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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병실 1인실, 테마별 치료, 수술에 집중 '미래 병동' 떴다

얼마 전 2015년도 노벨의학상의 주인공이 발표됐다. 매년 수상자를 선정하는 곳은 스웨덴 카롤린스카 대학병원 의학연구소. 전 세계 유수의 병원이 벤치마킹하는 스톡홀름의 이 병원이 최근 ‘미래 병원’을 천명하고 나섰다. 공사 기간 10년, 건설 비용만 2조원에 가까운 대형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내년 제1 병동 완공을 앞두고 공사가 한창인 카롤린스카 병원을 지난 6일 찾았다. 그들이 디자인한 미래 병원의 세 가지 키워드는 ‘환자 우선, 테마 치료, 수술 집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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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병실을 1인실로 디자인했다. 각 병실엔 화장실·샤워실이 딸려 있고, 일부 병실엔 보호자 대기실이 있다.


2+8년 초대형 프로젝트 가동 … 100% VIP병실

카롤린스카 병원은 스웨덴은 물론 스칸디나비아에서도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7년 전 발표한 프로젝트 이름은 ‘솔나(Solna)’. 안드레아스 링만 전략개발 총책임자는 “방향을 정하고 로드맵을 짜는 데만 2년이 걸릴 정도로 공을 들였다”고 말했다. 2010년 시작한 공사는 2018년 마무리된다. 8년간 투입되는 건설 비용만 145억 크로나(1조9908억원), 총비용은 자그마치 500억 크로나(6조8650억원)에 달한다. 1700병상 규모인 지금의 병원에 630병상을 추가하는 게 골자다. 병상수로만 따지면 서울대병원 옆에 서울백병원을 짓는 정도다. 하지만 내용은 그렇지 않다.

수도꼭지부터 건물 전체에 이르기까지 환자를 배려하지 않은 디자인이 없다. 우선 모든 병실을 1인실로 설계했다. 각 병실은 26㎡(약 8평)로, 서울시내의 웬만한 원룸보다 크다. 병실마다 화장실과 샤워실, 경우에 따라 보호자 대기실도 마련했다.

링만은 “전 병실을 1인실로 설계한 것은 스웨덴에서 처음”이라며 “기획 단계부터 환자 의견을 최대한 수렴했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2년간의 계획 수립 단계에는 병원 경영진과 의사·간호사를 비롯한 30여 직종의 병원 관계자, 다양한 질환을 앓는 환자가 수평적 위치에서 아이디어를 냈다. 건축가, 디자이너, 정부 관계자, 그리고 일반 시민까지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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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서리가 둥근 삼각형 모양의 문 손잡이는 손이 아닌 손목·팔꿈치로 열 수 있도록 고안했다. 감염을 막기 위한 조치다.


환자 우선 디자인, 핵심은 ‘세심함’

환자와 보호자를 배려하는 세심함은 병원 곳곳에서 묻어났다. 문 손잡이부터 수도꼭지와 변기 레버까지 모두 이상한 모양이다. 감염을 막기 위한 조치다. 손이 아닌 손목이나 팔꿈치로 작동하도록 디자인됐다. 보호자와 환자가 함께 지내도록 보호자용 침대나 별도의 대기실을 뒀다. 함께 식사하는 공동 주방도 설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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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만실이나 집중치료실은 건너편 방에서 창문을 통해 치료과정을 지켜보도록 설계했다.


환자 동선을 최대한 줄인 점도 눈에 띈다. 층마다 진찰실, 검사실을 둬 굳이 다른 층이나 건물로 이동할 필요가 없다. 병실 천장에는 레일을 설치해 간단한 검사는 장비를 병실로 이동해 시행하도록 했다. 여성·아동병원에선 더욱 세심한 디자인을 만날 수 있다. 아이들 키에 맞춰 창문 높이를 무릎 높이로 낮췄다. 분만실이나 신생아 집중치료실은 부모나 보호자가 대기실에서 창문을 통해 치료 과정을 지켜보도록 디자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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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꼭지와 손 세정제 역시 손잡이가 길고 둥글게 디자인됐다. 안전사고와 감염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환자 1:1 밀착 마크하는 ‘플로 캡틴’

환자 배려는 병원 설비에 국한되지 않는다. 환자 플로 캡틴(Patient flow captain)이라는 새로운 직책을 만들었다. 이들은 환자가 병원에 오는 순간부터 1대 1로 모든 과정을 함께한다. 간호사인 동시에 보호자 역성역처럼 여겼던 과별 영역도 무너졌다. 전통적인 내과나 외과 같은 진료과목을 없애고, 대신 7개 분야의 테마 치료가 그 자릴 메운다. 우리나라에서도 암센터 위주로 시도하고 있는 다학제 진료의 확장판이다.

7개 분야는 암, 중증 외상, 감염병, 심혈관질환, 뇌·신경질환, 고령질환, 여성·아동질환이다. 테마별로 통합진료팀을 가동할 예정이다. 팀내에서 진단·검사·수술·치료·재활 과정을 유기적으로 협업하도록 시스템을 마련하고 있다. 링만은 “전문성에 기반한 기존 조직을 없애고 멀티-프로페셔널한 조직을 만들고 있다”며 “주제에 따른 치료는 환자에게 더 집중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테마치료 분야에는 경증 질환이나 만성질환은 제외된다. 이는 카롤린스카만의 선택과 집중이다. 더 위급하고 심각한 치료에 집중하겠다는 의도다. 그래서 아무 환자나 받지 않는다. 링만은 “이 병동은 환자가 스스로 걸어 들어올 수 없다(will be a hospital in which patient cannot enter)”고 말했다. 그는 병동에서 받는 환자 범위를 ‘응급으로 실려 오거나 사전에 수술이 계획된 환자’로 한정했다. 12층짜리 제1 병동 전체가 응급실이자 수술실인 셈이다. 만성질환자에 대한 진료는 기존 병원이나 2017년 완공되는 제2 병동에서 담당할 예정이다.

스톡홀름(스웨덴)=김진구 기자 kim.jin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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