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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월요일] 평창올림픽 삼수 끝에 따낸 건 홍삼·대추탕의 효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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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4월 대구 에서 열린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집행이사회 환영 만찬장에서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장관(가운데)과 라민 디악 IAAF 회장(오른쪽)이 한식 다과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 문화체육관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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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윤주

2011년 봄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처음 듣는 목소리는 정병국 당시 장관이었다. “한식으로 외교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다닌다면서요? 그러면 이번에 대구에서 한식으로 한국에 반하게 해 봐요. 사전 시찰 오는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위원 중 세 분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들이시니까요.”

 당시는 평창에 2018년 겨울올림픽을 유치하려 전력을 다하던 때였다. IAAF 회장을 포함해 IOC 위원 셋이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때문에 한국에 온다니 절호의 기회였다. ‘한국을 대표하면서도 올림픽 정신에 어울릴 주제로 행사를 준비해 보자’고 생각했지만 쉽게 떠오르지 않았다. 대구로 내려가 둘러보는데 ‘500년 전통의 약령시’라는 간판이 보였다.

 그래, ‘약식동원(藥食同源)’이다. ‘약과 음식은 근원이 같으므로 좋은 음식은 약과 같다’는 우리 한식의 정신이다. 좋은 음식은 좋은 체력의 근본이다. 또한 한식에 내재한 ‘나눔’의 정신을 드러냄으로써 바른 정신의 기본이 한식에 있음을 강조해 보자.

 드디어 만찬의 날. 리셉션 공간에 한약방을 재현해 한방차들을 배치하고 사계절을 표현한 다과상을 차렸다. 짙게 달인 6년근 홍삼탕, 숙면에 이롭다는 경산 대추탕, 소화와 항산화에 좋은 문경오미자 배화채, 세계 최고 품질이라는 고흥 유자차 등을 드링크 스테이션에서 대접했다. 일반 찻잔 대신 옹기 소재의 작은 약탕기에 차를 냈더니 이 또한 ‘처음 보는 아름다운 그릇’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샴페인 서빙에 익숙한 VIP들도 이게 신기했던지 몇 분씩 줄을 서서 기다릴 만한 귀한 차로 인식했다.

 특히 관심을 끈 것은 인삼이었다. 일본엔 해산물이 많고 중국에는 농산물이 많이 난다지만 인삼만큼은 우리 땅에서 자란 게 최고 아니던가. 한식을 대표할 식재료 이미지로 잘생긴 두 다리의 수삼을 소반에 장식해 뒀다. 손님들은 ‘이것이 한국 인삼이냐’ ‘어떤 효능이 있느냐’고 물었다. 어떤 분은 인삼이 남성에게 어떻게 좋은지를 따져 묻더니 진열된 수삼을 양복 주머니에 몰래 넣어가 버렸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인물인 라민 디악 IAAF 회장이 감기에 걸려 몸상태가 좋지 않다는 소식이 들렸다. 보온통에 홍삼탕과 대추탕을 준비하고 효능을 적은 메모도 전달했다. 들리는 말에 따르면 디악 회장은 한국을 떠날 때까지 홍삼탕을 계속 마셨고 덕분에 몸이 거뜬해졌다며 자랑했다고 한다.

 고려 인삼이라 불리며 수백 년간 가장 활발한 국제교역을 이뤄 낸 작물. 한때 중국에 막대한 양을 공물로 보내야 했고, 이에 시달리던 백성이 어쩔 수 없이 재배기술을 개발한 것이 오늘에 이르렀다고 한다. 위기를 기회로 삼아 온 우리 민족과 닮은 영험한 작물 아닌가. 평창이 마침내 올림픽을 열게 됐으니 여기에 ‘건강 한식’ 식재료의 선두 주자인 우리 인삼도 톡톡히 기여했으리라.

한윤주 한식 레스토랑 콩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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