 얻은 소득을 바탕으로 매실한과 공장을 설립했다. 

매실한과에 쓰는 원재료는 조합원의 농산물을 수매하는 것이 원칙이다. 수매가는 소비자 가격을 그대로 쳐주니 조합원들은 판매할 걱정없이 농사에 전념할 수 있다. 한과는 직거래 장터와 온라인을 통해 판매해 유통 비용을 줄였다. 이젠 농협마트에도 입점했고 체험 휴양마을과 농촌체험학습장이 마련해 관광 수익도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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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원도 33명에서 20명이 넘게 늘었다. 칠순을 넘어 첫 직장을 가진 할머니들은 모두 자신의 이름 석자를 넣은 명함을 갖고 있다. 생애 첫 명함인 할머니들이 대다수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 모두 영농법인 회원으로서 이 명함을 내민다. 그 명함은 누구의 부인이나 엄마가 아닌 자신의 이름을 걸고 일한다는 징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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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들은 일한 만큼의 인센티브를 받는다. 영업을 통해 판 돈의 15%를 수당으로 받는다. 김 대표는 “2012년 5월 한과 공장을 만들었다. 그해 추석에 조합원들이 도시에 사는 이들에게 한과를 판매해 5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말했다. 그는 “회원들이 모두 사장이나 다름없다. 각자 판매하는 만큼 수익이 올라가니 더 즐겁게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를 때다’란 말이 ‘그때야말로 가장 늦을 때다’라는 비아냥거리가 되는 시대다. 할머니들은 누가 늦었다고 말하든 말든 자신들이 잘 할 수 있는 사업을 시작했고, 각자 즐겁게 일하며 인생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할머니들의 사업은 농업이 6차산업으로 부각되는 시대를 만나 빛을 발하고 있다.

이정봉 기자 mole@joongang.co.kr 김아영 인턴기자
사진 농림축산식품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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