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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WTO·ISD … 국가 소송이 법률시장 블루오션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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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승순 화우 대표변호사는 “국내 로펌의 변호사들이 굉장히 우수하다”며 “대기업들이 아웃바운드 사건에서 문을 더 열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오종택 기자]


법무법인 화우는 로펌업계의 후발주자다. 김앤장 법률사무소 등 상위 로펌들이 1970~80년대 설립된 반면 화우는 10여 년 전 걸음마를 뗐다. 그럼에도 단기간에 기업 법무·자문과 송무(재판) 분야에서 화우만의 입지를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화우는 내년 법률시장 3차 개방이 외국계 로펌의 국내 시장 잠식과 해외 시장에서의 격차 심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긴장하고 있다. 임승순(61) 화우 대표변호사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전 세계 경기침체에 따른 법률 수요 창출의 동력 부족이 시장의 위기를 가져왔다”고 진단했다. 임 대표는 “국내 시장에서 내실을 다지는 동시에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동력을 창출하는 것”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그는 자유무역협정(FTA) 관련 분쟁이나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사건, 투자자·국가간소송(ISD) 등 국가 소송에 대한 공략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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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률시장 위기의 원인은.

 “우선은 기본적으로 경제가 어렵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장기 침체 국면에 접어들어 건설·금융·인수합병(M&A) 등 분야에서 법률 수요가 크게 줄었다. 또 로스쿨 도입으로 변호사 수가 대폭 늘면서 수급 불균형이 심해졌다. 법률시장 개방으로 해외 로펌이 대거 한국에 상륙한 것도 원인이다. 여기에 국민 사이에 법조계에 대한 불신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 이전에도 ‘위기’라는 경고가 많았다.

 “기업이나 개인 고객이 제시하는 수임 조건이 나빠지고 있다. 동일한 수준의 사건 수임료가 최근 1억원에서 3000만원대로 떨어졌다고 들었다. 로펌 간에 출혈 경쟁이 현실화되고 수임료와 사건의 질이 함께 떨어지고 있다. 그동안 돈 받고 해주던 일반 자문이나 M&A 자문 등을 고객 관리 차원에서 무료로 해주는 추세다. 대형 사건이 발생했을 때 수임하기 위한 징검다리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 국내 진출 외국계 로펌의 위협이 심각한가.

 “세계 1위 로펌을 비롯해 26개가 국내에 진출해 있는 건 대기업의 아웃바운드(해외 소송) 사건을 유치하기 위해서다. 또 내년 3차 시장 개방 후 국내 변호사들과 합작하거나 직접 고용해 외국 기업들의 인바운드(국내 소송) 사건과 전통적인 로컬(국내) 사건에까지 손을 대면 상당한 위협이 될 것이다.”

 - WTO나 ISD 관련 사건 등 국가 소송이 중요하다고 보는 이유는.

 “갈수록 커지고 있는 시장이다. 양국 또는 다자간 FTA 관련 분쟁이 증가하고 있고 WTO에 제소되는 사건도 많다. 특히 해외 투자자가 상대국 법령·정책 등에 의한 피해를 국제중재로 해결하는 ISD 소송은 블루오션으로 떠올랐다. 이들 분야는 국가적으로 의미가 크다는 점에서 국내 로펌이 사명감을 갖고 나서야 한다.”

 - 화우만의 위기 대응전략이 있나.

 “로펌의 실력, 즉 생존 능력은 최상의 협업 시스템 구축과 인재 확보에 달려 있다. 우리가 중점 관리하는 기업 고객은 30여 개에 달한다. 과거엔 공정거래·조세 등 법률 분야별로 전문팀제를 운영했으나 요즘엔 헬스케어·미디어·정보통신·국방·에너지·유통 등 산업별·기업별·이슈별로 전문화된 팀을 구축하고 있다. 조세팀·정보통신팀·국방팀처럼 서너 개 팀의 협업이 대세다. 기업 고객을 위한 팀 개편을 멈추지 않는 이유다.”

 - 협업의 대표적 사례를 든다면.

 “정보통신·특허 분야 공정거래 사건이 많은 마이크로소프트(MS), 세계 최대의 휴대전화 칩 제조사인 퀄컴과 컴퓨터 CPU 제조사인 인텔 등 세계 유수의 기업들이 주요 고객이다. 2013년부터 진행된 MS의 노키아 휴대전화 단말기 사업 M&A로 국내 스마트폰 업체들의 피해가 우려됐다. 이에 MS는 공정거래법상 ‘동의의결 제도’를 활용해 ‘향후 7년간 스마트폰 관련 특허료 인상과 특허침해 소송을 하지 않겠다’는 조건을 제시해 지난 8월 공정위의 최종 승인을 받았다. 2011년 제도 도입 후 M&A 사건에 적용된 첫 사례였다.”

 - 아웃바운드 시장 공략 방안은.

 “해외에 국내 기업 사건이 있을 때 외국계 로펌들이 현지 법률과 기술적 측면에선 더 우수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내부 소통과 충성도 면에서는 한국 변호사들이 낫다. SK하이닉스가 일본 도시바로부터 1조원대 낸드메모리 기술유출 소송을 당했다. 당초 SK 측이 외국계 로펌만 활용했는데 우리가 후발로 들어간 후 지난해 적절한 선에서 마무리됐다.”

 - 사내 변호사들이 급성장하고 있다.

 “한국 사회 에 법치주의의 저변을 확대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 사내 변호사들이 제 역할을 해야 각 로펌의 실력에 대한 공정한 평가도 가능해진다. (사내 변호사의) 업무 영역 자체가 로펌과 경쟁 관계가 아니다.”

 임 대표의 별명은 ‘미스터 조세’다. 사법연수원 교수로 있던 1999년 출간한 『조세법』은 예비 법조인들의 필독서로 매년 개정판을 내왔다. 그는 “시간이 날 때마다 새 판례를 추가하는 게 작은 즐거움”이라며 “‘공부에 끝이 없다’는 생각이 올 들어 유난히 자주 든다”고 말했다. 변호사 교육용 내부 교재인 화우총서 중 『법률문장론』도 그의 작품이다.

글=조강수 기자 pinejo@joongang.co.kr
사진=오종택 기자



◆임승순 대표는=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뒤 1977년 사법시험 19회로 합격했다. 판사로 일하다 2000년 법복을 벗고 법무법인 화백에 들어갔다. 2003년 통합 화우의 조세행정팀장을 거쳐 경영에 깊숙이 참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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