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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관 앞 조형물, 소쇄원 대나무서 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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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서 처음 만났을 때 최경란 감독이 나를 소쇄원으로 안내했다. 수직으로 뻗은 대나무숲이 인상적이었는데, 그게 이번 일의 시작이었다.”

 광주 디자인 비엔날레 전시관 광장에 롤러코스터처럼 구불구불한 합판 조형물이 섰다. 벤치·테이블· 그늘막이 돼 시민 사랑방 역할을 하게 된다. 리드미컬한 이 가설 구조물은 이번 비엔날레의 이정표다. 프리츠커상과 베니스 비엔날레 건축전 황금사자상을 받은 일본 건축가 이토 도요(伊東豊雄·73·사진)의 ‘윤무(輪舞)’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피해 지역에 이재민 쉼터 ‘모두의 집’을 지었던 그는 “건축은 사람과 사람이 어떻게 만나고 즐길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바벨탑 쌓기’ 경쟁에 내몰린 소비의 건축을 지양하고 사회적 소명을 강조한다.

“젊은 건축가들이 건축의 형태뿐 아니라 사회의 중요 문제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예컨대 요즘의 도시에서는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가 메말라 있다. 그 같은 단절을 어떻게 회복할 것인지, 혹은 에너지 문제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등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무’에서는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추구한 아시아 건축의 전통을 살리고자 했다. “이번 설치를 통해 내 건축의 기본이자 원점이 되는 바를 표현코자 했다. 바로 자연과 건축, 인간과의 관계다. 건축은 수평의 평면을 기본으로 한다. 수직의 대나무숲은 곧 자연이다.” 그는 이어 “정치적으로 한·중·일이 좋은 상황은 아닌 것 같다. 문화적으로는 건축·디자인에서 아시아가 서로 공유할 수 있는 바가 많다. 근대 건축이 자연과의 분리를 꾀한 반면 아시아의 전통 건축은 자연과 인간의 합일을 추구해 왔다”고 말했다.

 유명 건축가들이 흔히 보여주는 장대한 랜드마크를 부러 거부하는지 묻자 흰 안경 너머 눈이 장난스러운 미소를 띠었다. “보아서 예쁜 건축은 내게 별 의미가 없다. 나는 작은 건축이 주는 파장, 건축이 사람들 사이에 미치는 영향을 더 중시한다.”

 그는 1941년 서울서 태어났다. ‘윤무’는 그가 한국서 만든 첫 건축물이다. “두 살 때 일본에 돌아갔기 때문에 특별한 기억은 없다. 다만 고려 청자와 조선 백자에 몰입했던 아버지는 서울 생활에 대해 자주 말씀하셨다.”

광주광역시=권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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