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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철의 차이 나는 차이나] 육군 줄이고 해·공군 강화 … 미군 벤치마킹 하는 시진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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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달 전승절(戰勝節) 기념식에서 왜 30만 병력을 감축하겠다는 깜짝 선언을 했을까. 중국의 평화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서였나, 아니면 230만에 달하는 세계 최대의 정규군 유지에 너무 많은 돈이 들어가는 게 부담이 돼서였나. 둘 다 맞는 이야기다. 그러나 근본 원인은 따로 있다. 이번 기회에 중국 인민해방군의 성격을 확 뜯어 고치는 대대적인 군 개혁을 단행하겠다는 것이다. 무엇을 위한 걸까. ‘부르면 바로 오고(召之?來) 오면 능히 싸울 줄 알며(來之能戰) 싸우면 반드시 이겨야 하는(戰之必勝)’ 강군의 꿈을 달성하기 위한 게 바로 시진핑 감군의 속내다.

전승절에 병력 30만 감축 선언
“현대는 육·해·공 연합작전 중요”
체육부대 등 비전투기구도 손질
군부, 조직축소 저항 만만찮을 듯

 마오쩌둥(毛澤東)의 공산군이 장제스(蔣介石)의 국부군을 물리치고 1949년 대륙을 석권했을 때의 병력은 550만에 달했다. 마오는 50년 4월 150만 병력을 퇴역시키기로 결정했지만 두 달 후 터진 한국전쟁으로 인해 병력은 627만으로 늘었다. 모두 4차례 감군을 통해 58년엔 237만으로 줄였지만 중·소 분쟁의 영향으로 75년엔 역대 최대인 661만을 기록했다. 84년 덩샤오핑(鄧小平)이 “(병력 감축은)미움을 사는 일이지만 내가 그 미움을 사겠다”며 100만 감축의 결단을 내렸고 장쩌민(江澤民)이 두 차례에 걸쳐 70만을 더 줄여 현재의 230만을 유지하게 됐다. 시진핑은 제11차 감군을 통해 이를 다시 200만으로 줄이겠다고 선포한 것이다.

 시진핑은 2013년 당 대회에서 새로운 인민 군대 건설을 위한 12자 방침을 밝혔다. ‘당의 지휘를 따르고(聽黨指揮) 싸우면 이기며(能打勝仗) 태도가 우량한(作風優良)’ 군대 건설이 그것이다. 군은 당의 지휘를 받는 ‘당군(黨軍)’임을 선언해 일각에서 나오던 ‘국가의 군대(國軍)’로 만들자는 목소리를 잠재웠다. 싸우면 이기는 군대를 만들기 위해 빈번한 실전 훈련을 펼쳤고 태도가 우수한 군대로 키우기 위해 금주령 같은 사소한 것에서 시작해 전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인 쉬차이허우(徐才厚)와 궈보슝(郭伯雄) 등 군 지도자를 체포하는 강수를 뒀다. 그리고 이 작업을 원활하게 수행하기 위해 지난해 봄 ‘국방·군대 개혁심화 영도소조’를 만들고 자신이 조장에 올랐다.

 덩샤오핑 시대 중국 군대 건설의 방점은 기계화에 놓였다. 90년대 장쩌민 집권기에는 정보화의 중요성이 강조됐다. 후진타오(胡錦濤) 시절엔 대양해군 건설이 제시되며 항공모함 건설이 추진됐다. 시진핑 시대엔 구미 모델이 벤치마킹 대상이다. 현대전은 육·해·공군의 다양한 군종(軍種)이 과학적인 조합에 의해 연합해 행동하는 것으로 여기엔 미국식 연합작전사령부에 의한 지휘 체계가 효율적이란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현재 중국 대륙을 나눠 관장하는 7대 군구(軍區)가 4~5개의 전구(戰區)로 개편되며 각 전구에는 연합사령부를 설립해 전시의 경우 이 연합사령부가 관할 육·해·공 3군을 지휘할 것이란 이야기가 나온다. 전군을 하나의 바둑판으로 보고 운영하라는 시진핑의 주장과 맥을 같이 한다.

 시진핑의 감군을 통한 군 개혁에도 저항이 만만치 않다고 한다.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낙후된 사상이다. 중국군이 건군 이래 갖고 있는 낡은 사상 중 하나가 대(大)육군이다. 전체 병력의 70%인 160만을 차지하고 있다 보니 근거 없는 우월감을 갖고 자원도 가장 많이 쓰는 등 버릇 없는 아이가 됐다는 비난을 듣는다. 이번 감군 시 육군의 규모가 축소되고 해·공군이 강화될 게 확실하다. 둘째는 비대한 기구다. 전투와 관련 없는 기구가 많아졌다. 연예병인 문공단(文工團)은 쉬차이허우의 후궁(後宮)이란 비난마저 들었다. 군대 병원과 체육부대, 군 영화제작소 등 비(非)전투 기구에 대한 인원 감축이 이뤄질 전망이다. 셋째는 이익집단이다. 중국군에는 3대 재단(財團)이 있다고 한다. 총장비부와 총후근부(병참), 그리고 총정치부가 운영하는 상업 부문이다. 총후근부 부부장 출신인 구쥔산(谷俊山)이 20여 명의 정부를 거느리고 300억 위안(약 5조6000억원)의 부패 사건에 연루될 정도로 군 비리가 심각하다. 부패의 규모만큼이나 저항의 강도 또한 세게 마련이다. 그래서 시진핑의 30만 감군 또한 2017년까지 시간을 갖고 이뤄질 예정이다.

 현재 중국에선 고급 장교 모두가 군기율검사위원회와 총정치부의 심사를 받고 있다. 심사 후 새 보직이 주어지게 된다. 시진핑이 전군 장교를 새로 임명하는 과정이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감군으로 병력을 정예화해 강군을 건설하겠다는 시진핑의 수(手)가 전군이라는 바둑판 위에 하나 둘 놓이고 있는 것이다.

유상철 기자 you.sangch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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